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달빛 서재… 이름이 참 예뻐요.”
나는 커피를 마시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준혁은 잔을 닦던 손을 멈추고,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예전엔… 밤마다 책을 읽었어요.
회사 다닐 땐 낮엔 지치고, 밤엔 달빛 아래서만 숨을 쉴 수 있었거든요.”
그의 말은 조용했지만,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래서… 그때의 위로를 기억하고 싶어서, 이 이름을 붙였어요.”
나는 그를 바라봤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순간이었다.
“그럼 여긴… 준혁 씨의 서재네요.”
내 말에 그는 살짝 웃었다.
“이젠 소연 씨 것도 돼요. 자주 오시니까.”
그 말에, 심장이 살짝 뛰었다.
그저 카페에 자주 왔을 뿐인데,
그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따뜻했다.
그날은 손님이 거의 없었다.
카페 안은 조용했고, 음악도 꺼져 있었다.
우리는 창밖을 함께 바라보며, 말없이 시간을 보냈다.
“소연 씨는… 어떤 순간에 숨 쉬어요?”
그의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지금요.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서,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위로가, 커피보다 더 따뜻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