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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렙 서비스기획자
Sep 26. 2021
미래의 나에게 쓰는 기획서 작성 시 유의사항
"절대 명심...잊지말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획서를 참 많이 수정했다.
첫 번째 버전의 기획서를 공유할 때는,
"완벽해! 모든 내용이 다 들어가있고 아주 명확해!" 자신감에 넘쳤지만,
다시 보니 그 화면에서 놓친 케이스가 있어서, 개발 중에 추가된 내용이 있어서 등
오만가지의 이유로 기획서를 계속x9999 고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 처음부터 이렇게 작성할걸ㅠㅠ" 싶은 뼈아픈 교훈들이 있어
미래의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삐약이 기획자들을 위해 글로 남겨놓는다.
1. 기획서의 공간은 여유롭게 쓰자, 여백의 미
"유의사항이라니 이게 뭐야?"
싶은 내용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기획서 수정 과정에서 제일 후회했던 부분이다.
처음 기획서를 쓸 때 여러 화면을 꾹꾹 눌러담고, 기능명세서도 마지막 한 줄까지 꽉 채워 쓰다보면,
이후에 내용이 하나라도 추가됐을 때 어디 넣을 곳이 없다.
그렇게 되면 아예 페이지를 새로 추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중간에 페이지를 끼워넣게 되면
히스토리 관리도 어렵고, 협업하는 개발자 & 디자이너와도 소통할 때 헷갈릴 수 있고,
또 다른 페이지에 쓴 (16p 참고) 이런 내용들을 모두 고쳐야 한다...
예를 들어 브런치의 모바일 작성 화면 중 플러스 버튼을 누를 때의 화면을 아래처럼 그렸다고 하자.
딱 봐도 내용이 많은...
디폴트 화면부터 스티커, 구분선 첨부 기능까지 한 페이지에 꽉-꽉- 눌러담은 페이지이다.
3-3. 최근 본 스티커를 누르면 최근에 사용했던 스티커를 보여준다고 써있다.
그런데 만약 사용자가 최근 본 스티커가 없다면?
위 화면을 추가로 넣어야 하는데 도저히 넣을 데가 없다.
결국 기획서 페이지를 스티커 첨부 기능, 구분선 첨부 기능을 각각 구분하고 다시 페이지 넘버링을 수정해야 한다.
애초에 작성할 때 스티커 첨부 기능을 따로 떼서 화면을 그리고, 이런 오류 케이스를 넣을 수 있게끔 널널하게 작성했다면 추가 화면도 쉽게 넣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슬픈 일을 겪기 싫다면, 처음 기획서를 작성할 때부터 페이지를 여유롭고 널널하게 써서, 혹시 모를 미래를 준비해 놓자. (역시 여백의 미가 가장 아름다운 것)
2. 단편적인 화면만 보지 말고, 전체의 사용동선을 보자
필자같은 경우는 와이어프레임을 가지고 프로토타이핑을 해서,
사용자의 사용동선을 예상하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놓친 건 없는지 확인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동적인 툴이 아닌,
기획서라는 정적인 화면을 계속 보고 수정하다보면 생각도 단편적으로 하게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 화면에서는 단순하게 '닫기 버튼'으로 처리해야지까지만 생각하고,
"닫기 버튼 누르면 뜨는 화면은 뭐야?"까지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내가 쓰는 건 평면의 기획서이지만, 결국 사용자는 이리 저리 움직이며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꼭 사용동선을 깊게 고려하자!!
3. 용어를 명확하게 정리하자
기획서의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획자는 참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분명히 모두가 같은 화면에 대해 얘기하는데 사용하는 단어는 다 다른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개발자님이 말씀하시는 A가 B를 의미하는 게 맞을까요?"라고 되묻기도 하고,
"그러면 A(=B)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등 괄호를 붙여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심하면 꼬여서 모두의 머리가 지끈지끈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용어를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쓰자.
심지어 기획자 1명이 작성한 기획서에서도 처음에는 A라고 표현했던 기능이 끝에 가면 B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럼 그 전체 기획서를 보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게 A야 B야?" 하고 혼동을 느끼고, 결국 기획자에게 질문을 하거나 아예 다른 기능으로 인지할 수도 있다.
용어를 일관되게 쓰거나, 기획서의 처음이나 Appendix에 용어정리를 해놓거나, 아니면 다른 웹페이지에 정리해놓고 링크를 첨부해놓는 방법 등이 있다.
4. 타이틀은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표현하자
기획서의 화면에 Page ID를 붙이는 기획자도 있지만,
필자같은 경우는 페이지마다 타이틀을 붙여 정리하는 편이다.
그런데 다 같은 타이틀을 붙여버리거나 화면이 아닌 애매~모호한 문구로 정리를 해버리면
디자이너, 개발자 입장에서는 "어딜 말하는 거지?" 싶고,
또 "이 페이지와 저 페이지의 차이가 뭐지?" 싶어 헷갈릴 수도 있다.
타이틀을 정리할 때는 이 내용이 어디에 해당하는 영역인지 가능하면 세부 내용을 좀더 적어주거나,
(1/3) 등의 넘버링 등으로 이 내용이 이어질 거고, 여기서 마지막 장이다 등을 표시해놓는 게 더 명확하다.
예를 들어 아까 기획서 화면을 보면 그냥 플러스 버튼 클릭 시 화면이라고만 되어있는데,
이 경우 플러스 버튼 클릭하는 건 이 페이지에서만 끝나는 건지,
이 페이지에서는 플러스 버튼레이어의 어떤 기능을 담고 있는지 제목만으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아래처럼 좀 더 구체적인 타이틀로 변경하면,
이 페이지에서 어떤 기능을 설명할지 먼저 파악하고 기획서를 볼 수 있다.
타이틀로 해당 내용을 명확하게 표현해서 쉽게 이해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만들자.
5. 처음에 어설프게 생각하고 넘기면 나중에 발목 잡힌다
우리 기획자 동무들은 기획서를 쓸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에서부터 그럼 어떻게 구현할 건지, 사용동선은 어떻고, 다른 기능들과 충돌은 없는지 눈으로 보이진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아주 그냥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사용자들이 기능을 항상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쓰는 게 절대 아니기 때문에,
"만약에 중간에 이탈하면 어떡하지?" "비활성화돼있는 건데 오류라고 인지하면 어떡하지?"
등 최악의 최악인 부정적인 케이스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고민이 다 기획자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ㅎㅎ)
이렇듯 아예 고민을 안하고 기획서에 적힌 내용은 없지만,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보지 못하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채 넘어가면...결국 나중에 다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기획자 혼자만 고민하면 됐었지만, 이후에 놓친 부분은 디자이너들도 개발자들도 작업할 게 생기기 때문에 초반에 많이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필요하다.
이런 이유때문이 아니더라도 고민을 충분히 해야,
이후에 누군가 "이거는 왜 이런 거에요?"라고 질문을 하더라도 "엇 왜그러지" 어버버하는 게 아니라
"아 이 케이스를 생각해봤을 때, 이런 이유가 있어 이렇게 풀어냈어요." 라고 당차게 이야기할 수 있다ㅋㅋ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기획자의 고민은 조삼모사같다. 아침에 3번 고민했으면 저녁에 4번 고민해야하니까, 그럴바엔 아침에 4번 고민해서 저녁에는 좀 더 쉬자! ㅋㅋㅋㅋ
서비스 기획서 작성하는 법을 검색하면,
화면설계, 기능명세서, 서비스 플로우, IA 작성법이 주된 검색 결과로 뜬다.
물론 해당 내용을 잘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더더 공부해서 정리해놓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 실무에 있다보니 기획서 작성에 정도는 없는 것 같다.
회사마다, 부서마다, 작업 범위에 따라 그리고 개개인의 기획자 특성에 따라 기획서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 직접 기획서를 쓰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들이 위의 내용이다.
이 쪼렙 서비스 기획자는 오늘도 이 내용들을 곱씹으며 다음에는 더 나은 기획서를 쓰기 위해 준비해야겠다.
모든 주니어 기획자분들 파이팅하시구 혹시 또 다른 꿀팁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