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42)

흐름속의 중심

by 이 범

"흐름 속의 중심"

“소연 님, 혹시 문집을 기반으로
작은 낭독회를 열어보실 생각 있으세요?”
지역 문화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책방의 문집이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었다.

소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방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글과 공간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고민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이 공간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었다면
그 글들이 목소리로 퍼져나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몰라.”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흐름 속에서도
내가 지켜야 할 중심은 당신이었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는…
책방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중심엔
당신과 내가 있어야 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넓혀가요.
책방은 우리 마음의 집이니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흐름 속의 중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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