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89)

다시 쓰는 시작

by 이 범

"다시 쓰는 시작"

“소연 씨, 페스티벌 후기 기사 떴어요.”
편집자가 보낸 링크엔
소연의 낭독 장면과 관객들의 반응이 담겨 있었다.
“‘조용한 문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다’
라는 제목이에요.”




소연은 그 문장을 읽고
책방 창가에 앉았다.
그녀의 노트엔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가 펼쳐져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이제는 네 글이
책방을 넘어서 사람들의 일상에 닿고 있어.
그게 참… 멋져.”



소연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글을 시작하는 자리는
늘 이 책방이었어요.
여기서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쓰게 되니까.”


그날, 그녀는 첫 문장을 적었다.

“돌아온 자리에서,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준혁은 그녀의 옆에 앉아
그 문장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 문장…
우리 이야기 같아.”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우리의 시작도,
조용한 자리에서부터였으니까.”

밖은 가을의 햇살이 창을 부드럽게 타고 들어왔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시 쓰는 시작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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