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대기실
신랑 대기실 (사랑채)
이산갑은 검은색 사모관대를 입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달리 긴장해 보였다.
고요한 긴장
사랑채 안에는 은은한 향 냄새가 퍼져 있었다.
검은 사모관대를 차려입은 이산갑은
바람 한 점 없는 방 안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창호지 문 너머로 들려오는 혼례 준비 소리—
북소리, 분주한 걸음, 마당에서 들려오는 웃음.
그러나 그 모든 소음은
그의 귀에는 묘하게 멀게만 들렸다.
거울 앞에 선 그는
자신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오늘의 표정은
늘 침착하고 단단하던 그와 달랐다.
입술은 굳어 있었고, 손끝은 미세하게 떨렸다.
산돌은 (옷깃을 매만지며) "도련님, 오늘 정말 멋지십니다."이산갑: (거울을 보며) "...너무 화려한 것 같은데."
민지영은(시어머니로서 미소 지으며) "아들아, 오늘만큼은 화려해야지. 평생에 한 번뿐인 날인데."
이산갑이 "어머니..."하며 민지영을 바라보았다
민지영은 (손을 잡으며) "지윤 씨는 훌륭한 분이야. 네가 좋은 선택을 했구나."
이산갑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어머니."
흔들림
그 말에 산갑은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앞에서는 강한 체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혼례의 기쁨보다
어둡고 길게 드리워진 불안의 그림자—
전날 밤 정혁진의 경고가
그의 마음 한구석을 계속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형님, 누가 이 혼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채의 고요함이
점점 더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표정 하나 흔들지 않았다.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듯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산갑
“감사합니다… 어머니.”
결심
민지영은 그 미소만으로도 충분했다는 듯
가볍게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 준비하자.
지윤 씨가 곧 나올 거야.”
문 바깥에서는
혼례 북이 천천히 울리기 시작했다.
그 울림은
마치 운명을 부르는 북소리처럼
사랑채의 공기를 흔들고 있었다.
산갑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혼례복의 금빛, 굳은 눈매,
그리고 말했다.
“지켜야 한다.
오늘, 반드시.”
그리고 그는 조용히 문을 열었다.
기쁨과 불길함이 교차하는
그날의 혼례식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