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등! 회사는 RSU를 반드시 다 지급해야 하는가

Waste 이론과 테슬라 판결의 시사점

by 날개

기업의 이사회가 임원에게 부여하는 보상은 대개 ‘경영적 판단의 원칙’이라는 두터운 보호막 뒤에 숨어 사법 심사의 성역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주가라는 변동성이 보상의 크기를 합리적 기대 범위를 아득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팽창시킬 때, 법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이때 등장하는 강력한 견제 장치가 바로 미국의 ‘기업 자산 낭비(Corporate Waste)’ 이론이다. 이 이론은 이사회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상식적인 경제적 합리성을 완전히 상실했다면 사법적 무효화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회사가 제공한 보상이 임원이 제공한 서비스의 가치와 비교했을 때 도저히 이성적인 경영자라면 승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불균형하다면, 이는 주주 자산의 부당한 이전이자 낭비로 간주된다.


Waste 이론의 서늘한 칼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가 바로 2024년 초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내린 테슬라 일론 머스크의 보상안 무효 판결이다. 560억 달러라는 전무후무한 규모의 스톡옵션 패키지는 테슬라 이사회가 설정한 공격적인 시가총액 및 실적 목표를 모두 달성한 결과물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자본주의의 원칙에 충실해 보였으나, 법원의 시각은 달랐다. 법원은 보상의 액수 그 자체보다 그 보상이 실질적으로 ‘필요한(Necessary)’ 것이었느냐에 집중했다. 머스크는 이미 테슬라의 대주주로서 주가를 올릴 충분한 유인이 있었기에, 추가적인 천문학적 보상이 없었더라도 그가 제공했을 서비스의 질은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결국, 이 거대한 부의 이전은 회사가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을 비용을 지불한 ‘낭비’로 규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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