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온 시간
"함께 걸어온 시간"
“소연 씨, 오늘은 책방 문 닫고
조금 늦게까지 걸을래요?”
준혁이 말했다.
“우리, 이 거리도 꽤 오래 함께 걸었잖아요.”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책방만큼 이 길도
우리의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죠.”
그날, 두 사람은
책방 문을 닫고
조용한 골목을 따라 걸었다.
가을의 바람은 부드럽게 불었고,
가로등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란히 늘어났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100번째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우리’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적었어요.”
준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단어,
이제는 우리 삶의 중심이니까.”
소연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책방도, 글도,
그리고 당신도…
모두 내 삶의 문장이 되었어요.”
그날 밤, 두 사람은
책방으로 돌아와
창가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셨다.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고,
벽엔 지난 100개의 문장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이제,
다음 문장을 써야겠네요.”
소연이 말했다.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문장은
우리의 다음 계절을 데려오겠지.”
그날, 두 사람은
함께 걸어온 시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