연결

by 날개

대중교통에서는 모든 사람들은 한결 같이 손바닥 만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무슨 약속이나 한 것처럼, 거의 하나도 빠짐없이 그렇게 서있고 앉아 있다.


출퇴근 길에 붐비는 만원 지하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비좁은 공간에 어떻게든 틈을 만들어 휴대폰을 들여다볼 공간을 확보한다.


앞사람의 등을 빌어서라도 옆사람의 팔에 기대서라도 어떻게든 악착같이 본다.


고개는 15도 숙이고, 한 손은 화면을 붙들고, 시선을 고정한다.


가끔 누군가가 자기 화면을 훔쳐보는 듯하면, 뒤를 돌아보거나 옆으로 흘긴다.


안 보려고 해도 보이는 각도에 있으면, 고개를 돌려서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한다.


남이 자신의 화면을 보는 건 민감하다. 자신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은, 가끔은 우스워 보인다.


모두가 똑같은 자세, 똑같은 표정.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향하고 있으면서, 각자 자기 세계에 빠져 서로를 경계한다.


꽉 찬 숨 막히는 공간에서 서로를 회피하고 도망친다.


대중교통에서의 휴대폰은 어쩌면 서로를 피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장치가 되었다.


그 모습이 이제는 조금 자연스러우면서도 조금은 우스운 이유는,


모두가 똑같이 도망치고 있으면서 그 사실을 아무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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