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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민 Jul 24. 2024

2. 일가(一家)를 이루다

석가모니,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인류의 스승들의 삶에 나타나는 두 번째 공통점은 깨달음을 얻은 이후 제자들을 양성하고 일가(一家)를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석가모니는 승려들로 이루어진 승단(僧團)을 구성하였는데 10대 제자가 유명하고, 공자 또한 수천 명의 제자를 가르쳤는데 육십일자(六十一子), 칠십자(七十子), 칠십이 현(七十二賢)이라 하여 70여 명의 제자들이 유명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많은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로 사형을 선고받게 되는데 그의 제자들 중에는 안티스테네스, 아리스티포스, 에우클리데스, 파이돈, 플라톤, 아이스키네스, 크세노폰 등이 유명합니다. 예수는 열두 명의 제자, 12사도를 양성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인류의 스승들은 제자를 양성하고 자연스럽게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스승들의 가르침은 제자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이러한 가르침은 지금도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서양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으며, 석가모니는 불교, 공자는 유교, 예수는 기독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철학과 종교와 신앙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시초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수많은 현자(賢者)들이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했는데, 이렇게 제시된 답들이 바로 철학(哲學)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철학의 한 분야로 발전하게 됩니다. 바로 존재론과 자연철학이 그것입니다. 인식론과 논리학, 언어학 등도 철학의 한 분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러한 논의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궁극의 문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종교(宗敎)란 근본적인 가르침, 가장 높은 가르침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하여 철학자들이 제시한 수많은 답 중 사람들의 공감을 많이 획득하여 체계적으로 발전한 것이 바로 종교입니다. 종교의 각종 의식(儀式)과 종교 자체를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요컨대 종교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체계화된 가르침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체계화된 가르침인 종교에 개인적인 확신 내지 신념이 결부된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특정 종교의 가르침을 진리로 수용하고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입니다. 결국 신앙의 핵심 주제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입니다. 

이처럼 철학, 종교, 신앙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주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가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철학(수많은 가르침) → 종교(체계화된 가르침) → 신앙(신념화된 가르침)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치어 제대로 된 모색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대세에 편승하여 살고 맙니다. 하지만 인류의 스승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모색의 시간을 거쳐 각자 답을 찾았고 자신이 찾은 답을 철저히 실천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르침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루어 일가를 형성하였습니다. 

인류의 스승들은 자신들의 가르침을 글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가르침은 제자들에 의해 정리되었습니다. 이 또한 인류의 스승들의 공통점입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많은 불교 경전들에 수록되었고, 공자의 가르침은 논어, 대학, 중용, 맹자 등 사서(四書)에,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은 플라톤의 저서에, 예수의 가르침은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서에 수록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자기 스승의 가르침을 들은 대로 기록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형식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이 또한 공통점 중 하나입니다. 인류의 스승이 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제자를 키우십시오. 그리고 절대로 저서를 남기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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