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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Sep 16. 2023

'일' 의 의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

직장인에게 일의 의미




신입 시절 칭찬받는 것을 꽤나 좋아했다. 항상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고 적어도 누 가 되기는 싫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윗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칭찬받는 입장에서 칭찬을 해줘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가장 아래에 있을 때는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많이 들었다. 잘한다 소리도 많이 들었고. 그런데 이제는 어지간해서는 칭찬도 잘 듣지 못하고 잘한다 소리도 잘 듣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수치상의 성과가 나타나야 그제야 그나마 '잘했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다. 


일은 진급 전 보다 훨씬 많아졌고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졌지만 이제는 그것을 해내는 것은 당연함이 되었다. 예전에는 조금만 잘해도 티가 났는데 이젠 티도 나지 않는다. 잘한 것보다 오히려 잘못한 것이 큰 티가 난다. 위로 올라갈수록 맡는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실수를 하게 되면 그 여파도 그만큼 커진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한테 기댈 수도 없는 입장이기에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


직장인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티가 나지 않는 업무들이다. 짠- 하고 결과물이 나오는 일들보다는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고 , 그런 수많은 부서원들이 있기에 회사가 굴러가는 것이다. 자조적인 비유지만 직장인들을 수많은 톱니 바퀴 중 하나라고 표현한 것은 어쩌면 이를 가장 잘 설명한 말일지도 모른다. 


어느날 정신없이 일을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난 이렇게 해도 티도 안나는 일을 왜 매일 열심히 반복하는 걸까. 난 왜 적당히가 아닌 매 순간 '잘' 하기 위해 긴장하고 애쓰는 걸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내 회사도 아닌데 나를 갈아 넣는 내 모습에 갑자기 물음표가 떠올랐다.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돈벌이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했다. 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일의 의미 : " ? "


어릴적 일의 첫 번째 목적은 자아실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보니 가장 최우선의 목적은 생존 수단이었다. 밥을 먹고살기 위해. 아니 밥'은' 먹고 살기 위해. 그래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꿈이 아닌 직장에서도 그렇게 아등바등 일하는 것이었다. 생존 수단으로써의 가치는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일이 생존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오래도록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티끌만한 의미라도 있어야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다.


지금까지 쓴 직장생활에 대한 글들에는 항상 나의 깨달음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은 열린 결말이다. 아직까지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생존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물론 그 안에서 나의 업무가 있고 그곳에서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나는 언제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 그렇기에 정확히 말하면  '노동력'이 필요한 거지 '나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 열심히 반복하는 것에 대한 의미, 스스로 성취해햐 하는 동기, 아직까지는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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