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사회를 폭발시킨 두 거인, 어산지와 스노든의 '위험한 진실'
무엇이 공익이고 무엇이 국가 안보인가?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Julian Assange, 1971-)와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 1983-)은 '내부 고발자'(whistleblower)인가, '기밀 유출자(leaker)'인가, '정보 공개 활동가'인가?
둘 다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고 국제 사회의 찬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의 폭로가 감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민주주의의 투명성을 회복하는 지극히 중요한 순영향을 끼쳤음을 강력하게 증명한다. 위키리크스는 수백만 건의 문서를 폭로하며 정부와 기업의 은폐된 행위를 백일하에 드러냈고,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민과 전 세계인의 통신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PRISM'과 같은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의 실체를 폭로했다. 이러한 폭로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통신 프라이버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깨닫게 했으며, 이는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같은 엄격한 규제 강화 논의를 촉발하는 등 글로벌 정보 인권 운동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다는 순기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홈즈 교수는 지적한다.
그러나 이 숭고한 공익적 목적의 이면에는, 어산지가 보여준 무차별적 폭로 방식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무고한 개인의 피해라는 딜레마가 있었다. 스노든이 언론과의 신중한 협의를 통해 정보를 선별적이고 통제된 방식으로 공개하며 공익성을 극대화하려 했던 것과 달리, 위키리크스의 방식은 국가 기밀 유출의 위험과 폭로의 편향성 논란을 동시에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6월 어산지가 미국 법무부와의 '플리 바게닝'(plea bargaining) 합의를 통해 석방되고 본국 호주로 귀국하게 된 사건은, 미국 정부가 이 폭로 사건을 더 이상 공론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미국 정부가 어산지에게 간첩법(Espionage Act)을 적용해 수십 년간 기소해 왔던 것은 그에게 극악한 형사 처벌을 내리기 위함이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NSA의 구체적인 불법 행위나 폭로된 기밀의 심각한 내용을 공식적인 법정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던 전략적 판단이 플리 바게닝을 통해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곧, 폭로된 정보가 사법부까지 개입하여 처리하기에는 국가 안보 시스템 자체의 치부가 너무나 깊어 "덮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홈즈는 이 두 사람을 통해 내부 고발의 양면성을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전직 미 육군 정보 분석가로서 위키리크스에 대규모의 기밀 군사 및 외교 문서를 유출한 핵심 내부 고발자 '첼시 매닝'(Chelsea Manning, 1987-)의 폭로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 유출의 파급력을 보여준 위키리크스가 '정보의 자유'라는 이상을 추구했다면, 스노든은 '책임 있는 폭로'라는 윤리적 절차를 제시하며 폭로 행위의 정당성 기준을 한 단계 높였다. 스노든이 현재 러시아에 망명하고 러시아 국적까지 취득하여 사법적 기소로부터 벗어났다는 사실과, 어산지가 유죄를 인정하고서야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는 최근의 상황은, 공익을 위한 폭로가 개인에게는 필연적으로 '사법적 처벌' 또는 '국제적 난민화'라는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국제적 사례들이 대한민국에 던지는 법적 시사점은 지극히 명료하고 절실하다. 현재 「공익신고자 보호법」만으로는 스노든처럼 국가 안보 기밀을 다루는 내부 고발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 국가 기밀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를 폭로한 이들이 '간첩'이나 '기밀 유출범'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공익적 목적이 명확하고 폭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었을 경우 형사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책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