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_프롤로그

by 크렁 아저씨

2022년 12월 18일 헬싱키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첫 공황발작을 경험하면서, 나와 공황이란 녀석과의 동행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어언 2년 반 동안 함께한 여정 속에서 어려웠던 것들과 반대로 얻은 것들 그리고 공황 덕분에 나의 본질을 찾게 된 긴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나에게는 그 긴 여정을 이해해 주고 함께해 준 고마운 가족도 있었고, 때맞춰 시작한 상담심리학 학사과정도 이 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외국에 살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온라인 인지교육 과정과 그 안에서 만난 따뜻한 동행님들의 응원, 그리고 재발을 경험하면서 찾게 된 융 기반 꿈 분석가와의 만남도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결국 공황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그 과정 중에 얻은 이해와 실천은 오로지 나, 바로 당사자의 몫이었다. 그 과정이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하는 것을 알았기에 용기를 내어 한 발씩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갔다. 때론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때론 그 긴 여정 속에서 내가 어디쯤 와있나 하는 궁금증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때론 금방이라도 공황과 이별할 것 같은 자만심 뒤에 따라오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어느 과정이 지나니 이런 동행이 나에게 있어 은혜이고 기회란 생각이 들면서, 이 전에는 보이지도 깨닫지도 못했던 새로운 나의 내면에서 나의 본질을 찾는 행복과 카타르시스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겪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 그렇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도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의 소중함, 어느 순간부터 잊고 지낸 삶의 소소한 것들에 대해 행복을 다시 찾게 된 이야기까지...그리고, 조금씩 나에게도 찾아오기 시작한 삶에 대한 본질에 대한 이해와 의미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원하던 그렇지 않던 이런 길에 막 들어서신 분들, 혹은 그 여정 중에 있어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한 분들께, 공황을 한 발 먼저 경험한 초보 공황인의 좌충우돌 이야기들이 그 분들에게 가야하는 공황이란 길을 미리 대략적으로 볼 수 있는 지도의 역할이 되면 좋겠다. 바라건대 때로는 아주 작고 희미하지만 의미 있는 나침판과 등대로 이 글이 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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