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브랜드명을 변경하게 된 것은, 브랜드 통합이라는 보다 전략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
'스토리'라는 브랜드를 통해 카카오에서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로, 카카오는 이번 통합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사실 세 서비스는 모두 카카오 산하의 콘텐츠 플렛폼에이라는 점에서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특성을 놓고 보자면 서로 매우 다른 서비스이다. 각각의 서비스 히스토리를 살펴보자.
세 서비스 중 가장 오래된 서비스는 2006년 출시된 '티스토리'다. 초기에는 기존 블로거가 초대를 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구조라, 전문적인 레벨의 콘텐츠가 많았다. 아울러 네이버 블로그 등의 타 서비스와는 달리 CSS/HTML로 원하는대로 블로그를 뜯어고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포인트였다.
다음으로 2012년에 출시한 '카카오 스토리'는, 인스타그램(2010년 출시)을 본뜬 듯한 사진 중심의 SNS다.
싸이월드의 전성기 끝무렵, 모바일 앱 사용에 친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는 SNS 중에서 이용자 수 기준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에도 네이버 밴드 >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순으로 SNS를 사용하고 있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마지막으로 가장 신생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브런치 스토리'(2015년 출시)의 경우 '글' 위주의 플랫폼이다. 카카오 스토리가 인스타그램을 벤치마킹했다면, 브런치 스토리는 '미디엄'이라는 해외 서비스와 비슷하다. 작가 신청을 통해 운영팀의 승인을 받아야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칼럼, 소설, 시, 수필 같은 다소 '책'스러운 글들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볼 때 이 셋이 통합되었을 때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아보인다.
세 서비스가 타겟하고 있는 유저와 사용 목적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분산되어있다고 해서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번 통합은 사용자만을 위한 통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급자의 관점에서 통합이 주는 이점을 생각해보자.
#1 정체되어있는 성장에 한번의 부스터 샷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사진/영상 기반 SNS가 판을 치는 시대에, 네이버 블로그는 Z세대의 또다른 '힙한' 소통창구로 거듭났다. 그러나 카카오스토리와 티스토리는 더이상의 퀀텀 점프가 어려워 보인다. 사진 기반으로는 인스타램이, 글 기반으로는 블로그와 미디엄 등의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통합을 통해 스토리 홈에서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면, 다시 한번 트래픽을 끌어올리며 지표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카카오가 User Generated Contents 플랫폼을 통합하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관리 및 운영 리소스 이슈가 가장 컸을 것이다.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 모두 앞서 말했듯이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역성장을 경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브런치 스토리 역시 아직까지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다보니, 전반적으로 IT 업계 불황인 시기에 내부적으로도 리소스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외부적으로는 '리브랜딩'이라는 명목하에 통합을 하는 것으로 선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존에 중복으로 운영하고 있던 내부 플랫폼(예를 들면 에디터 기능과 같은)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리소스를 분배하는 과정에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3 브랜딩의 측면
통합을 하는 데에는 분명 내부적인 운영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겠지만, 이번 브랜드명 변경 건은 분명 브랜딩의 측면에서도 노렸던 부분이 있을 것이다.
기존의 카카오 '스토리', 티'스토리'에 더해 브런치 역시 브런치'스토리'로 변경하면서, 카카오는 '스토리'라는 상위개념의 새로운 마스터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이를 마케팅 용어로는 '단일 브랜드 전략'이라고 한다.
단일 브랜드 전략의 장점은, 각 서브 브랜드가 동일한 브랜드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를 가진다. 아울러 하나의 브랜드명을 홍보하면 자연스럽게 서브 브랜드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의 절감 효과와 브랜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보니, 2번의 운영 리소스 절감과도 같은 맥락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스터 브랜드 홍보를 통해 홍보 리소스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라는 리브랜딩에는 이렇듯 내부적인 고민이 함께 얽혀있다는 점을 알아보았다. 카카오의 이번 선택이 정말로 운영 리소스를 효율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통합'이라 명목 아래, 더 많은 리소스를 허비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통합을 위한 통합이 되지 않기를.
2. 리멤버가 억대 연봉자에 인증 뱃지를 도입한 이유는?
올해 2월에, 리멤버는 연봉 1억 이상인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리멤버 블랙'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회원들에게는 무료로 비공개 프리미엄 채용공고를 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사실 리멤버 블랙보다 더 HOT한 것은 바로 '1억 인증' 뱃지이다.
연봉 1억을 인증한 사람은 서비스 닉네임 옆에 이를 인증하는 표식이 붙는 것이다.
리멤버는 왜 1억 인증 뱃지를 만들었을까?
리멤버 관계자는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했다가, 뱃지를 희망하는 회원들의 성원에 힘입어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뱃지를 만든 의도는 무엇일까?
#1 커뮤니티 내 소통 신뢰성 강화
리멤버 관계자는 "억대 연봉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소통이 생기는 등 억대 연봉자 인증 뱃지가 커뮤니티에서 영향력 있는 요소로 인식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에게 연봉은 고고익선.
이미 1억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회원들에게 노하우를 구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익명 커뮤니티다보니, '나 고액연봉 받아요'라고 말하는 회원이 진짜 고액 연봉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이 뱃지를 통해서 이 회원은 정말 1억이 넘은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회원들은 안심하고 여러 질문을 할 수 있다.
내부 관계자가 아니어서 알 수 없지만, '연봉이 1억이 넘는 회원이,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동성이 더 높다.' 혹은 '연봉이 1억이 넘는 회원이, 연봉 관련 쪽지를 받는 횟수가 더 많다' 등의 데이터가 있다면 이 뱃지가 더 신뢰성을 주는 장치로 동작하길 바랬을 것이다.
#2 로얄티 프로그램을 통한 리텐션 상승
많은 회원들 중에, 나만 뱃지를 받는 느낌은 마치 백화점에서 VIP용 패키지를 받는 것처럼 특별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런 특별한 느낌은 이 서비스를 더 이용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이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스킴으로, 고객 리텐션에 도움을 주며 스타벅스의 '별'이 이 예시에 해당한다.
#3 고급화 브랜딩
'연봉 1억 이상에게만 뱃지 부여', '연봉 1억 이상인 회원에게만 보이는 프리미엄 채용 공고' 등은 '고액연봉자는 리멤버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액연봉자들을 리멤버에 유입시키는 동인이 되기도 하고, 회원들로부터 '리멤버는 고액 연봉자들이 이용하는 높은 기준의 서비스다'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런 고급화 전략은 선순환이 되어, 고액연봉자들을 또 불러모으며 이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왜 인증 뱃지가 불편한 회원이 존재할까?
그런데 리멤버에는 이 뱃지를 불편해하는 회원들이 존재한다.
한 유저는 "1억 인증 뱃지가 너무 불편한 불편러다. 오프라인에서도 암묵적 계급 때문에 힘든데 여기는 더 직접적으로 연봉 1억 이상이 아니면 쭈구랭이다라는 프레임을 씌워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도대체 왜! 회원들은 이런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걸까?
#1 익명 커뮤니티인데, 외부의 역량이 내부까지 영향을 미침
연봉은 내가 리멤버 서비스 내부에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정해지는 게 아니다. 바깥 세계인 현실세계의 직장에서 나의 역량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리멤버는 자유로운 익명 서비스이다. 내가 밖에서 어떤 역량을 가지는지 알 수 없다.
즉, 서비스 외부에서의 나의 역량이 익명 커뮤니티 내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바깥에서도 연봉에 따라 정해진 눈에 보이지 않는 선들과 연봉을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게 내부에서도 보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고액연봉자들만 입장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운지를 보면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2 뱃지가 주는 benefit이 명확하지 않음
사실 뱃지 자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benefit이 명확하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인들에게 파란뱃지를 제공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생각해보자. 이들은 공인에게 파란 뱃지를 부여함으로써, 수많은 사칭계정과 비슷한 닉네임들 속에서 공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명확한 benefit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블랙핑크 지수의 계정을 찾기 위해 ID의 앞부분을 검색하면 정말 비슷한. 그것도 프사까지 동일한 계정들이 나온다. 그래도 우리는 파란 마크덕분에 쉽게 진짜 지수의 계정을 찾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 파란 뱃지 정책
리멤버는 '소통의 신뢰성'을 향상시킨다고 하지만, 이게 리멤버들 이용하는 대부분의 회원에게 명확한 베네핏을 제공할까? 커뮤니티에서 연봉 이야기는 물론 중요하지만 많은 이야기가 연봉과 관련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주제의 이야기에서 이 뱃지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느끼는 장점보다는,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리멤버가 연봉을 선택한 이유
고연봉자를 유입&락인시켜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전략 자체는 좋다. 그런데 꼭 연봉이어야 했을까?
대한민국에서는 억대연봉은 상위 5%정도 밖에 되지 않고, 필자를 포함해...많은 사람들이 1억 미만의 연봉을 받고 있는데 이들이 1억 뱃지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서비스를 이탈한다면, 오히려 리멤버는 자가당착이지 않을까?
그 이유는, '연봉' 만큼이나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잘 가르침', '의사결정이 명확함', '책임감이 있는', '관리를 잘하는'은 매우매우 중요한 역량이고, 같이 일하다보면 잘 느껴지지만, 숫자로 표현할 수도 증명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연봉만큼이나 다각도로 검토해서 하나의 수치로 검토되는 것은 없다.
기획을 분석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필자가 생각한 것들은 리멤버도 분명히 다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행을 결정한 이유는,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장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 등등보다 명확하게 인증 할 수 있는 '연봉'이라는 수치로 고연봉자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면서 고급화 브랜딩을 하는 것이 서비스 측면에서는 더 얻는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3. 우아한 형제들이 웹툰 시장에 진출한 이유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이 웹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었는가?
'만화경'은 2019년 우아한 형제들이 출시한 웹툰 플랫폼으로,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소소한 재미와 공감, 위로를 줄 수 있는 웹툰 플랫폼을 표방한다.
만화경 서비스
그런데 배달음식 플랫폼과 웹툰 플랫폼은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데, (거의 대척점에 있다고 봐도 될 정도...)어째서 진출하게 된 것일까?
세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보았다.
#1 정부 규제로부터의 자유로움
우선 배달음식 플랫폼은 골목상권 침해 이슈, 플랫폼 노동자 이슈가 있다보니,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시장이다. (물론 독과점 시장에서 불합리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watchdog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대중과의 Public Relation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각 서비스가 자유로운 내부 정책을 가지는 자율 규제로 돌아섰지만, 한 때는 배달 시장에 대한 규제 압박이 있었고, 정권에 따라 앞으로의 규제 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배달료에 대한 여론 역시 예민하다. (필자도 매우 예민하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론이 배달비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달 업체 수수료를 규제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배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입장에서는 법적 Risk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반면 웹툰은 이러한 리스크에서 보다 자유롭다. 웹툰 플랫폼은 오히려 새로운 만화 시장을 열었고, '골목상권 침해'라는 이미지보다는 '웹툰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달의 민족의 '웹툰 시장 진출'은 법적 Risk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선택지였을 것이다.
#2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물리적인 리소스로부터의 자유로움
더군다나 배달음식 플랫폼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 사업이다.
전국의 식당을 공급자로 갖추지 않으면 덩달아 사용자도 플랫폼을 찾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제휴가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배달 라이더도 필수 자본이기 때문에, 직고용을 통해서 고용하거나, 업체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즉, 사업 확장에 아주 다양한 이해 관계가 엮여있다.
출처 - 음식배달 O2O플랫폼산업 현황과 정책에 관한 제언
그러나 웹툰 플랫폼은 플랫폼에 얽힌 이해관계가 단순하다. 웹툰 플랫폼은 보통 1)자체 스튜디오 2)CP사 3)개인 작가와 계약을 체결해서 콘텐츠를 공급받고, 이를 바로 독자에게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 웹툰과 같이 신인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플랫폼에서는 1:1 로 작가와 바로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고 사업 확장과 철수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게다가 웹툰 플랫폼은 배달플랫폼과는 달리 물리적인 리소스가 들지 않는다. 부산 사용자를 타겟하기 위해 부산에 거주하는 작가와 계약할 필요가 없다. 부산에 사는 사용자이든 해외에 사는 사용자이든, 디지털 콘텐츠는 지역적인 한계게 없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콘텐츠 경쟁으로부터의 자유로움
마이클 포터는 산업의 경쟁 환경을 분석하기 위한 '5 forces' 모델을 제안했다.
5 forces 모델
1) 기존 기업 간의 경쟁
2) 잠재적 진입자의 위협
3) 대체제의 위협
4) 구매자의 교섭력
5) 공급자의 교섭력
이중 '1) 기존 기업 간의 경쟁'과 '4) 구매자의 교섭력' 측면에서 배달 플랫폼은 웹툰 서비스에 비해 경쟁 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1) 기존 기업 간의 경쟁
보통 서비스의 차별화가 어려울 때, 모든 서비스에서 동일한 효용을 얻을 수 있으므로 경쟁 강도가 높아진다.
배달 플랫폼은 서비스의 차별화가 어려운 서비스 중 하나이다. 입점된 매장의 수가 사용자의 선택을 받는 데에 중요한 요인인 데다가, 각 매장이 여러 개의 배달음식 시장에 복수 입점이 가능하다. 게다가 제품 가격 역시 입점된 가게에서 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웹툰 시장은 다르다. 네이버 웹툰, 카카오 웹툰처럼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아우르는 플랫폼도 있지만, 보다 마이너한 장르의 웹툰을 취급하면서 차별화를 꿰하는 웹툰 서비스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경쟁 강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4) 구매자의 교섭력
사용자가 공급자를 바꾸는 전환 비용이 낮거나, 사용자가 이용하고자 하는 제품이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 구매자의 교섭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구매자의 교섭력이 높으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토요일 밤, 당신이 치킨을 시킨다고 가정해보자. 배달의 민족 앱을 켰을 때, 배달료가 너무 비싸다고 판단한다면 곧바로 쿠팡이츠 앱을 켜면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전환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게다가 어디에서 시키든지 배달 경험에 큰 차이가 없다. 배민이든 쿠팡 이츠든 입점된 치킨집은 거기서 거기일 뿐더러, 요즘에는 쿠팡이츠나 배민 모두 한집만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웹툰의 경우, 내가 보고 싶은 웹툰은 딱 하나의 플랫폼에서만 연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가 대체하기 어렵다. 구매자의 교섭력 측면에서 볼 때에도 배달 시장 보다는 웹툰 시장의 경쟁 강도가 낮다고 할 수 있겠다.
마치며
당연한 말이지만 기획자는 기획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기획을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했을 때는 명확하게 답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필자가 생각하는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통찰력이 있다' 라고 생각한다.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하면 더 잘 될 수 있을지를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서, 가장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기능을 기획해야 하니 말이다. 통찰력 있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온갖 서비스를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