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by 돈끼호떡

나뭇잎이

장렬히 떨어졌습니다


하나씩 뜯으며

나무는 무엇을 미루는지


보이는 대로 빈자리를 파고드는

뻔뻔함이 필요하다고

저는 다리를 꼬았으니

당분간 뽑을 수 없을 겁니다


무언가 스며들수록

열매는 핏방울로 고입니다


아빠가 으쌰 올려주면

아이는 손끝으로

열매를 둥글게 합니다


터지지도

묻어나지도 않는


진동벨이 울립니다

나는 아직 떨어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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