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유함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10년(1428년)
충청도 공주
주인공:
이복(李福, 83세): 의로운 선비, 승리한 장군
김사라(金沙羅, 73세): 복의 아내
이득(李得, 58세): 복의 조카
혜능 대사(慧能大師, 68세): 고승, 멜키체덱의 역할
박대감(朴大監, 50세): 패배한 토호
남원 수령(南原守令, 45세): 소돔 왕의 역할
최만리(崔萬理, 45세): 복의 동료
승리 후의 만남
박대감을 물리치고 돌아오는 길.
공주 근처, 왕의 골짜기라 불리는 넓은 평야.
"이복 어르신께서 오십니다!"
마을 사람들이 환호했다.
"만세!"
"의인이시다!"
복은 수레에서 내렸다.
"과찬이십니다."
"하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왔다.
혜능 대사였다.
하지만 평소와 달랐다.
황금빛 가사를 입고.
손에는 빵과 포도주를 들고 있었다.
"대사님?"
복이 놀랐다.
"복 거사."
혜능 대사가 미소 지었다.
"승리를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만, 그 옷은...?"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특별한 날?"
"그렇습니다. 하늘님의 제사장으로서 당신을 축복해야 하는 날입니다."
복은 이해하지 못했다.
혜능 대사는 빵과 포도주를 내밀었다.
"이것을 받으십시오."
"무엇입니까?"
"빵은 생명입니다."
"포도주는 기쁨입니다."
"당신이 생명을 구했으니, 생명의 양식을 받으십시오."
"당신이 의로운 승리를 얻었으니, 기쁨의 술을 받으십시오."
복은 빵과 포도주를 받았다.
혜능 대사가 손을 들어 축복했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늘님께."
"이복 거사는 복을 받으리라."
제사장의 축복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혜능 대사의 목소리가 평야에 울려 퍼졌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늘님."
"만물의 주재이신 그분."
"당신께서 이복 거사를 축복하소서."
"그가 의로운 싸움을 싸웠나이다."
"조카를 구하기 위해."
"백성을 구하기 위해."
"팔십삼의 노구로."
"두려움을 이기고 나아갔나이다."
복은 고개를 숙였다.
"삼백십팔 명과 함께."
"밤에 적을 쳤나이다."
"당신의 지혜로."
"당신의 능력으로."
"적들을 이복 거사의 손에 넘겨주신."
"지극히 높으신 하늘님."
"당신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아멘!"
사람들이 함께 화답했다.
혜능 대사가 복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복 거사여."
"당신은 의로운 자입니다."
"하늘님께서 당신과 함께하심을 온 백성이 보았습니다."
"당신의 후손이 복을 받을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가십시오."
"평안히."
"하늘님께서 당신과 함께하실 것입니다."
축복이 끝나자.
복은 수레로 돌아가 보따리를 가져왔다.
"대사님."
"네?"
"이것을 받아주십시오."
보따리를 열자 은자가 가득했다.
"이게 무엇입니까?"
"십일조입니다."
"십일조?"
"제가 얻은 전리품의 십 분의 일입니다."
"하지만 거사께서 전리품을 가지지 않으셨다고..."
"가지지 않았습니다."
복이 말했다.
"하지만 전쟁 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재물."
"그것의 십 분의 일을 드리는 것입니다."
"하늘님께서 저를 지켜주셨으니."
"승리를 주셨으니."
"감사의 표시입니다."
혜능 대사는 감동했다.
"복 거사..."
"받아주십시오."
"이것으로 가난한 자들을 도우십시오."
"과부와 고아를 돕고."
"병든 자를 치료하고."
"하늘님의 일을 하십시오."
혜능 대사가 은자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거사."
"당신의 마음을 하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남원 수령의 제안
그때 남원 수령이 나타났다.
"이복 어르신!"
"아, 수령님."
"잘 만났습니다."
수령이 말했다.
"저희가 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전리품입니다."
수레 여러 대가 왔다.
곡식, 가축, 은자, 금...
"이게 다 무엇입니까?"
"박대감에게서 빼앗은 것들입니다."
"사람들은 돌려드렸고."
"남은 재물입니다."
"어르신께서 가지십시오."
복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습니다."
"예?"
수령이 놀랐다.
"필요 없다니요?"
"이것은 어르신 것입니다!"
"아닙니다."
복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이시며."
"지극히 높으신 하늘님이신 주님께."
"내 손을 들어 맹세하오."
복은 실제로 하늘을 향해 손을 들었다.
"실오라기 하나라도."
"신발 끈 하나라도."
"수령님의 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소."
"하지만..."
"수령님께서는."
복이 수령을 똑바로 보았다.
"나중에 내가 이복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하실 것이오."
"그런 일 없습니다!"
"있을 것이오."
"사람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오."
"제가 이것을 받으면."
"수령님은 은혜를 베푼 것처럼 여기실 것이오."
"그리고 나중에 제게 무언가를 요구하실 것이오."
수령은 할 말을 잃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 어르신... 사람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구나...'
복이 계속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소."
"하늘님께서 제게 주신 것으로 충분하오."
"다만."
"네?"
"젊은이들이 먹은 것은 빼야지요."
"삼백십팔 명이 며칠 동안 먹었으니."
"그 값은 치러야 하오."
"아, 그건..."
"그리고 나와 함께 갔던 사람들."
"최만리와 그의 동료들."
"그들은 자기 몫을 가져야 하오."
"그들도 싸웠으니까요."
수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진정한 부유함
공주로 돌아오는 길.
최만리가 물었다.
"어르신, 왜 재물을 거절하셨습니까?"
"필요 없어서요."
"하지만 저희는 받았는데..."
"자네들은 받아야지."
복이 미소 지었다.
"자네들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
"하지만 어르신께서도..."
"나는 충분히 가지고 있네."
복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님께서 주신 것으로."
"그럼 왜 십일조는 드리셨습니까?"
"그것은 다르네."
"어떻게요?"
"십일조는 감사의 표시라네."
"하늘님께 드리는 것이지."
"사람에게 빚지는 것이 아니라네."
최만리는 깨달았다.
"아... 그래서 남원 수령의 재물은 거절하셨군요."
"그렇네."
"사람에게 빚지면."
"자유롭지 못하네."
"언젠가 그 빚을 갚아야 하지."
"하지만 하늘님께는."
"빚을 진 것이 아니라."
"은혜를 받은 것이라네."
그날 밤, 집에 도착했다.
사라가 반겼다.
"여보!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그렇소."
"재물은요? 많이 가져오셨나요?"
"아니오. 아무것도 안 가져왔소."
"예?"
사라가 놀랐다.
복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더 부자가 되었소."
"재물도 없는데요?"
"재물이 다가 아니오."
복은 아내의 손을 잡았다.
"내가 의롭게 행동했소."
"탐욕을 이겼소."
"하늘님의 축복을 받았소."
"그것이 진정한 부유함이오."
사라는 남편을 이해했다.
"맞아요. 당신은 이미 부자예요."
"마음이 부자죠."
에필로그 - 두 종류의 부
일 년 후.
사람들이 두 이야기를 했다.
하나는 복의 이야기.
"이복 어르신은 재물을 거절하셨대."
"남원에서 가져온 전리품을."
"하나도 안 가지셨대."
"왜요?"
"사람에게 빚지기 싫으시래."
"하늘님만 의지하신대."
"대단하시네."
다른 하나는 박대감의 이야기.
"박대감은 망했대."
"전쟁에서 진 후로."
"사람들이 다 떠났대."
"재물만 믿고 살았는데."
"재물이 다 없어지니 끝 이래."
"불쌍하기도 하지."
혜능 대사는 복을 찾아왔다.
"복 거사."
"대사님, 어서 오십시오."
"그때 주신 십일조."
"네."
"정말 잘 쓰고 있습니다."
"유접소(留接所 = 지금의 고아원)나 . 진장(賑場) 을 세웠습니다."
"과부들을 돕고 있습니다."
"병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거사님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하늘님 덕분이지요."
혜능 대사가 물었다.
"거사님,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무엇을요?"
"그 많은 재물을 거절하신 것."
복은 웃었다.
"전혀요."
"왜요?"
"제게는 더 귀한 것이 있으니까요."
"무엇입니까?"
"자유입니다."
"자유?"
"그렇습니다. 사람에게 빚지지 않은 자유."
"탐욕에서 벗어난 자유."
"하늘님만 의지하는 자유."
"그것이 돈보다 귀합니다."
혜능 대사는 합장했다.
"아미타불."
"거사님은 진정한 부자이십니다."
십 년 후.
복은 구십삼 세가 되었다.
여전히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았다.
적당히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 불렀다.
"이복 어르신이 제일 부자야."
"왜요?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마음이 부자잖아."
"탐욕이 없잖아."
"자유롭잖아."
"하늘님과 함께하잖아."
"그게 진짜 부자지."
복의 손자가 물었다.
"할아버지, 우리는 가난한가요?"
"아니다."
"부자인가요?"
"그것도 아니다."
"그럼 뭐예요?"
"자유롭단다."
"자유?"
"그래. 돈에 매이지 않고."
"사람에게 빚지지 않고."
"오직 하늘님만 의지하며 사는 것."
"그게 제일 좋은 거란다."
손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자라서.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자유가 이것이구나."
"돈이 많아도 자유롭지 못하면 가난한 것."
"돈이 적어도 자유로우면 부자인 것."
"할아버지는 진정한 부자셨구나."
"살렘 왕 멜키체덱이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였다. 그는 아브람에게 축복하며 말하였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아브람은 복을 받으리라. 아브람은 그 모든 것의 십 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소돔 왕이 말하였다. 재물은 그대가 가지시오. 아브람이 대답하였다. 실오라기 하나라도 신발 끈 하나라도 그대의 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소."
- 창세기 14:18-23
부에는 두 종류가 있다.
소유의 부.
자유의 부.
소유의 부는 쌓아도 부족하다.
더 갖고 싶어진다.
사람에게 빚지게 된다.
결국 노예가 된다.
자유의 부는 적어도 충분하다.
감사하게 된다.
하늘님께만 빚진다.
결국 자유롭게 된다.
복은 자유의 부를 선택했다.
재물을 거절했다.
십일조는 드렸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빚지기 싫었고.
하늘님께 감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 부를 선택할 것인가?
소유?
자유?
답은 명확하다.
자유.
그것이 진정한 부유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