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34)

우리답게

by seungbum lee

“소연 씨, 출판사에서 다시 연락 왔어요.”
준혁이 말했다.
“이번엔 책방 이름을 딴 에세이집을 함께 만들자는 제안이에요.
달빛 서재에서 태어난 문장들을 모아서요.”

소연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책방 구석의 메모들을 떠올렸다.
손님들이 남긴 짧은 문장들,
그녀가 직접 적은 위로의 글귀들.

“그건… 조금 마음이 움직이네요.”
소연은 말했다.
“상업적인 굿즈보다,
이 공간에서 태어난 이야기를 담는 건
우리답잖아요.”

준혁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우리답게,
조용하지만 진심을 담아서.”

그날, 두 사람은 책방 안에서
에세이집에 담을 문장을 함께 골랐다.
소연은 오래된 노트를 꺼내
그동안 적어온 글들을 펼쳤고,
준혁은 그 옆에서 조용히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드는 문장이 되고 싶었다.”
> “이 공간은, 나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 작은 기적이었다.”

밖은 초여름의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아.”
준혁이 조용히 말했다.
“이 책이 나오면,
우리 이야기도 조금 더 멀리 닿을 수 있을까?”

소연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멀리 닿아도 괜찮아.
우리가 지켜야 할 건,
이 공간의 온기니까.”

그날, 두 사람은
‘우리답게’라는 단어를
책방 한쪽에 조용히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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