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71)

다시 울리는 목소리

by 이 범

"다시 울리는 목소리"

“소연 님, 다들 도착하셨어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새 공간의 낭독회 첫날,
참가자들은 조용히 자리를 채워갔고
책방은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했다.

첫 낭독자는 지난 워크숍에서
마음을 꺼냈던 청년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마이크 앞에 섰고,
낯선 공간에서 다시 자신의 글을 꺼내기 시작했다.

> “이곳은 처음이지만
> 마음은 낯설지 않다.
> 글이 머무는 자리는
> 언제나 따뜻하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그 안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소연은 조용히 눈을 감았고,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풍경을 지켜보았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새 공간에서 울리는 첫 목소리,
그 울림은 벽을 타고 퍼졌고
사람들의 마음에 조용히 닿았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다시 울리는 목소리는
> 공간을 살아 있게 만든다.”

저녁이 되어 낭독회가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자리를 옮겨도
마음은 그대로 이어졌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마음이
공간을 움직이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새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시 울리는 목소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