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과 공적 책임

중독알고리즘과 Moody v. NetChoice 사건을 중심으로

by 날개

본 글은 법학 학술 연구논문의 형태로 필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본 글을 인용할 경우 출처(브런치 주소 및 게시일)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국문초록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은 헌법상 인정되는 영업의 자유나 표현에 자유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지만, 필수설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에게는 공적 책임이 부과될 수 있는데, 이는 필수설비이론을 그 근거로 한다.

플랫폼의 중독알고리즘과 같은 행위를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으로 볼 것인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중독적 설계를 통해 인위적인 병목을 형성하여 이를 기반으로 부당한 경쟁제한 행위를 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거대 플랫폼의 특정 행위는 편집권의 정당한 행사를 넘어선 필수설비의 독점적 남용에 해당할 수 있는데, 이는 공통운송인의 비차별 의무와 필수설비의 개방 원칙에 따라 규제적 통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설명된다.

넷초이스 판결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과 공적 책임을 둘러싼 미국 연방대법원의 고심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비록 수정헌법 제1조를 우선시하는 엄격 심사기준에 의해 다수의견은 플랫폼의 편집권을 오히려 강화하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동조의견이 논증 과정에서 확인한 ‘공중운송인’ 법리는 디지털 시대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강력한 법리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 규제 지형과 같이 파편화된 미디어 플랫폼의 사후적 규제 체계에서는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적 가치와 이를 제한하는 필수설비이론과 같은 공적 책임을 묻는 법리적인 기반 위에서 체계적·통합적으로 정교하게 규제설계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 주제어 : 온라인 플랫폼,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 편집권, 중독알고리즘, 경제헌법, 넷초이스 판결




Ⅰ. 서  론


온라인 플랫폼은 초기에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단순하게 찾아 나열해주는 전달자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알고리즘(algorithm) 기술이 진화하면서, 근래 들어 플랫폼은 이용자가 관심 있어할 만한 정보를 추천해 주고 선별해서 보여주는 “편집자”로서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을 통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이용자를 유도하는 “통제자”로서의 역할로까지 진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알고리즘 발전에서 주로 기인하는데,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데이터, 데이터 구조, 프로그램 및 프로세스와 얽힌 계산 절차에 대한 추상적이고 형식화된 설명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알고리즘의 고도화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의 적용을 통해 AI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다[Lena Ulbricht & Karen Yeung, “Algorithmic regulation: A maturing concept for investigating regulation of and through algorithms”, Regulation & Governance Vol. 16(Issue 1), para. 2.].


온라인 플랫폼은 이러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및 AI에 기반하여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인터페이스 디자인(UI/UX) 결과물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편집하여 이용자에게 보여주며, 이용자가 최대한 오랫동안 플랫폼에 머물도록 중독적으로 설계한다. 특히,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통한 편집, 배열 권한이 자신들의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서 근거하는 ‘편집적 판단’(editorial judgment)이기 때문에 고유한 권리로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플랫폼이 특정 시장의 필수설비(essential facilities)와 같은 관문(gatekeeper)으로 기능하는 경우에는 이해 상충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업적 목적에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 알고리즘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을 이용해 시스템이 내린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방법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될 수 있다. 예컨대, 자사우대(self-preferencing)를 비롯하여 콘텐츠의 중독설계(lock-in design), 표적광고[플랫폼의 중독설계와 표적광고는 개별 사용자의 의사결정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에서는 소비자 보호의 대상이지만, 이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 권력이 시장 진입장벽을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는 경쟁법적 규제 대상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는 다크 패턴이나 취약층 공략을 통한 '심리적 착취'와 선택권 왜곡을 막는 데 주력하는 반면, 경쟁법 관점에서는 이러한 기법이 사용자를 특정 플랫폼에 고착화(lock-in)하고 경쟁사의 접근을 차단하는 '봉쇄 효과'를 유발하여 시장 전체의 역동성을 저해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등을 통해 플랫폼이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하게 되는 경우 관련시장의 경쟁질서를 근본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있으므로,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공적 책임에 근거한 규제론이 대두될 수 있다[특정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가 필수설비에 해당하는지는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다소 막연한 ‘레버리지’(leverage) 이론에 기대어 경쟁제한성을 추단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한 의견도 제시된다(이봉의, 「공정거래법」제2판, 박영사, 2023)].


그렇다면, 사적 기업인 온라인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통하여 행하는 디자인 설계를 통해 이용자에게 제시되는 결과물인 서비스 등은 표현의 자유에 기반한 편집권으로서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는 것인가? 또한, 공적 책임의 경쟁법적 법리로 볼 수 있는 ‘필수설비이론’(Essential Facilities Doctrine)은 이러한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특히 시장지배적 지위나 게이트키퍼의 지위에 있는 거대 플랫폼이 가지는 공적 책임의 근거는 무엇이고 어디까지인가? 이와 같은 의문을 규명하기 위하여 본 논문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의 헌법적 근거와 이를 제한하는 공적 책임의 근거가 되는 필수설비이론을 중심으로 그 조화와 균형 지점을 검토한다(Ⅱ). 이어, 미국 연방대법원의 Moody v. NetChoice 사건을 분석하여 이 판결이 우리나라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법적 규제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한 후(Ⅲ), 글을 맺는다(Ⅴ).



Ⅱ. 중독알고리즘 편집권과 필수설비이론을 통한 제한


1. 플랫폼의 ‘편집권’의 헌법적 자유로서의 근거와 논리


온라인 플랫폼은 예컨대 이용자를 잡아두는 중독설계와 같이 자신의 인터페이스 디자인(UI/UX)과 알고리즘 배열을 통해 실현하는 행위를, 단순한 기술적 수단이 아닌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의 일부인 '편집의 자유'이자 '영업의 자유'라고 주장할 수 있다. 중독설계를 위한 알고리즘 최적화는 이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플랫폼 고유의 창의적 영역이며, 이는 기업이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핵심적인 경쟁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른다면, 온라인 플랫폼이 특정 이용자의 의견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노출 순위를 조정하는 행위도 플랫폼의 고유한 정책과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자유롭게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우리 헌법 제15조의 ‘직업의 자유‘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동조는 일차적으로 독립적 형태의 직업 활동을 보호함으로써 무엇보다도 영업의 자유를 보장하게 되는데[한수웅, 「기본권의 새로운 이해」, 법문사, 2020, 586면], 온라인 플랫폼이 자신의 사이트나 앱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편집하는 행위는 사기업이 자신의 영업에 대하여 가지는 영업의 자유로서 보호받는 영역이다. 또한, 헌법 제21조의 언론·출판의 자유에는 ’언론매체‘의 자유가 포함되고 이로부터 ’편집의 자유‘가 도출되는데, 이는 본디 전통적인 신문, 방송과 같은 매체에서는 기자의 집필 자유와 발행인의 경영권 사이의 내부적 자유에 관한 것이었으나[조상현, “언론매체의 취재의 자유”,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1, 10-11면] 온라인 플랫폼도 정보를 수집하고 배열하여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언론매체의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는, ’편집의 자유‘를 향유하는 주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특정 알고리즘 사용하여 자신의 '편집적 판단’(editorial judgment) 하에 자율적으로 플랫폼을 디자인하고 이용자에게 편집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행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의 일환으로서 보장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가 중독설계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자유’ 즉, 사기업의 경제적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하여는 정당하고 합당한 공공의 이익과 같은 공적인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 특히 이 중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경우, 우리나라도 그 취지를 실질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미국의 이중심사기준에 따르면 직업의 자유에 비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하므로[한수웅, 위의 책, 613면], 플랫폼 사업자는 알고리즘 등에 대한 규제를 단순한 영업 방식(직업의 자유)에 대한 것을 넘어 정신적 활동이자 사상 표명인 표현의 자유(편집권)를 침해하는 검열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한편,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알고리즘과 데이터는 사적 기업의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데, 전통적 관점에서 알고리즘은 특정 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개발한 독점적 자산인 것은 틀림이 없다. 다시 말하면, 수학적·통계적 모델의 가중치와 변수는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의 핵심이므로, 이는 사업자의 재산이며 국가가 이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개입이나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OQ v Land Hessen (Case C-634/21) 사건에서 피고 측 보조참가인인 신용정보회사(SCHUFA)는 신용 점수 산출 알고리즘이 기업의 고유한 설계권이자 영업비밀(trade secret)에 해당하므로 그 구체적인 로직(logic)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방어하였다. 그러나 유럽 사법재판소(CJEU)는 신용정보회사가 제공한 점수가 금융기관의 대출 승인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GDPR 제22조 제1항이 금지하는 '자동화된 결정'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에 따라 재판부는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필요성이 정보 주체의 알 권리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없으며, 플랫폼이나 데이터 기업은 정보 주체가 해당 결정의 근거를 이해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사용된 로직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투명성 의무가 있다고 명확히 하였다].



2. 공적 책임의 근거로서 필수설비이론의 부상과 현대적 변용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위에서 살펴본 헌법상 ‘자유’의 향유 주체는 분명하지만, 오늘날 디지털 시장에서 플랫폼은 정보의 유통과 상거래의 통로를 독점하게 되는 구조로 말미암아 사실상 ‘공적’ 광장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그에 합당한 책임론이 부상하였다. 오늘날 온라인 플랫폼은 흡사 미국의 19세기의 곡물 창고[19세기 후반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급격한 경제적 전환기를 맞이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그사이를 매개하는 거대 자본 간의 치열한 갈등을 경험했다. 특히 중서부 농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쥔 철도 회사와 곡물창고업자들이 부과하는 불공정하고 터무니없는 운임과 수수료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그레인저 법'(Granger Laws)은 거대 인프라 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한 민주적 통제의 산물이었으며, 이에 대한 헌법적 정당성을 다룬 사건이 Munn v. Illinois(94 U.S. 113, 1877) 사건이다. 이 사건은 시카고의 9개 곡물 엘리베이터(grain elevator) 업체들이 구축한 독점 체제에 맞서, 주 정부가 공공복리를 위해 사유 재산의 이용 가격을 규제할 수 있는지를 다룬 경제 규제법의 초석으로 평가된다. 모리슨 웨이트(Morrison Waite) 대법원장은 다수의견에서 사유 재산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영향을 받게 될 때(affected with a public interest), 더 이상 사적 관할권(juris privati)만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고전적 관습법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시카고의 곡물 창고들은 서부의 농산물이 동부로 넘어가는 상업의 관문(gateways of commerce)에 위치하여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기에, 이들이 행사하는 권력은 공공의 직무와 다름없다고 판단하였다. Melvin. I Urofsky & Paul Finkelman, 「Documents of American Constitution & Legal History」(Vol. Ⅰ), Oxford University Press, pp. 543-547.]나 20세기 초 철도 교통[United States v. Terminal Railroad Ass'n of St. Louis, 224 U.S. 383 (1912) 판결은 영미 일반법상의 공통운송인 법리가 현대 반독점법 체제 내의 필수설비 이론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철도 교통의 병목 지점이었으며, 14개의 철도 회사가 결성한 터미널 철도 협회는 강을 건너는 모든 교량과 터미널 시설을 장악함으로써 지리적 독점을 완성하였다. 이들은 협회 비회원사에 대해 시설 이용을 거부하거나 차별적 조건을 부과하였고, 이에 대하여 셔먼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연방대법원은 판결에서 해당 터미널 시설이 단순한 사유 재산의 범주를 넘어 시장 진입을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필수적 인프라임을 명확히 하였는데. 세인트루이스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세인트루이스에 진입하는 모든 철도가 이 터미널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실질적으로 실행 불가능한 상황(at 397)"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이러한 독점적 지위가 경쟁 철도 회사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지적하며, 해당 시설의 소유주가 가지는 법적 책무를 재정의하였다. 논증 과정에서 연방대법원은 고전적인 공통운송인 법리를 적극적으로 원용하였는데, "그러한 시설을 지배하는 자는 공통운송인으로서의 의무를 지며, 공공에 대해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at 410-411)"라고 판시함으로써, 독점적 시설 소유주에게 부여되는 '비차별적 접근 허용 의무'를 천명하였다. 이는 특정 결합 행위 자체가 즉각적인 해산 대상은 아닐지라도, 그 결합이 "비회원 회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경쟁을 억제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셔먼법이 금지하는 독점적 결합에 해당한다(at 409)"라고 판시했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협회의 해산이라는 극단적 처방 대신, 해당 시설을 필수설비로 규정하고 운영 방식을 강제로 조정하는 구제책을 제시하였는데, 협회가 "원하는 모든 철도 회사가 기존 회원사와 동일하고 공정한 조건으로 터미널 시설을 이용하거나 지분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정관을 수정해야 한다(at 411)"라고 명령하였다. 이는 소유권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공공성을 띠는 필수적 자산에 대해서는 소유주가 경쟁자에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이용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이나 전력망과 같은 기간 시설 사업자, 20세기 후반의 통신망 사업자[MCI Communications Corp. v. American Telephone & Telegraph Co., 708 F.2d 1081 (7th Cir. 1983) 판결은 고전적인 공통운송인 법리와 Terminal Railroad 판례의 논리를 계승하여, 현대 반독점법상 필수설비 이론의 적용 요건을 체계화한 판례로 평가할 수 있다. 당시 장거리 전화 시장에 진출하려던 MCI는 기존 독점 사업자인 AT&T가 자사의 지역 전화망(local 부문)에 대한 접속을 거부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에 대해 법원은 독점적 설비 보유자의 개방 의무를 구체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특정 설비가 필수설비로서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네 가지 필수 요건을 명시하였다(at 1132-1133). 첫째, 독점 사업자가 필수설비를 통제하고 있어야 한다(control of the essential facility by a monopolist). 둘째, 경쟁자가 해당 설비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복제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야 한다(a competitor's inability practically or reasonably to duplicate the essential facility). 셋째, 독점 사업자가 경쟁자에게 해당 설비의 사용을 거부해야 한다(the denial of the use of the facility to a competitor). 넷째, 해당 설비를 경쟁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술적·영업적으로 가능해야 한다(the feasibility of providing the facility). 본 판결에서 법원은 AT&T의 지역 전화망이 장거리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임을 인정하였다. 판결에 따르면, "전국적인 장거리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경쟁자에게 지역 전화 시스템과의 상호 연결(interconnection)은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한 필수적인 요소(at 1133)"로 판시되었다. 이는 MCI가 독자적인 지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막대한 비용과 규제적 장벽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한, 법원은 AT&T가 기술적으로 상호 연결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행위가 셔먼법 제2조가 금지하는 독점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필수설비를 통제하는 독점 사업자는 경쟁을 억제하거나 독점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설비에 대한 접근을 거절할 수 없다(at 1132)"라고 선언하며, 설비 소유자의 사유재산권보다 시장 내 공정 경쟁의 유지가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등과 같이 공중운송인 내지는 필수설비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지위와 유사하게 법리적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이는 누구나 이용하는 특정 온라인 플랫폼은 다수 소비자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반대편에 있는 이용사업자의 직업의 자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운영하는 특정 사업자는 공익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이에 따라 사회적 책임, 즉 “공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거대 온라인 플랫폼은 현대 경제에서 다수의 이용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관문’(gatekeeper) 역할을 수행하며, 이는 과거 미시시피강의 교량이나 국가 기간통신망이 가졌던 지리적·물리적 독점력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철도나 전력망 같은 물리적 장치에 국한되었던 '필수성'의 개념을 데이터, API, 앱 마켓 등과 같은 디지털 생태계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확장하며 독점 사업자의 '개방 의무'를 재해석하는 것이다. 특정 온라인 플랫폼이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집중을 통해 고착화(lock-in)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는 경우, 관련 입점업체나 경쟁사업자에게 플랫폼에 대한 접근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가 된다. 이때 발생하는 플랫폼의 자의적인 접근 거절이나 차별적 대우는 Terminal Railroad 사건과 MCI v. AT&T 사건에서 금지한 독점적 인프라의 남용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적 공통운송인 법리가 표방하는 ‘비차별적 서비스 제공 의무’와 필수설비 이론의 ‘개방 의무’를 디지털 관문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혁신 경쟁의 통로를 보호하고 독점화된 네트워크 자원이 공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Verizon v. Trinko[2004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Verizon Communications Inc. v. Law Offices of Curtis V. Trinko, LLP, 540 U.S. 398 (2004) 판결은 1980년대 시카고학파의 법경제학적 훈풍을 타고 재편된 미국 사법부의 보수적 기조를 반영하는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윌리엄 허브스 렌퀴스트(William Hubbs Rehnquist) 대법원장이 이끌던 당시 대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소비자 후생'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잣대가 반독점법 해석의 절대적 기준임을 천명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1996년 제정된 미국 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 of 1996)에서 비롯되었는데, 당시 미 의회는 통신 시장의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인 버라이즌(Verizon)이 후발 경쟁사들에게 자신의 네트워크 시설을 의무적으로 임대하도록 강제하였다. 그러나 커티스 V. 트린코(Curtis V. Trinko) 법률사무소는 버라이즌이 경쟁사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연결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지연시켰다며, 이것이 셔먼법(Sherman Act) 제2조에 위반되는 독점 유지 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특정 산업의 특별법(통신법) 위반 행위가 동시에 일반 반독점법(셔먼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 그리고 독점 기업이 경쟁자에게 자신의 자산을 공유하지 않는 거래거절이 위법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 사건의 주심 대법관인 앤터닌 그레고리 스칼리아(Antonin Gregory Scalia)는 판결에서 "독점력을 획득하거나 독점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는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투자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이라고 판시했다. 즉, 기업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시장을 지배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악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기업들이 그 이익을 뺏기 위해 더 나은 혁신을 하게 만드는 유인책이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고, 이는 시카고학파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건 이후 사법부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미국 내 필수설비 이론의 적용 범위가 위축되기도 하였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유럽연합의 디지털 시장법(DMA) 및 디지털 서비스법(DSA) 등의 사전(ex ante) 규제와 같이 공통운송인적 책무를 사전에 부과하는 입법적 규율로 고도화되고 있다. 예컨대, DMA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여 자사우대 금지 및 상호운용성 보장 등의 의무를 사전에 부과하고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호영 외 3,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규제 분석 연구 - 온라인 플랫폼 여행산업을 중심으로”, 「인기협 연구보고서」, (사)한국인터넷기업협회(2023), pp. 140-149]. 이러한 흐름은 독점적 플랫폼이 창출하는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철도나 통신망에 적용되었던 비차별적 접근 원칙을 현대적 규제 프레임워크인 '사전적 의무 부과' 방식으로 재구축하려는 경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최근 미국에서는 Epic Games v. Apple (2021) 등에서 앱스토어의 필수설비 지위 여부가 치열하게 다투어졌으며, 비록 미국 법원이 필수설비 이론의 적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Verizon v. FCC (2014)와 같은 망 중립성 분쟁을 통해 통신 및 데이터 전송 서비스의 공통운송인적 성격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필수설비이론에 의한 플랫폼 ‘편집권’의 제한


(1) 조화의 양상과 규제 모델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플랫폼 사업자는 알고리즘의 편집권이 헌법상 인정된 자신의 고유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반면, 필수설비이론에 근거를 둔 공적 책임을 근거로 한 제한의 법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플랫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이 어떤 사업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 선까지 그 제한이 허용되는지에 관한 논란은 공적 책임과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필수설비이론을 비롯한 플랫폼 규제 법리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 재산권 등에 대하여 공공의 이익을 근거로 제한하는 논리이지만, 법익 사이의 조화점을 찾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즉, 경쟁법에서 논의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 필수설비이론, 공중운송인 또는 공적직업(public callings) 법리를 둘러싼 논증은 경쟁법과 같이 국가 경제규제의 정당성을 찾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독일과 같은 대륙법계 시각에서는 경제입법의 위헌 여부, 즉 기본권 제한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원칙이나 기본권의 충돌과 조화의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다[OECD, The Essential Facilities Concept, OCDE/GD(96)113, 1996, pp. 8-9]. 즉,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 직업의 자유, 재산권 등이 제한된다면, 그 제한은 반드시 다른 기본권의 보호 또는 헌법적 가치 실현이라는 형태로 설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쟁사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 공정한 경쟁질서라는 헌법상 경제질서 원칙이 서로 충돌하는 기본권 또는 헌법적 이익으로 구조화되고, 이들 두 권리가 비례성 원칙을 통해 비교 형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영미법계, 특히 미국의 반독점법과 공중운송인 법리는 이러한 권리 중심적 사고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수설비이론이나 이용(공급)거절 금지의무는 사업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예외적 개입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시장 지위가 발생시키는 의무의 문제로 다루며[Ibid.], 논증의 출발점은 “누구의 권리가 침해되는가”가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이다. 시장 접근이 차단되어 경쟁이 불가능해진다면, 그 자체로 규제의 정당성은 확보된다. 이때 공익(public interest)은 특정 기본권의 집합이 아니라, 시장 기능 유지라는 정책적 판단을 정당화하는 개념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역사적 뿌리가 바로 공적직업(public callings) 개념으로서, 영미법 전통에서 여관업, 운송업, 도선업 등은 사적 영업이면서도 공중의 필수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직업으로 분류되는데, 이들 직업에 종사하는 자는 차별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재산권에 대한 침해라기보다 해당 직업을 선택한 순간 공공에 대한 봉사 의무를 묵시적으로 수인한 것으로 간주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Munn v. Illinois at 130; Melvin. I Urofsky & Paul Finkelman, op. cit.].


요컨대, 대륙법계가 기본권의 충돌과 그 정당화 구조를 중심으로 규범을 구성하는 반면, 영미법계는 시장이라는 제도의 유지와 기능을 우선하는 실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규제 모델의 차이를 가진다고 보이는데, 이는 오늘날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2) 지배적 플랫폼에 대한 기본권 제한의 헌법적·경쟁법적 정당성


필수설비이론이 시장지배적 플랫폼의 사유재산권이나 영업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 제한에 대해 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는 플랫폼이 수행하는 ‘공공적 기반 시설’로서의 기능과 시장 구조의 왜곡 방지라는 공익적 가치에서 도출될 수 있다. 헌법적 관점에서 플랫폼은 다수의 이용자가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필수적인 소통과 거래의 장(場)을 제공하므로, 그 소유권의 행사는 헌법이 표방하는 경제 질서의 공정성 및 사회적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한 불가피성이 인정될 수 있다. 즉, 플랫폼이 현대 경제의 필수 인프라로 기능할 때 그 재산권에는 ‘사회적 제약’이 강하게 부과될 수 있으며, 이를 개방하여 비차별적 접근을 보장하는 것은 독점적 지위의 남용을 막고 이용사업자 등 타인의 영업의 자유, 소비자 후생 등을 보호하기 위한 비례적인 기본권 조정의 과정으로서 정당화될 수 있다.


경쟁법적 측면에서 필수설비이론의 적용은 지배적 플랫폼이 구축한 병목 지점(bottleneck)에서의 지배력이 인접 시장으로 전이되어 혁신 경쟁 자체가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는 정당한 규제 수단이 된다. 특정 플랫폼의 독점은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집중으로 인해 시장 스스로 정화가 불가능한 ‘구조적 고착’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필수설비로 인정된 플랫폼의 자산에 대해 개방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특정 기업의 배타적 이익보다 시장 생태계 전체의 동적 효율성과 소비자 후생이라는 경쟁법적 가치를 우선시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이론은 디지털 환경의 새로운 환경에서 대체 불가능한 관문을 장악한 독점 사업자에게 공통운송인적 책무를 부과함으로써, 기회의 평등과 공정한 경쟁의 장을 회복하려는 법치주의적 요청을 실현하는 강력한 논거로 작동할 수 있다.



4. 소 결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 보호론과 필수설비 이론 사이의 갈등은 플랫폼이 수행하는 중독설계와 표적광고 등의 수익 모델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플랫폼의 편집권을 옹호하는 관점에서 이용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중독적 설계와 고도화된 표적광고는 이용자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고도의 맞춤형 큐레이션이자,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창의적 영업 활동의 결과물이 된다. 이는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배열하는 편집자의 자유에 해당하며, 이러한 알고리즘의 최적화 과정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영업의 자유와 편집적 자율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자산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필수설비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플랫폼이 장악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은 단순히 편집권의 영역을 넘어 시장 참여자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자 경쟁의 필수적 인프라로 기능한다. 플랫폼이 중독설계를 통해 이용자를 고착화하고 그 과정에서 수집된 독점적 데이터를 표적광고에 활용하여 광고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행위는, 경쟁사업자가 도저히 복제할 수 없는 필수설비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 경우 플랫폼의 편집권은 더 이상 순수한 표현의 영역이 아니라, 이용자의 인지적 취약성을 이용해 시장의 선택권을 왜곡하고 타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경제적 배제의 수단이 되므로, 해당 사례에서는 규제의 정당성인 확보될 개연성이 높다.


온라인 플랫폼의 기술적 설계를 ‘표현'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플랫폼이 이용자의 심리적 기제를 조작하는 중독적 설계를 통해 인위적인 병목 지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적 광고 시장에서 부당한 자사우대나 차별적 취급을 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는 편집권의 정당한 행사를 넘어선 필수설비의 독점적 남용에 해당될 수 있는데, 알고리즘을 통한 편집적 자율성이라는 방어막이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데이터 독점에 따른 진입장벽을 구축하는 도구로 오용될 경우, 이는 공통운송인적 비차별 의무와 필수설비의 개방 원칙에 따라 규제적 통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결국, 특정 대형 플랫폼의 중독설계와 표적광고에 대한 규제는 편집권의 박탈이 아니라, 필수적인 정보 자산을 보유한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공적 책임의 이행으로 보아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이 현대인의 일상과 상거래를 지배하는 필수적 통로로 기능하는 한,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독적 설계를 통한 부당한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는 것은 재산권에 내재한 사회적 제약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법리적 접근은 플랫폼의 편집적 자유가 타인의 기본권과 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보호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며, 디지털 생태계의 건강한 경쟁 구조를 복원하기 위한 헌법적·경쟁법적 정당성을 확보해 준다.



Ⅲ. Moody v. NetChoice 사건의 분석과 시사점


1. 사건의 개요


2024년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선고한 Moody[본 사건의 원고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Mooody 등이다.] v. NetChoice, LLC 사건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이라는 헌법적 논리와 경쟁법적인 공적 책임의 두 권리의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본 사건의 발단은 텍사스와 플로리다주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권한을 제한하는 법률[TX HB 20 & FL SB 7072; 이 두 법은 소셜미디어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 규제하는 법률로서(전자는 주 내에서 사업을 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 연간 총매출이 1억 달러를 초과하거나 전 세계적으로 월간 개인 플랫폼 참여자가 1억 명 이상인 플랫폼에 적용되며, 후자는 미국 내 월간 사용자 수가 5천만 명 이상인 SNS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다), 두 주의 법률은 규제 대상과 제한하는 활동에서 차이가 있지만, 플랫폼이 콘텐츠 검열, 즉 사용자가 게시하고자 하는 다양한 제3자 메시지, 동영상 및 기타 콘텐츠를 필터링, 우선순위 지정 및 분류하는 기능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두 법률 모두 개별 설명조항을 포함하여 플랫폼이 사용자의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경우 그 이유를 사용자에게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을 제정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단체인 넷초이스(NetChoice)는 국가가 민간 기업의 정보 선별 기준에 개입하는 것은 신문사나 방송사의 편집권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는 곧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쟁은 플랫폼이 정보를 전달하는 단순한 ‘통로’인가, 아니면 정보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편집자’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질문으로 이어졌다. 연방대법원은 플랫폼의 정보 통제 행위를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 ‘편집권’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규제 가능한 ‘공중운송인’의 의무로 볼 것인지를 두고 사법부 내부에서조차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의 지방법원은 넷초이스의 청구에 대해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을 근거로 모두 예비 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항소심에서는 판단 결과가 엇갈렸다. 제11순회항소법원은 플로리다주의 콘텐츠 검열 제한 규제가 수정헌법 제1조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단하여 해당 법률에 대한 금지명령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반면[항소법원은 콘텐츠 검열에 대한 주의 제한이 "편집 재량권"을 보호하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수정헌법 제1조 심사 대상은 되지만(34 F. 4th at 1196, 1209, 1216), 콘텐츠 검열조항이 강화된 심사기준(heightened scrutiny)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at 1227-1228). 또한, 개별적인 설명 의무 또한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는데, "하루 수백만 건의 [결정]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의무"는 "과도한 부담이며 플랫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시했다(34 F. 4th, at 1230). 다만, 플랫폼이 검열정책을 게시하도록 요구하는 ‘일반 공개 조항’에 대한 금지명령은 파기하였다(Ibid., at 1231)], 제5순회항소법원은 텍사스주 법률에 대한 금지명령을 파기했는데, 플랫폼의 콘텐츠 검열 활동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수정헌법 제1조와 관련이 없다고 보았다[플랫폼의 콘텐츠 검열 활동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수정헌법 제1조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49 F. 4th at 439, 466, 494). 그러나 설령 그러한 활동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주 정부는 "사상의 다양성을 보호한다"라는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이를 규제할 수 있고(at 482), 법률의 개별 설명조항은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at 487); https://supreme.justia.com/cases/federal/us/603/22-277/#tab-opinion-4913914].


이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제11순회항소법원과 제5순회항소법원 모두 대형 인터넷 플랫폼을 규제하는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법률에 대한 수정헌법 제1조 적용 여부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두 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연방대법원은 해당 법률이 플랫폼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3자의 표현물을 수집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물을 제작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는데, 다만 텍사스주가 주요 플랫폼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바로잡으려는 행위는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Ibid]. 연방대법원 판결에서도 다수의견과 동조의견(Concurring in Judgment)은 다소 대립되는 논증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대법관에 따라 두 권리를 보는 현저한 시각 차이를 볼 수 있다.



2.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


연방대법원이 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이유는 플로리다 및 텍사스 주법의 수정헌법 제1조 위반 여부에 대한 적절한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연방대법원은 해당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명백하게 위헌이라는 점은 넷초이스가 입증해야 하고, 해당 법률의 적용범위, 위반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서, 콘텐츠 검열조항이 편집자의 재량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설명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필요한 조사와 분석을 충분히 하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 603 US ___ (2024), Opinion of the Court, pp. 9-12]. 특히, 텍사스 주법의 금지명령을 파기한 제5순회항소법원에 대하여는 심각한 오해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린 점을 지적하면서 수정헌법 제1조의 편집권에 대한 일반 원칙은 ICT 기술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용된다고 강조하였다.


연방대법원은 타인의 발언을 편집하고 선별하여 자신만의 표현 산물을 만드는 주체가 자신이 배제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수용하도록 강요받는 경우 그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부에 대한 것일지라도 수정헌법 제1조에서 보호되는 편집권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주 정부가 단지 사상의 시장의 균형을 더 잘 맞추겠다는 이익만으로는 자신이 거부하는 견해표명을 강요할 수 없다는 기존의 원칙을 확인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 pp. 13-19].


연방대법원은 이용자에게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페이스북 뉴스피드와 유튜브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과거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동시에 플랫폼의 정책과 가이드라인(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는 추천되고 음란물, 혐오 발언, 허위 정보 등은 차단하거나 삭제)에 따라 콘텐츠를 노골적으로 통제하고 있는데, 플랫폼이 “관점”(viewpoint)을 이유로 사용자의 표현을 검열하는 것을 금지하는 텍사스 주법은 플랫폼이 전달하는 견해에 대한 선택권을 크게 변화시키므로, “편집 통제의 행사”에 해당되는 바,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Moody v. NetChoice, LLC, pp. 19-26]. 또한, 연방대법원은 텍사스주가 주장하는 해당 법률 이익이 타당하려면 표현의 자유의 억압과 무관한 실질적인 정부의 이익이어야 하는데, 본 사안에서는 표현의 자유 억압과 관련되어 있으며, 타당하지도 실질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Moody v. NetChoice, LLC, pp. 26-29].


다수의견은 플랫폼의 정보 관리 행위를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편집권'(editorial discretion)의 영역으로 확고히 규정하였다. 주목할만한 것은 과거 Miami Herald Publishing Co. v. Tornillo 판례를 인용하며, 신문사가 어떤 기사를 지면에 실을지 결정하는 권한이 헌법적 보호를 받듯이 플랫폼이 방대한 데이터 중 무엇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무엇을 배제할지 결정하는 행위 역시 보호받아야 할 ‘표현’이라고 보았다. 다수의견의 논리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은 단순한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라 자신들의 고유한 기준에 따라 정보를 ‘배열’(curation)함으로써 특정한 커뮤니티 성격과 메시지를 형성한다. 따라서 주 정부가 플랫폼에 특정 콘텐츠를 강제로 싣게 하거나 관리 방식을 규제하는 것, 즉 나름의 기준에 따라 ‘검열’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는, 민간 주체에게 국가가 원하는 의사를 강요하는 ‘강제적 표현'(compelled speech)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플랫폼을 ‘민간 편집자’로 정의함으로써, 국가의 개입으로부터 플랫폼의 자율성을 우선시하는 헌법적 방어막을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연방대법원 동조의견


(1) 공공의 광장으로서의 온라인 플랫폼


사무엘 알리토(Samuel Alito) 대법관을 비롯한 동조의견은 다수의견의 핵심요지에 동의하면서도, 특히 페이스북 뉴스피드와 유튜브에 적용한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반론을 제기하였다. 제한된 소송자료를 바탕으로, 다수의견이 오늘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양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검열하는 불투명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플랫폼의 편집권을 기존의 전통적인 언론에 대한 법리를 적용하여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로 인정한 것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상세히 지적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 603 US ___ (2024),, ALITO, J., concurring in judgment, p. 1].


알리토 대법관은 오늘날 플랫폼은 “공공의 광장”이 되었고, 이에 폐해의 최소화 조치를 플랫폼의 ‘검열’ 정책과 정부의 규제를 통해 시행하여 오고 있는 점을 먼저 언급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이용자들의 소통과 거래, 의견 형성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이러한 막대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제정된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법률은, 특정 견해의 발언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SNS 플랫폼이 정치인이나 언론사를 함부로 퇴출하지 말고, 콘텐츠를 삭제할 때도 아주 까다로운 설명 절차를 거치며, 사용자가 알고리즘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이용자의 표현을 검열을 금지하는 것을 그 주요 내용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그는 텍사스 주법은 '관점(viewpoint)에 따른 차별 금지'를 최우선으로 내세워 플랫폼이 사용자의 정치적·사상적 성향을 이유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가시성을 제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플로리다 주법이 정치인 보호와 알고리즘 거부권 등에 초점을 맞춘 광범위한 규제라면, 텍사스 주법은 이의 제기 및 복구 시스템 운영을 의무화하여 사용자의 방어권을 강화한 것이 특징을 갖는다는 점, 위반 시 금전적 손해배상 대신 '위반 행위의 중단(금지명령 구제)'에 집중한다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p. 2-11].



(2) 편집권 보호에서 필수설비에 대한 독점규제로의 전환


알리토 대법관의 동조의견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다수의견이 취한 안이한 유추(simple analogy)를 경계하며, 현대 SNS 플랫폼의 기술적 특수성과 시장지배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였다는 점이다. 그의 논지는 크게 세 가지 층위에서 전개되는데, 첫째는 ‘표현적 편집’(expressive compilation)과 ‘수동적 수용’(passive receptacle)의 구별이다. 알리토 대법관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 '편집적 판단'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위가 "본질적으로 표현적’(inherently expressive)이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고 역설했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17]. 그는 옥스퍼드 영시 선집(Oxford Book of English Poetry)과 같은 전형적인 편집물은 편집자의 가치관을 투영하지만, 단순히 거주자 정보를 수집한 명부나 전화번호부와 같은 '비표현적 컴파일'은 헌법적 보호 대상이 아님을 지적하였다[Ibid].


특히, 다수의견이 플랫폼을 신문 편집인에 비유하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플랫폼이 수조 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이 과연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입력을 그대로 내보내는 '멍청한 파이프’(dumb pipes) 혹은 '수동적 수용’(passive receptacle)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18, 24]. 인간 편집자의 '청색 연필'과 알고리즘의 '기계적 처리' 사이에는 명확한 규범적 위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31].


둘째로, 알리토 대법관은 '일반 운송인‘(common carrier) 논리와 병목 지배력(bottleneck power)을 강조하였는데, 플랫폼의 법적 지위를 '표현자'가 아닌 인프라적 성격을 지닌 '일반 운송인'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였다. 그는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가 주장한 바와 같이, 플랫폼이 21세기형 '공공 광장’(public square)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이들에게는 보편적 접근과 차별 금지의 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30]. 과거의 철도나 전신과 같이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사적 기업일지라도 공적 책무가 수반되는 '병목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21, 30]. 따라서 플랫폼의 콘텐츠 통제는 헌법적 보호를 받는 '표현'이라기보다 시장 내 영향력을 오남용하는 '차별적 행위'로 규정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셋째로, 알리토 대법관은 Miami Herald v. Tornillo 판결의 핵심 논거였던 '지면의 한계'가 디지털 환경에서는 공간의 무한성과 '기여적 선택’(selective contribution)이 존재하지 않음을 지적한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p. 30-31]. 전통적 매체는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선별과 배제를 수행하지만, 무한한 저장 공간을 가진 플랫폼이 방대한 데이터 수집 행위에서 어떤 공통된 주제나 메시지(common theme)를 발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18]. 그는 인간이 도저히 검토할 수 없는 거대한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플랫폼이 어떤 독자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는데,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사용자 피드를 구성하는 것은 ‘표현 행위’라기보다 사용자를 고착(lock-in)시키고 시장 효율성을 관리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에 가깝다고 평가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26, 31].


마지막으로 알리토 대법관은 플랫폼이 '영업비밀'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방어막 뒤에 숨어 알고리즘의 설계 권력을 은폐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였는데, 그는 플랫폼이 이미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에 따라 유사한 공시 의무를 이행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콘텐츠 관리 기준을 공개하라는 주법의 요구가 플랫폼의 표현을 부당하게 위축(unduly burdensome)시킨다는 원고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27, 34]. 알고리즘은 단순히 사용자의 선호를 반영하는 중립적 도구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는 ‘힘’(power)을 가지므로, 이에 대한 공적 감독은 정당한 국가 권한의 행사임을 강조하였다[Moody v. NetChoice, LLC(ALITO), p. 31].


알리토 대법관의 동조의견은 본 사건을 '사기업의 편집권 보호'라는 프레임에서 '필수설비에 대한 독점규제'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시킨 데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의 '선택할 권리'보다 시장의 '공정성과 보편적 접근'을 상위에 두는 시각으로, 향후 플랫폼 규제 입법의 헌법적 타당성을 다투는 데 있어 핵심적인 이론적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시 사 점


이와 같은 논란은 결국 플랫폼을 ‘표현의 주체’로 볼 것인지, ‘시장의 관리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결단과 직결된다.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은 플랫폼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자율성을 수호하는 것이 민주주의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보았으나, 동조의견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가 오히려 민주적 담론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러한 대립 구조는 단순히 콘텐츠 삭제 논란을 넘어, 플랫폼이 정보를 매개로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거나 거래 조건을 조정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넷초이스 판결은 또한 온라인 플랫폼의 법적 정의를 둘러싼 미국 연방대법원의 고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록 수정헌법 제1조를 우선시하는 엄격 심사기준에 의해 다수의견은 플랫폼의 편집권을 오히려 강화하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동조의견이 논증 과정에서 판시한 ‘공중운송인’ 법리는 디지털 시대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강력한 법리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향후 규범적인 판단에 있어 플랫폼의 행위가 순수한 메시지 전달인지, 아니면 시장의 독점적 인프라를 활용한 경쟁 제한 행위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방향으로 정교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이 사건은 플랫폼을 바라보는 법의 시각이 ‘표현의 자유 보호’라는 개인주의적 관점과 ‘공적 설비 통제’라는 사회적 관점 사이에서 끊임없이 동요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온라인 플랫폼이 전통적인 신문사의 편집권을 누리면서도 동시에 공중운송인의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 한, 편집권과 필수설비 사이의 헌법적 긴장은 앞으로도 모든 디지털 규제 입법의 핵심 기준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나라 헌법도 표현의 자유(편집권), 영업의 자유, 재산권 등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권리는 미국과는 달리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37조 제2항). 또한, 제119조 제2항에서 시장지배력의 남용을 방지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한 시장을 위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공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규모의 특정 온라인 플랫폼이 “필수설비”로 인정되는 경우, 그 특권에 상응하는 공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법리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플랫폼에 대한 규제 입법 설계 시에는 이 사건의 동조의견의 핵심 논거를 바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온라인 플랫폼이 알고리즘이나 AI를 활용하여 중간에서 서비스 제공 시에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고 투명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즉, 예측불허한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를 단순하게 처리하는 도관(conduit) 역할에 그치는지, 이를 나름대로 가공하여 마치 신문사의 지면 편집행위처럼 자신이 의도한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이용사업자나 이용자의 행동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기준을 설정하고 그 층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는 플랫폼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특정 행위를 통해 경쟁질서를 저해하지 않는지를 살피기 위해 수행되어야 하는 선결 조건이다.


둘째, 디지털 시장에서 ‘필수설비’의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플랫폼의 이용자 및 이용사업자 규모의 임계치(threshold)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할지, 시장의 실질적인 지배력과 별도의 경제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접근할지에 대한 면밀한 도구와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설정된 기준에 따라 필수설비로서 인정된 특정 플랫폼의 경우에는 필수설비적 특성에 따라 차등적인 의무를 부과하게 되므로, 이에 관한 정교한 기준 설정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마지막으로,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충분한 투명성(transparency)과 책임성(accountability) 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조상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 착취행위에 대한 경쟁법 상 규제에 관한 연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2023), 144-147면 참고]. 데이터나 알고리즘이 특정 기업이 자본과 기술을 투입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정보 자산을 보유한 사업자는 알고리즘을 통하여 어떤 표현을 한다기보다는 사용자를 자신의 플랫폼에 고착시키고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게 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정 플랫폼이 게이트키퍼가 되어 필수설비 역할을 하는 경우,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책임성 등의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한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고 알고리즘을 통한 이용자 등의 착취를 막는 가장 중요한 방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



Ⅳ. 결 론


온라인 플랫폼의 편집권은 헌법상 인정되는 영업의 자유나 표현에 자유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지만, 필수설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에게는 공적 책임이 부과되어야 하고, 이에 관한 법리를 토대로 플랫폼 규제를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관련된 규제는 경쟁법, 소비자법, 데이터법, 미디어법이 복합적으로 충돌하고 융합하는 규제의 교차점에 놓여 있다. 본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본 중독알고리즘 같은 경우에도 관련 규제가 공정거래법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법[예컨대, 표적광고의 핵심인 이용자 행태정보 수집과 관련하여,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및 제22조는 개인정보 처리 시 정보 주체의 명확한 동의를 요구하며, 특히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용자의 타사 방문·사용 이력 등 행태정보 수집 시 고지 및 선택권 부여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중독설계와 같은 기망적 인터페이스인 ‘다크패턴’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법과 공정거래법이 중첩적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근거로 숨겨진 자동 결제 갱신이나 해지 방해 행위를 규율하며, 2023년 제정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반복 결제 강요(Roach Motel), 숨겨진 가격(Sneak into Basket) 등 19개 유형을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제안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이러한 다크패턴 중 이용자의 자율적 선택을 방해하는 핵심 유형들을 명문으로 금지하여 플랫폼의 설계 자율성을 공익적 목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등에 파편화되어 존재하는데, 필수설비적 플랫폼의 중독 설계가 단순한 소비자 기망을 넘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봉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경쟁법적 규제의 개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미국의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이에 대응하여 헌법을 내세워 자신의 알고리즘을 하나의 표현이나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한, AI 알고리즘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지속적이고도 발 빠른 진보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소재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특정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은 진화과정에 있는 필수설비 법리에 기반한 공적 책임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에 있어 국내 규제 지형과 같이 파편화된 사후적 제재 체계에서는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적 가치와 이를 제한하는 필수설비이론과 같은 공적 책임을 묻는 법리적인 숙고에 근거하여 통합적으로 정교하게 관련 규제가 설계될 필요가 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이더라도 경쟁법 관점에서 이용자를 특정 플랫폼에 잡아둠으로써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진입장벽이 되는 점에 주목해야 하고, 미디어 정보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하여는 법을 현실 변화에 맞게 정비하여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Abstract


A Study on Editorial Judgment and Public Responsibility in Online Platforms

- Focusing on Addictive Algorithms and the Moody v. NetChoice Case -


The editorial judgment of online platforms may find its basis in the constitutionally recognised freedoms of business or expression. However, gatekeepers performing functions akin to essential facilities may be subject to public responsibility, grounded in the essential facilities doctrine.


The question of whether platform practices such as addictive algorithms should be viewed as constitutionally protected expression or as an abuse of market dominance can be judged based on criteria such as whether artificial bottlenecks are created through addictive design to favor or discriminate against specific content. Certain actions by large platforms may constitute monopolistic abuse of essential facilities, exceeding the legitimate exercise of editorial judgment. This is explained by the logic that such conduct should be subject to regulatory control under the common carrier's non-discrimination obligation and the principle of open essential facilities.


The NetChoice ruling starkly illustrates the US Supreme Court's deliberations surrounding the editorial judgment and public responsibility of online platforms. Although the majority opinion, applying the strict scrutiny standard prioritising the First Amendment, concluded by strengthening the platform's editorial judgment, the “common carrier” doctrine identified in the concurring opinion's reasoning can serve as a powerful legal basis for questioning the social influence of digital-age platforms and their corresponding responsibilities.


Within a fragmented ex-post regulatory framework for media platforms, such as that found in Korean regulatory landscape, it is necessary to design a system that is systematic, integrated, and meticulously crafted. This must be grounded in constitutional values, including freedom of expression and freedom of business, alongside legal principles that impose public accountability, such as the essential facilities doctrine.


■■key words : Online platforms, freedom of expression, freedom of business, editorial judgment, addictive algorithms, economic constitution, Moody v. NetChoice



참고문헌


▣ 국내문헌


이봉의, 「공정거래법」제2판, 박영사, 2023.


이호영, 「독점규제법」제7판, 홍문사, 2022.


이호영 외3,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규제 분석 연구 - 온라인 플랫폼 여행산업을 중심으로”, 「인기협 연구보고서」, (사)한국인터넷기업협회(2023).


조상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 착취행위에 대한 경쟁법 상 규제에 관한 연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2023).


조상현, “언론매체의 취재의 자유”,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1.


한수웅, 「기본권의 새로운 이해」, 법문사, 2020.


▣ 국외문헌


Lena Ulbricht & Karen Yeung, “Algorithmic regulation: A maturing concept for investigating regulation of and through algorithms”, Regulation & Governance Vol. 16(Issue 1).


Melvin. I Urofsky & Paul Finkelman, 「Documents of American Constitution & Legal History」(Vol. Ⅰ), Oxford University Press.


OECD, The Essential Facilities Concept, OCDE/GD(96)113,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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