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열풍과 보상 심리가 낳은 약탈적 K-의료

생명을 다루는 기술이 자본의 도구가 된 순간, 환자는 응급실 뺑뺑이

by 날개

현재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광적인 의대 열풍은 인술(仁術)을 향한 열망이 아니라, 가장 확실한 ‘수익 창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자본주의적 투기 열풍에 가깝다. 초등학생부터 N수생까지 의대에 매몰되는 이 기현상의 이면에는, 인생의 황금기를 수험 생활에 바친 매몰비용을 사회로부터 기필코 ‘뽕 뽑아내겠다’는 지독한 보상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는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는 고사(枯死)하고, 오로지 고소득이 보장되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 소위 ‘돈 되는 과’로만 인재가 쏠리는 기형적 구조로 전착되었다. 이는 국가 보건의 토대가 무너지는 소리이며, ‘K-의료’라는 화려한 포장지 뒤에 감춰진 추악한 민낯이다.


의료계의 타락은 전문 지식의 사유화에서 시작된다. 의대 입학부터 전문의 취득까지 투입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환수하기 위해, 일부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의 대상이 아닌 소득의 원천인 ‘고객’으로 치부한다. 보건복지부의 전문의 배치 현황에 따르면, 소아과와 외과 등 필수 의료 인력은 매년 급감하는 반면, 강남 일대의 성형·피부 미용 의원은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 이들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무분별하게 확장하며, 멀쩡한 사람에게 콤플렉스를 주입해 수술대에 올리고 ‘필러’와 ‘보톡스’를 남발하는 영업 사원으로 전락했다. 생명을 다루는 기술이 자본의 도구가 된 순간, 의사는 치료자가 아니라 백의를 입은 장사치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병원의 시스템화된 과잉 진료와 약탈적 수익 구조다. 대형 병원과 개원가를 막론하고 실손보험 청구를 악용한 ‘과잉 진료’는 이미 의료계의 관행으로 굳어졌다. 굳이 필요 없는 MRI 촬영을 강권하고, 도수치료와 영양제 수혈을 세트로 묶어 파는 행위는 환자의 건강이 아니라 병원의 재무제표를 위한 것이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을 고갈시키고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국가적 범죄 행위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검진’과 ‘예방’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는 교묘한 과잉 진료는 법망을 비웃으며 서민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


미용 의료 시장의 비대해진 탐욕은 필수의료의 공동화(空洞化)라는 재앙을 불러왔다.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레이저 싸개’를 자처하며 미용 시장으로 탈출하는 의사들의 행렬은 멈추지 않는다. 이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가치는 이미 폐기된 지 오래다. 오로지 ‘워라밸’과 ‘고소득’만을 좇는 이 집단적 이기주의는 대한민국의 보건 안보를 내부로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의사 면허가 생명을 담보로 한 ‘갑질의 면죄부’가 된 현실은 이 사회가 전문가 집단에 부여한 신뢰가 얼마나 처참하게 배신당했는지를 증명한다.


이러한 ‘의료 사기’와 다름없는 실태를 방치하는 관계 당국의 책임 또한 무겁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인력의 불균형을 해결하겠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하지만, 수익 구조의 근본적 개혁 없는 정원 확대는 미용 시장으로 유입되는 장사치들만 늘릴 뿐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국민 건강보다 회원들의 ‘기득권 수호’와 ‘수가 인상’에만 혈안이 되어, 자정 노력은커녕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전문가 집단이 스스로 윤리를 포기하고 이익단체로 전락한 이상, 이들에게 자율 징계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작금의 ‘대한망국’ 의료 실태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가혹할 정도의 법적·제도적 수술이 필요하다. 첫째,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전면적인 모니터링과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여 과잉 진료의 유인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둘째, 미용 의료 시장의 수익을 환수하여 필수 의료 분야로 재분배하는 ‘공공의료 기금’을 신설해야 한다. 셋째, 의사가 상업적 광고나 과잉 진료로 부당 이득을 취했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과 함께 ‘면허 취소’라는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해 의사 면허가 결코 ‘영원한 돈줄’이 될 수 없음을 각인시켜야 한다.


결국, 돈에 미친 의사들이 판치는 K-의료의 풍토를 바꾸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다. 전문가의 지식이 약자를 약탈하는 흉기가 된 사회에 미래는 없다. 자본의 노예가 된 의사들에게는 법의 엄중함을, 그리고 묵묵히 필수의료를 지키는 소수의 의사들에게는 합당한 예우를 제공하는 시스템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우리는 더 이상 흰 가운 뒤에 숨은 탐욕의 눈물을 닦아줄 이유가 없다. 그들이 내뱉는 ‘인술’이라는 거짓말을 찢어버리고, 이제는 법적 강제력을 통해 이 추악한 돈의 고리를 끊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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