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실사는 매수자가 기업 가치를 깎아낼 ‘해골’을 찾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는 과정인 동시에, 매도자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출의 시간이다. 여기서 매도자와 매수자는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매수자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최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요구하지만, 매도자는 딜이 무산될 경우 핵심 기밀만 털린 채 시장에서의 경쟁력만 상실할까 두려워 방어벽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 팽팽한 불신과 탐색의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딜의 성패를 가르는 고도의 전략적 지점이 된다.
특히 경쟁 관계에 있는 동종업계 기업 간의 M&A라면 이 딜레마는 단순한 기밀 유출의 우려를 넘어 ‘경쟁법(공정거래법)’이라는 거대한 지뢰밭으로 확장된다. 본계약(SPA) 체결 전, 혹은 기업결합 승인이 나기도 전에 양사가 가격, 원가, 고객 명단, 향후 영업 전략 등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는 규제 당국에 의해 ‘부당한 정보교환에 의한 담합’으로 간주될 위험이 크다. 설령 M&A를 검토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였다 할지라도, 공유된 정보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는 실현되지 않은 M&A보다 더 무거운 과징금과 법적 제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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