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세계(The World of Chaos) 2

혼돈속으로

by 이 범

혼돈 속으로

민준은 박지수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님, 카오스 이론을 배우고 싶습니다."

지수는 놀란 표정으로 민준을 봤다.

"증권회사 애널리스트가 왜 갑자기?"

"제 모든 예측이 빗나갔습니다. 완벽한 분석이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제 시스템(economic system)은 대표적인 카오스 시스템입니다. 수많은 변수들이 비선형적(nonlinear)으로 상호작용하죠."

"그럼 예측은 불가능하단 말입니까?"

"단기(短期)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기는... 본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민준은 충격을 받았다. 그의 모든 커리어는 '예측'에 기반했다.

지수는 컴퓨터를 켰다.

"보세요. 이것이 로렌츠 어트랙터(Lorenz attractor)입니다."

화면에는 나비 모양의 기묘한 궤적이 나타났다. 두 개의 날개처럼 생긴 구조를 중심으로 선이 끝없이 돌고 있었다.

"이 시스템은 완벽한 결정론적 법칙을 따릅니다. 하지만 보세요. 궤적은 절대 같은 길을 두 번 지나가지 않습니다. 예측 불가능하죠."

"왜 그런 겁니까?"

"초기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값을 1.000000과 1.000001로 시작하면..."

지수는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처음에는 두 궤적이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완전히 달라졌다.

"이것이 초기조건 민감성(sensitivity to initial conditions)입니다. 카오스의 핵심입니다."

민준은 매일 지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그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있었다.

프랙탈(Fractal) - 만델브로트 집합(Mandelbrot set)의 무한한 복잡성

이상한 끌개(Strange Attractor) - 예측 불가능하지만 패턴을 가진 궤적

분기이론(Bifurcation Theory) - 작은 변화가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순간

엔트로피(Entropy) - 무질서도의 증가

"교수님, 그럼 세상은 결국 무질서(無秩序)를 향한다는 건가요?"

지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카오스는 무질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境界, edge)에 있는 것입니다."

그는 칠판에 그림을 그렸다.

완전한 질서 → 카오스의 경계 → 완전한 무질서

(Order) (Edge of Chaos) (Disorder)

"생명(life)은 이 경계에 존재합니다. 너무 질서정연하면 변화가 없고, 너무 무질서하면 구조가 없죠. 카오스의 경계에서 창발(創發, emergence)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