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10)

붉은 맹세

by 이 범


김원봉의 의열단
옌안에 도착한 지 한 달 후, 백정치는 김한오와 함께 중요한 모임에 참석했다. 조선의용대를 이끄는 김원봉이 옌안을 방문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김원봉. 그 이름만으로도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전설이었다. 1919년 만주에서 의열단을 창설하고, 일제에 맞서 폭탄 투척과 요인 암살을 감행했던 혁명가. 그가 이끄는 조선의용대는 중국 각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모임 장소는 한 동굴 속이었다. 옌안의 많은 회의가 이렇게 동굴에서 열렸다. 일본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백정치는 어둠 속에서 김원봉을 처음 보았다. 그는 생각보다 말랐지만, 눈빛만큼은 날카로웠다.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동무들." 김원봉의 목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일제는 지금 중국을 침략하고 있소. 우리 조선도 이미 그들의 발아래 신음하고 있소.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중국 인민과 함께 일제를 무너뜨릴 것이오!"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백정치도 손뼉을 쳤다. 가슴이 뛰었다.
"우리는 새로운 전사들이 필요하오. 옌안에 도착한 동무들 중에서 젊고 건강한 사람은 조선의용대에 합류하기를 바라오.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오. 조선의 해방을 위해!"
김한오가 백정치의 어깨를 두드렸다. "기회요. 의열단에 들어가면 우리는 진정한 혁명가가 되는 것이오."
백정치는 망설이지 않았다. 모임이 끝난 후 그는 김원봉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저를 받아주십시오. 조선의용대에서 싸우고 싶습니다."
김원봉은 백정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름이?"
"백정치입니다."
"왜 싸우려 하오?"
백정치는 잠시 멈칫했다. 솔직하게 말해야 할까? 신분 상승을 위해서? 살기 위해서? 아니,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조선을 해방시키고 싶습니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원봉은 잠시 백정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하지만 혁명의 길은 험난하오.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오."
"각오되어 있습니다."
김한오를 비롯한 일곱 명의 동료들도 함께 조선의용대에 지원했다. 그들은 한 달 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총검술, 사격, 폭약 제조, 게릴라 전술. 백정치는 처음으로 총을 쥐어보았다. 무거웠지만, 묘하게 안심이 되었다. 이제 그도 무기를 든 사람이 되었다.

월, 화, 목,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