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진 Jul 21. 2024

예술이 어떠해야 한다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어요

잘 그린다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예술

https://youtu.be/s5 OcGVnoc3 I? si=MFMSpJ3 EJCFb9-4n


근현대로 들어오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는 등 일체의 예술 행위가 화가 나 음악가 등 예술가 개인의 사유물과 사유의 전유물로 여겨지게 된 것이고, 사실 그 이전 시대에 예술가들은 기록자(?)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은 지배 계층, 종교나 왕정에 소속되어 활동을 했습니다. 


유명한 미켈란젤로 같은 조각가들도 당대 최고의 가문인 메디치 가문이나 교황청 요구로 그림을 그렸고 조선 혹은 그 이전 시대만 하더라도 그림 작품의 대부분은 불교 미술이고 이후에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문이(?) 나면 왕의 얼굴을 그리는 왕정 화가로 활동을 했죠. 김홍도 하면 조선 후기 민중의 삶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왕의 얼굴을 그릴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화가였고요. 


따라서 지금 현재 예술가들이 생각하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라는 개념은 사실상 19세기가 지나고서야 서서히 형성된 것이며, 이 과정에서 예술이 기존에는 지배 계급에 복속했던 한계를 벗어버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위치로 내려오게 되는 거죠. 물론 왕정이나 종교에 속했어도 다양한 방식으로 당대 지배 계층을 비판하는 예술가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는 다분히 암묵적이고 상징적인 것이었고 (현대인들이 암호처럼 풀어야 하게 됐고) 근대에서 현대로 오면서 예술은 이제 사회를 비판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현대 예술을 풍미하는 예술가들을 보면, 앤디 워홀만 하더라도 그림을 잘 그리고 묘사가 탁월해서라기보다는 당시 새로운 문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매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현상을 날카롭게 비판적인 시각으로 묘사한 것으로 시작했으며, 제프 쿤스의 어떤 행위 사진이나, 데미안 허스트 같은 화가는 심지어 동물의 사체를 분해하여 전시함으로써 인간의 유한성을 가감 없이 드러냈죠. 아시겠지만 데미안 허스트는 심지어 직접 그림을 그리지 않는 화가로도 유명할 정도로, 이제 그림이나 예술 영역에서 <잘 그린다>는 개념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봐야 됩니다. 아, 뱅크시는 예술가들이 인정받고(?) 싶어 안달이 나있는(?) 옥션인가 거기 권위를 무너뜨리면서 오히려 더 명성을 얻고 있잖아요. ^^


때문에 어떤 주제를 정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방식 자체가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못 그리겠다는 식의 과정) 지금은 사실상 유효하지가 않고, 이제 AI가 시대가 되면 정확한 묘사는 기계가 인간보다 더 잘할 수가 있게 됐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관점을 확고히 하고 그 관점 안에서 보이는 세상을 묘사하는 것도 하나의 그림을 수가 있게 됐습니다. 말씀하시는 것처럼 스스로를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라고 생각한다면, <화가는 무조건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알았다>는 일반 대중의 편견에 저항해서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의 전시> 이렇게 접근해도 무방한 시대가 됐다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는 예술가들도 있고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알 수조차 없이 해괴한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도 있는 세상이라서, 어떤 면에서는 예술가 사이 끝을 알 수 없는 경쟁(?)에 도입을 했고 그로 인해 무언가를 예술가로서 끊임없이 해도 이름 하나 얻기가 힘든 시대가 됐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화가는 어떠해야 한다, 음악가는 어떠해야 한다가 사실상 무너진 지금 시점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예술로서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도 봅니다. 그려 놓고 뭔가 추하다 싶은 생각이 들면 그 자체로 드러내도 무방한 시대라는 거죠. ^^;;;

작가의 이전글 남을 돕는 좋은 일을 하는 데도 돈이 들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