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으로 먹고 사는 시대

드로우 앤드류 영상을 보고

by 감성기복이
기술보다는 감각을 배워라




먹고살려면 기술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한 말인 것 같고 예전에는 훨씬 더 그랬다. 나도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평생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전문직을 꿈꿨다. 하지만 이 프레임들은 하루가 다르게 그 모양을 바꾸고 있다.








예술이 밥 먹여주는 시대


어릴 때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라 그래서 일부러 멀리했다. 딱히 예술적으로 타고난 것도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이 있기 시작한 후부터 한 가지 좋아한 건 있었다. 그게 피아노 였다. 피아노만큼은 정말 좋아했다. 학원에서도 너무 잘 쳐서 진도가 금방금방 나간다고 신기해했다. 그렇지만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겨우 1년도 못 다니고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부터 내가 다시 피아노를 칠 일은 없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가 "피아노로 먹고 살 것도 아닌데 뭐 하려 하냐. 그만두고 공부해라" 라는 말 때문이었다. 그 말에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그렇게 피아노와는 이별을 했다.


지금은 솔직히 후회하고 있다. 내가 그때 좋아하는 피아노 하나라도 끝까지 배워뒀으면 어땠을까 하고. 그걸로 돈은 못 벌어도 최소한 좋은 취미 하나쯤은 될 수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미련이 많이 남는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피아노를 치려고 하니 어릴 때는 금방금방 돌아갔던 손가락이 이상하리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어릴 때는 하루에 포도알 10개만 그리면 될 것을 지금은 한 달 내내 쳐도 그만큼 할까 말까다.


이제 예술이 배고픈 시대는 점점 끝나가고 있는 것 같다. 내 주변에서만 봐도 예술 하는 사람들이 훨씬 잘 벌고 잘 산다. 예술은 탑티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보니까 꼭 탑티어가 아니라도 일반 직장인 만큼, 혹은 그 이상 잘 먹고살더라. 탑티어들은 예술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아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노력만 하면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예술 하시는 분들은 끝까지 파이팅. 절대 돈이 안돼서 놓지는 마세요.



예술로 먹고 살려면


예술이 제일 어려운 건 정해진 길이 없다는 거다. 좋게 말해서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성공할지 모른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안 좋게 말하면 막막하다는 뜻도 된다. 예를 들어 변호사를 하겠다 하면 길이 명확히 보인다. 대학-로스쿨-변호사 시험. 즉 내가 다음에 뭘 해야 할지 그 스텝이 단계적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줄어든다. 그런데 감각을 쓰는 일들은 그런 루트가 없다. 즉 다음 스텝이 없다는 거다. 그리고 예술은 다른 사람의 컨택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대중성을 얻어야 한다. 이걸 해내지 못하면 정말로 배고픈 예술가가 된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상업 예술이다. 이 부분에서 타협도 필요하다.








기술보다는 감각을 배워라 (According to Draw Andrew)


요즘 날의 예술은 꼭 음미체 가 아니다. 다양한 게 재화가 될 수가 있고 자신만의 세계가 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가 목소리로 먹고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 사람은 지하철의 안내방송을 따라하거나 혹은 성대모사 한 것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아니.. 저렇게도 먹고 살 수가 있다고?' 먹방이 나올때만 해도 먹으면서 돈 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지만 지금은 더한 세상이 되었다. 정말 이제는 무엇이나 재화가 되는 세상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보다는 감각을 배우라는 저 말에 이백프로 동의한다. 생각보다 감성적인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감각적인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는 직장인들 중에도 프로만큼 잘 하는 사람을 자주 보곤 한다. 실제로 그렇게 잘되서 옮겨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정말 부럽다. 자신의 열정이 밥까지 먹여주면 얼마나 행복할까. 꼭 카페만 감성적이라는 법은 없다. 이제 사람도 감성적이고 감각적이어야 하는 시대가 온거다.



감정을 쓰는 일을 하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성적인 걸 굉장히 좋아하는 탓에 그런 것도 있었고 자연스레그런쪽에 관심이 있어 보다 보니까 나도 저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옛날 사람이라 이걸 직업으로 삼아야지 까지는 마음먹을 생각도 못 했다. 탑티어는 고사하고 나는 타고난 재능이 하나도 없어서 이런 쪽으로는 먹고살기는커녕 시작할 일 조차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바램은 바램으로 끝날 뿐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드로우 앤드류 채널을 보게 되었다. 거기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술이 아니라 감각을 배워야 한다고. 이 말이 다시 내 욕망?에 불을 지폈다.


'감성을 쓰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고?'


기술이 아니라 감각을 배워야 하는 이유들이 있었는데 그 말들은 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을 해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용기의 씨앗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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