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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토의 광역철도화가 필요하다

일본의 JR 시티열차처럼 전국토 광역철도화로 균형발전 초석 삼아야


커버사진은 2027년에 개통할 예정인 충청권(대전) 광역철도 차량 VR 이미지. 사진 출처=코레일 보도자료


일본의 코레일이라고 할 수 있는 JR(물론 한국과 달리 부분 민영화되었지만)을 좀 타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일본은 신칸센이 아닌 일반 재래선에서는 우리나라 ITX나 무궁화 같은 좌석위주의 우등열차가 아닌 대부분 그냥 우리나라 광역철도 같은 입석 통근열차 위주인 것을 알 것이다.


특히 수천만명의 인구가 밀집한 초거대 대도시권인 도쿄 수도권이나 오사카 간사이권뿐만 아니라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 히로시마, 센다이 같은 지방 대도시권은 물론 중소도시 지역도 이렇게 되어 있다.


물론 우등열차도 다니지만 주로 신칸센이 안 다니는 도시에서 신칸센 있는 가까운 도시로 연결하는 신칸센 연계성이 강한 특급열차지 서울행이 대부분인 한국의 ITX나 무궁화처럼 고속열차와 병주해 초장거리로 다니는 열차는 아니다.


사실 원래 일본도 한국처럼 일반 재래선이 중장거리 우등열차가 주류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주요 간선에 신칸센이 대거 도입되어 선로 용량의 여유가 생기고 자가용 보급 등으로 교통 문제가 극심해지면서 통근전철 운영방식이 ‘시티열차’(シティ電車)라는 명칭으로 1980년대부터 지방 주요 대도시권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 지금 JR의 보편적인 열차 운영이 되었다.


시티열차는 동네 간이역이라도 시간표를 보지 않고 언제든지 나가서 저렴한 운임으로 지역 거점역까지 갈 수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도 지난 여행에서 인구 110만여 명의 지방 대도시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 시티열차의 유용함을 몸소 체험했다.


필자는 히로시마 근교 미야지마를 여행하고 히로시마현 너머 20km 떨어진 이와쿠니를 구경하려고 했다. 여기서 필자는 현 경계(한국으로 치면 도 경계) 너머 지역을 시내버스로 연결되지 않는 지역을 가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히로시마 시티 네트워크’라는 히로시마 대도시권의 JR 시티열차 시스템이 있어서 단지 미야지마 선착장 바로 앞 JR 간이역에서 20분 간격의 이와쿠니행 전철을 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와쿠니에서 관광하고 약 40km 떨어진 히로시마 시내로 돌아가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이와쿠니역에는 약 20분 간격으로 히로시마역까지 가는 전철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야마구치현 동쪽 끝인 이와쿠니역에는 히로시마와 야마구치의 전철 운행계통이 나누는 곳이라 90km 떨어진 야마구치 현청 소재지인 야마구치의 신야마구치역으로 가는 전철이 약 40분마다 있다.


신야마구치역에서는 야마구치현 서쪽 끝인 시모노세키까지 연결되는 전철이 있으며 게다가 시모노세키에서는 아예 해협 건너 규슈의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하카타까지 거의 마을버스 배차간격으로 전철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일본의 전국토가 전철화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근교 마을이니 농어촌 지역에서 시간표를 보지 않고 탈수 있는 조밀한 배차로 지역 주요 도시나 가까운 신칸센 환승역까지 가는 전철이 있는 체계가 일본은 이미 30년 전부터 도입되어 있다.


또한 이미 중장거리는 초고속열차인 신칸센이 있으니 우등열차가 사라져도 큰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언제든지 우등열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내 이동이 더욱 용이해지는 것이고, 장거리 측면에서도 훨씬 더 빠르고 배차간격이 짧은 신칸센이 있는 역까지 언제든지 전철타고 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서울로 가는 교통편만 기형적으로 발전된 한국과 달리 생활권과 교통 체계가 지역 내 주요 도시 중심으로 재편되니 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다고 생각한다.


이렇기에 한국에도 필자는 당장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은 일본의 신칸센처럼 KTX가 대도시간 중장거리 교통을 맡고 있고 KTX와 같은 구간을 달리는 ITX나 무궁화 등 기존 우등열차는 통근 전철이 맡아도 되는 중단거리 수요 위주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주요 간선축인 경부호남은 고속전용선이 이미 신설되어 일반선은 용량의 여유가 많다.


중앙선이나 경전선 같이 고속전용선이 없는 간선 구간도 KTX하고 일반열차가 병행해 들어갈 수 있도록 복선으로 준고속화로 개량되고 있어 선로용량은 충분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ITX나 무궁화호 같은 우등열차는 역도 어중간하게 많이 정차하면서 좌석형 우등열차라 지방 대도시의 근거리 통근수요에 충족하지 못할 분더러, 인구가 수천~수만 명이 있는 꽤 큰 마을이나 소도시에 있는 간이역이라도 하루에 고작 무궁화 몇 편 정차하는 곳이 허다하다.


게다가 전철보다 가격은 비싼데 코레일 입장에서는 KTX(소요시간, 배차간격), 고속버스(가격)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니 적자는 적자대로 보고 또한 고객들은 열차를 시간표를 보고 타야 되니 연선 주변 주요 도시 가기가 불편하고, 지방 대도시는 광역권이 형성과 확장이 수도권보다 더디니 지역 불균형은 더욱 심화된다고 본다.


반면 광역철도가 전국토에 도입된다면 이제 농어촌이나 중소도시에서도 주변 대도시로 손쉽게 가 백화점, 공연장, 영화관, 대학병원 등 고차원의 인프라를 손쉽게 누릴 수 있다. 반대로 지방 대도시도 주변 중소도시, 농어촌의 수요까지 끌어 모으니 인프라 수준이 한층 더 높아질 기회일 수 있다.


그리고 대도시에서의 근교지역의 통근이 유리해지면서 중소도시나 농어촌에 산업시설 입지가 용이해 지고 인력 부족 현상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고객 입장에서도 무궁화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변 대도시까지 이동해 시내버스나 지하철로 손쉽게 환승할 수 있고 교통카드만 있으면 언제든지 탈 수 있으며 열차를 눈앞에서 놓쳐도 몇 시간 아니 다음날을 기약하던 것과 달리 30분 정도만 기다리면 탈 수 있다.


게다가 무엇보다 건설비용이 저렴하다. 기존 국철을 활용하니 토지 매입 비용도 크게 아끼고 그냥 신호 체계와 선로 약간만 손보면 되고 역사도 기존 역사를 개량하거나 신규역사도 선로위 선상역사로 큰 토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역을 만들면 된다.


그리고 코레일에서도 광역철도는 지자체에 설치비용 일부를 법적으로 분담시킬 수 있고 오히려 운용에 기관사 포함 2-3명이 필요한 기존 우등열차와 달리 기관사 1명으로만 운영하는 2-3량짜리 통근전철이라 운영비용도 줄이고 중장거리는 KTX에 집중함으로써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지자체 압장에서도 일부 비용을 분담한다고 해도 고속도로 신설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광역교통망 확충하고 이를 통해 지역 소멸을 방지하고 국철이라는 방대한 국가 인프라를 지역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광역철도 중복 구간 시내버스를 교통 소외지역으로 돌릴 수 있고, 자가용 사용을 줄여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도 자가용 없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환경적으로도 유리하다고 본다.


물론 한국도 이미 지방에 광역전철을 건설하고 있다. 동해선(부산울산권)과 대경선(대구권)은 개통되었고 충청권(대전권)도 이미 전동차를 발주하고 건설 중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부족하다. 아직도 부산에서 창원이라는 두 대도시 사이는 가까운 거리에 연담도시로 경전선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정부는 이곳에 광역전철 도입하는 것에 소극적이고, 대구권이나 대전권은 모든 통근 대도시권을 잇는 연장은 확정도 안 됐다.


또한 전주-익산-군산이나 여수-순천-광양, 강릉-동해처럼 법적인 광역대도시권으로 지정 안된 지방 연담도시권은 구체적 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으며, 곧 있으면 그나마 간이역에 소수 정차하던 우등열차인 무궁화마저 노후화로 폐지될 운명인데 농어촌 간이역에 대한 대책은커녕 주요 역만 정차하는 서울행 위주의 ITX 열차만 나오고 있다.


이제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이 바꿔야 한다. 균형발전은 무조건 서울 중심의 교통이 아닌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교통이 필요하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전국토 광역전철화라고 본다.



참고 및 출처 자료 #1 - 홍보센터 > 홍보 > 보도자료 >세부 - 한국철도공사

참고 및 출처 자료 #2 - シティ電車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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