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

by 감성기복이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 뭐 없다. 잠과 쉼이다. 오늘은 그 잠과 쉼에 대해 주절주절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둥근해 또 떴네

나에게 해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출근하는 날

출근하는 날 해는 나에게 이런 의미를 가진다. 출근하기 전날 밤은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해가 안떴으면 한다. 그래서 시간의 왜곡이 일어났으면...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둥근해 미친게 영락없이 떠 있더라... 그래서 나에게 해는 보기 싫은 것이다.


그런데 그 외의 시간에는 다르다. 하루종일 건물에 갇혀 해를 못보고 지낸 시간이 길어지니 정말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다. 학교다닐때는 그나마 체육 시간도 있고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도 있고 야외 활동을 하는 시간도 많으니 적어도 직장인일때보다는 해를 볼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력이 지금보다 좋고 남았으니 종종 어딜 잘 돌아다녔었다. 하지만 직장인의 삶이란.. 고단하기 끝이 없고 쉬는 날은 쉬어야 하고, 쉬는 날 외출을 했다가 체력이 더 소진될까 겁나 쉽게 밖을 나가지도 못한다.


그래도 어제는 퇴근하고 그나마 해가 남아 있어 죽도록 피곤했지만 그래도 일광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어딜 가야할지를 몰라 무작정 걸었다. 봄 먼지만 잔뜩 맞았다. 퇴근하고 배는 고픈데 어딜 들어가서 뭘 먹고 걸으려니 그러는 사이에 날이 어두워질까봐 조마조마했다. 원래는 한강을 가고 싶었다. 그런데 몸이 너무 힘들어서 한강공원을 가는 길이 생각만해도 지쳤다. 보통 한강 공원은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딱 바로 앞에 있다기 보다는 역에서도 20분이상 걸어야 하더라.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은 앉아 쉬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조금 걷다가 벤치에 앉아 쉬었다. 옆에 벤치에는 할아버지가 있더라. 일단 나의 목적은 산책보다 해를 보느것이니. 그런데 한강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탁 트인 한강을 좋아한다. 힘들때 한강에 가는 습관이 있다. 차마 한강까지 갈 엄두는 안나고 가까운 청계천이나 가자 했다.


4.15일의 청계천



여기가 한국인가 왜국인가.. 중국인들밖에 없었다. 절반은 중국인, 나머지 40%가 서양인, 그리고 나머지 10%만 한국사람. 무튼 사람들이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며 옹기종기 물 앞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좋았다. 그런데 청계천에 도착하는 순간 컨디션이 급격히 안좋아져서 한번 스윽 걷고 바로 나왔다. 잠시 앉아 있었는데 벌레떼들이 들러붙어서 앉아 있을수도 없었다. 이때부터는 이미 체력이 탈진 수준이어서 집에 오는 길이 시급했다.



그리고 집에서와서는 12시가 되기도 전에 곯아떨어졌다. 잠을 이길 수가 없었다. 어릴때는 새벽 서너시까지도 깨어 있었고, 올림픽 공원을 하루종일 돌아도 문제 없었는데 정말 나이는 못 속이나보다. 이제 하루에 한가지 활동만 해도 지친다. 그리고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살 것 같았다. 기분도 어젯밤보다 확실히 나아진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알았다. 해도 좋은데 직장인에게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잠과 침대라는 것을. 잠만 잘 자도, 잘 먹기만 해도 기분도 체력도 훨씬 나아진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기본적인 것들이 흔들려서 건강이 나빠지고 일상 전체가 흔들린다. 의사 말 중에 가장 싫어하는게 잘 먹고, 잘 자고, 푹 쉬세요 라는 상투적인 말인데, 이 말이 어쩌면 최고의 치료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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