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쪽으로의 쏠림은 곧 삶의 구조의 붕괴를 의미한다. 극단의 경직을 피하기 위해 언제든 넘나들 수 있는 유연한 경계선을 확보하는 것만이 이 세상을 견뎌낼 방법이다.
생각과 욕구의 과잉의 문제는 그 자체보다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부터 온다. 현실의 논리로 해결될 수 없는 원초적 에너지들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내부 압력의 조절을 통해 필연적으로 외부 질서와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야 할 대상이다. 응축된 압력이 예기치 못한 시점에 폭발하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경계선은 어느 정도의 탄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의 구조를 전환하는 과업은 중단할 수 없다. 그것은 변화무쌍한 외부의 변수와 내면의 진폭을 스스로도 감당하기 위해서다. 타인과의 유대에서 발견하는 허망함을 이정표 삼아, 몰입의 순간이 주었던 충만감을 실존의 증거로 활용하되, 언제든 넘나들 수 있는 경계선에서 관조하는 것만이 유기체가 유일하게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