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65)

잠시의 이별

by 이 범

“소연 씨, 기차표 예매했어요.”
출판사 편집자가 말했다.
“서울 북페어 일정에 맞춰서요.
작가 토크는 오후 2시,
그전엔 인터뷰도 잡혀 있어요.”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책방을 비우는 게 아직도 조금 낯설어요.
이 공간이 나 없이도 괜찮을까…”
준혁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책방은 네가 만든 문장으로 숨 쉬니까,
잠깐 자리를 비워도
그 숨결은 그대로일 거야.”

그날, 소연은 책방 구석에 앉아
잠시 떠날 준비를 했다.
창가에 작은 메모를 붙였다.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그 사이에도 이 공간은 조용히 당신의 마음을 기다립니다.”



준혁은 그 메모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연아,
네가 없는 며칠 동안
책방을 지키는 게…
생각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와.”

소연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준혁아,
내가 없는 동안
책방을 지켜주는 너한테
내 마음도 함께 맡길게.”

밖은 가을의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잠시의 이별 앞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단단히 붙잡았고,
그 마음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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