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실감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끝내, 현실을 부정하는 내 자신이
저만치 서있다
상상조차 하기 싫었기에
이만치 그려본 적이 없다
한 순간도 떨어지기 싫어
매 순간 마주할 날을 애가 타게 기다렸던
지난날의 소년은
소꿉장난처럼 모래성을 지었고
형언할 수 없는 무너짐 앞에
찰나의 흩날리는 추억들 앞에
소년에서 다시 어른이 되기를 주저한다.
그래야만 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