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2화 동교동 삼거리

by 이상수

나의 첫 회사 사장님께서는 화가셨다. 항상 서울 삼각지를 파리의 몽마르트르라고 표현하시곤 했다. 화가들의 화실이 많았다고 했다. 특히 배고픈 화가들이 더 많았다고...

2007년 즈음, 동교동 삼거리 제일 은행 골목 안에
작은 포장마차 두대가 장사를 했었다. 주 메뉴는 떡볶이와 순대, 어묵이 다였다. 나는 두 분을 한분은 이모, 또 한분은 어머니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 같이 짜장면 짬뽕도 먹고, 어떤 날은 고등어 트럭이 지나가면 고등어도 사서 구워 먹고, 더운 날 도로가 과일 트럭 형님 나오시면 수박도 같이 썰어 먹기도 했다. 그곳엔 신기하게도 항상 배고픈 만화가들이 많이 모였다. 피시방이 생기며 조금씩 일자리를 잃은 나이 많은 출판 만화가들이었다. 다들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 난 항상 첫 번째 어머니 포장마차 당골이었다. 어머니를 잃고 가족이 없어진 나에게는 모두가 진짜 가족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분들도 다 사라지셨다. 옛, 그 시간 그 공간엔 다들 계시는데 지금의 시간엔 안 계신다. 예전에는 가난하지만 의리 있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그립다.
오늘도 작은 용기를 내어 지냈다. 외롭지 않으려고, 슬프지 않으려고......
내일도 용기 내어 살 것이다. 지난 추억에 살아 계셨던 분들이 헛되지 않게, 그들의 사랑과 의리가 거짓이 아녔음을 알기에 내일도 외롭지 않기 위해 용기 내어 살 것이다. 오늘 하루가 내게 와줘서 참 다행이다라는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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