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
초례가 끝난 후, 마당에서 간단한 피로연이 열렸다. 푸짐한 음식이 차려지고, 사람들이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웠다.
동네 노인 한 명이 이산갑에게 다가와 술잔을 건넸다.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이제 대를 이으셔야지요!" 이산갑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다른 노인은 강지윤에게 덕담을 건넸다. "강 선생님, 환영합니다. 이제 우리 마을 사람이 되셨어요!" 지윤은 정중히 미소 지으며 답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때, 학동들이 신랑신부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선생님, 저희 학당 언제 다시 열려요?" 한 학동이 재촉하듯 물었다. "강 선생님도 우리 가르쳐주실 거예요?" 다른 학동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지윤을 바라봤다.
강지윤은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곧 다시 열 거야. 그때 많이 배우자." 학동들은 "네!" 하고 힘차게 외치며 기뻐했다.
이은주가 다가와 언니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속삭이듯 부드러웠다. "언니, 축하해요. 정말... 잘 어울려요." 지윤은 은주의 손을 맞잡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고마워, 은주야. 네가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야." 이은주는 언니의 눈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용기를 내셨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거예요." 두 자매의 눈빛 속에는 서로를 향한 깊은 이해와 사랑이 담겨 있었다.
피로연의 흥겨움 속에서도, 강지윤과 이산갑은 서로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약속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앞날에 어떤 시련이 닥쳐올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이미 함께 걸어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