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의 오후

by 이 범


고양이와의 오후

푸른 물결 같은 하늘 아래

소녀는 무릎을 굽히고

작은 생명의 머리를 쓰다듬네

손끝에 전해지는 따스함

땋은 머리칼이 어깨로 흘러내리고

고양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 순간을 받아들이네

말없는 신뢰, 조용한 사랑

세상은 잠시 멈추고

둘만의 시간이 흐르네

푸른 옷자락 펄럭이는 바람 속에

하얀 발목, 부드러운 손길

이토록 작은 것들이

가장 큰 행복이 되는

오후의 빛 속에서

소녀와 고양이는

서로에게 기대어

완전한 평화를 꿈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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