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를 보내기란 어쩌면 이렇게 쉽지 않은 것인지...
출근길,
마음과는 반대로 사무실로 향해야 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사무실이 고통을 주는 곳이 된 건, 비단 야근 때문만은 아니다.
좋은 결과를 바라며 최대한 시간을 짜내,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죄책감까지 누르며 해내며 무언가를 겨우 해내도 조직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면, 2등은 차라리 포기한 것보다 못한 것이다.
날 선 말을 계속 듣는 것도, 언제쯤 가볍게 튕겨버릴 수 있을 것일까?
좁디좁은 곳에서 답답하고 힘든 마음을 쉽게 드러낼 수도 없다.
어려워도 잘해보자며 나 자신을 토닥였던 기운이 이제 메말라버린 것이 느껴진다.
아무렇지 않은 척 가면을 쓰는 통에, 웃음마저도 메말라 버렸다.
그저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보며 잠시 현실로부터 도망쳐보다가
누구에게보다 씩씩해 보이고 싶은 우리 아이들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본다.
무엇이 가장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일까?
아마도 나마저 나를 의심하고, 믿지 못하기 때문인 듯하다.
상대방은 나에게 가시 돋친 말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를 못 내는 내가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낭떠러지에서도 구하고 믿어줄 사람은 오로지 나뿐인 것이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로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위축되어
괴로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모자랄 수도 있다.
직장은 내 부족한 부분을 감싸주지도, 감싸줄 이유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수고했다.
나는 지금 터널의 가장 어두운 곳을 지나고 있다.
터널이 어떤 식으로든 끝날 것임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터널이 지나는 동안
여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나 자신을 내동댕이쳐 피부가 벗겨지도록 상처가 나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는 일일 것이다.
누구나 일등이 될 순 없다.
사회는 비록 일등만이 빛이 나지만,
누군가를 속이지 않고, 시간을 거짓으로 보내지 않고, 능력치의 모든 것을 다 바쳐도 안 된 것이라면
나만은 스스로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터널 끝에 도착했을 때
비록 남루해지고, 사회의 언저리로 밀려나더라도
내가 나에게 친구로 남아있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