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의 우물 (1)

나그네의 계약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35년(1453년) 여름
경상도 그라르에서 브엘세바까지
주인공:
이아함(李亞含, 108세): 의로운 선비, 약속의 아들을 얻음
김사래(金沙萊, 98세): 아함의 아내
이사(以思, 1세): 약속의 아들
이스마(以思馬, 22세): 아함과 하예의 아들
하예(夏禮, 52세): 명나라 출신 여종
박왕(朴王, 56세): 그라르 지역 토호, 아비멜렉의 역할
피흘(皮屹, 45세): 박왕의 군대 장수, 피콜의 역할
혜능 대사(慧能大師, 93세): 고승
이스마의 추방
세종 35년 여름.
이사가 젖을 떼는 날.
아함이 큰 잔치를 열었다.
"우리 아들이 젖을 떼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온 동네가 모였다.
음식이 풍성했다.
술이 흘렀다.
노래와 춤이 있었다.
"이사 도령 만세!"
사람들이 환호했다.
사래는 행복했다.
"여보, 우리 아들 좀 보세요."
"튼튼하게 자라는구려."
"하늘님께 감사드려야 해요."
"그렇소."
그런데 사래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스마가 이사를 놀리고 있었다.
"흥, 약속의 아들?"
"너는 아직 젖도 못 뗐잖아."
"내가 형이야."
이스마는 이사를 밀쳤다.
"으앙!"
이사가 울었다.
사래는 화가 났다.
'저 아이가 내 아들을 괴롭히다니...'
'하예의 아들이...'
'여종의 아들이...'
저녁이 되었다.
사래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왜 그러시오?"
"저 여종과 그 아들을 내쫓으세요."
"뭐라고?"
아함이 놀랐다.
"하예와 이스마를요?"
"네."
"왜요?"
"여종의 아들이 내 아들과 함께 상속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제발이에요."
사래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저 아이가 이사를 놀렸어요."
"괴롭혔어요."
"그냥 형제끼리 장난친 것 아니겠소?"
"아니에요!"
"여보..."
"내쫓으세요. 당장!"
아함은 괴로워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스마는 내 아들인데...'
'어떻게 내쫓을 수 있나...'
'하지만 사래도 이해가 되고...'
다음 날 새벽.
하늘님께서 아함에게 말씀하셨다.
"아함아."
"네, 하늘님."
"그 아이와 네 여종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라."
"하지만..."
"사래가 네게 무슨 말을 하든 그 말을 들어라."
"이스마를 내보내라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왜입니까?"
"이사를 통해서 네 후손이라 불릴 것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여종의 아들도 네 자식이니."
"나는 그도 한 민족이 되게 하겠다."
아함은 눈물을 흘렸다.
"알겠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아함은 빵과 물 부대를 가져다.
하예에게 주었다.
"이것을 가지고 가시오."
"어디로요?"
"떠나야 하오."
"예?"
하예가 놀랐다.
"왜요?"
"사래가... 원하오."
"마님이요?"
"그렇소."
"이스마 때문입니까?"
"...그렇소."
하예는 눈물을 흘렸다.
"알겠습니다."
"미안하오."
"아니에요.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예는 이스마를 불렀다.
"이스마야, 가자."
"어디로요, 어머니?"
"우리... 떠나야 한다."
"왜요?"
"묻지 마라."
아함이 이스마를 안았다.
"이스마야."
"네, 아버지."
"잘 가거라."
"아버지... 저희를 버리시는 건가요?"
"아니다."
아함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늘님께서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드실 것이다."
"어머니 말씀 잘 들어라."
"네..."
하예와 이스마는 떠났다.
남쪽으로.
브엘세바 광야로.
아함은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하늘님, 저들을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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