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줄 모르는 A

만족지연의 필요성

by 호올씨

학교에서 몇몇 아이들은 종례 후에 선생님에게 다가와 여러 이야기를 한다.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시시콜콜한 말을 하거나, 고민을 털어놓거나, 학교 일정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한다. A는 그런 아이들 중에서도 기다릴 줄 모르는 학생이었다. 자신이 이야기를 하면 선생님이 바로 들어줘야 직성이 풀렸다. 먼저 말하고 있는 학생이 있어도 끊임없이 “선생님, 선생님.” 하며 나를 졸랐다. A에게 잠깐만이라고 말을 해 봐도 그때뿐이었다. A는 3초 정도 조용히 하다가 다시 자기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이 바로바로 자신을 바라봐 주고,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랐다.

처음에는 '교사의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A와 함께 있다 보니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A는 교과 시간이나 조종례 시간에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사의 말을 끊고 질문을 했다. 1:1의 상황이라만 괜찮지만 문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상황이 1:다수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수업 흐름과 공지가 자꾸 끊기자 주변의 학생들이 A에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A는 이에 머쓱하게 자신의 질문을 철회했다.

A는 아마 집에서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최근 많은 가정은 보호자 2명 이상, 자녀는 1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것이 바로 충족되었을 것이다. 사소한 질문부터 물건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하지만 교사 1명에 학생이 2-30명인 학교에서는 A의 행동이 교우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학교 아이들은 소위 '나대는'학생들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A도 다른 학생들의 핀잔과 교사의 지도를 몇 번 반복한 후에야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손을 들고 선생님이 질문해도 된다고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만족지연의 필요성


A 같은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을 잘 고치지 못한다. 집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행동으로 혼나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다. A 가정에서 오해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선생님이 우리 아이만 미워하고 차별한다."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경우 그렇지 않다. A만 그런다. 20-30명이 모여있는 교실에서 A만 그렇게 행동한다. 정도가 심한 경우 A 같은 학생은 수업 시간에도 교사의 설명이나 활동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이는 명백한 수업 방해 행위로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교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 경우 2022년 충남 홍성의 사례처럼 수업 중에 옷을 벗거나 누워버리는 학생이 등장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바닥에 눕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왜 수업시간에 그런 행동을 하는가? 하고 싶으니까! 이런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수업 시간에는 누우면 안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바로 행동에 옮겨 버린다.(https://v.daum.net/v/20220829102432442)


청소년기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익히지 못하면 결국 성인이 되어 큰 장애물로 돌아온다. 인생에서 원하는 모든 것이 바로 손에 쥐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만족지연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성취를 달성하는 과정 자체가 무척 괴로워진다.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는 순서조차 기다릴 수 없는 A가 어떻게 성적을 올리고,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만족스러운 결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삶의 방식으로는 그 무엇도 성취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더 유명한 것은 마시멜로 실험이다. 6살 어린이에게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 동안 참으면 마시멜로 1개를 더 먹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실제로 몇 명이 참을 수 있는지 확인한 실험이다. 실험 이후의 추적 조사 결과 당시에 눈앞의 마시멜로를 참은 사람들이 더 높은 성취를 달성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이처럼 만족지연 능력이 필요하다. 기다리고 참는 것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직업 및 개인적 성취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바로 들어주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은 아니다.




*해당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글의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각색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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