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beyond the Grand castle

by 찬란

너를 만나기 전 나는 내가 무척이나 강하다고 자부했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 과정 속에서의 번뇌와 쓰림은, 그리고 인내와 흘려보냄은 나를 충분히 시리도록 강하게 만들었다고 자신했었다. 그런 내 자신이었는데, 내 너를 만나며 많이도 따뜻했었나 보다.


스스로 건재하고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세계는 너를 들이면서, 흑백의 모노톤에서 유채색이 주는 아름다움과 눈부심이 더해졌고, 딱딱하고 곧은 나의 지조와 신념은 너를 닮아가며 곰돌이 젤리처럼 점차 말랑해졌다.


나의 성은 더욱더 강해졌고, 보기 좋게 여유로워졌으며,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씩씩하고 늠름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를

녹여내며

섞여갔다.


허나

그랬었고,

그랬었던 지난날을

기어이 곱씹고 있기에


쉽지가 않다

예전처럼 다시

덤덤하고 냉랭하게

하루를 흘려보내는 게


공백, calli by 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