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 시장의 구조적 예속과 설계된 독점

인도 애드테크 산업 내 구글의 고착화 전략에 관한 비판적 고찰

by 날개

현대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는 기술적 설계가 인간의 행동과 시장의 구조를 규정하는 거대한 실험실로 변모하였다. 브렛 프리슈만(Brett Frischmann)과 에반 셀린저(Evan Selinger)의 글에서 지적하듯, 현재의 빅테크 규제 논의는 반독점이나 소비자 보호, 프라이버시와 같은 전통적 범주에 함몰되어 기술이 인간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개조하는 '기술-사회적 엔지니어링'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설계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사용자가 비판적 사고 없이 '동의'를 선택하게 하거나 기본 설정을 통해 특정 생태계에 고착되게 만드는 무마찰적(seamless) 통제를 지향한다. 이러한 설계 지상주의는 인간의 인지적 역량을 퇴화시킴과 동시에 시장 내에서 보이지 않는 형태의 구조적 봉쇄를 완성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


인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나타난 구글의 애드테크 스택 점유 사례는 이러한 설계된 독점이 경제적 영역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구글은 매체사의 광고 서버인 GAM, 광고 경매소인 AdX, 그리고 광고주 구매 플랫폼인 DV360을 수직적으로 통합함으로써 경매의 운영자인 동시에 참여자라는 모순된 지위를 점유한다. 바슈마트 포틀루리(Vashmath Potluri)와 슈브란슈(Shubhranshu)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지배력은 노골적인 가격 조작이 아니라 경매 메커니즘 자체에 내장된 알고리즘과 기본 설정을 통해 실현된다. 이는 프리슈만과 셀린저가 우려한 '인간성을 위협하는 기술-사회적 딜레마'가 광고 시장이라는 미시적 환경에서 '시장 경합성을 파괴하는 설계적 고착'으로 치환되어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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