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잇는 사람
카메라 앞의 소녀
2001년 봄, KBS 아나운서 공채 최종 면접
"최유나 씨, 마지막 질문입니다."
"네."
스물세 살 유나는 긴장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이유가 뭔가요?"
유나는 잠시 생각했다.
"사람들을 연결하고 싶어서입니다."
"연결요?"
"네. 뉴스는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잖아요.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전하고, 진실을 알리고..."
"저는 그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면접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합격입니다."
유나는 눈물을 참았다.
'해냈다...'
2002년, 첫 방송
"안녕하십니까. 최유나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유나는 빛났다.
따뜻한 미소. 명확한 발음. 진심이 담긴 목소리.
"오늘 아침 뉴스입니다..."
그녀는 타고났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새 아나운서 누구야? 목소리 좋다."
"웃는 게 진짜 예쁘네."
"뉴스인데 마음이 따뜻해져."
유나는 순식간에 인기 아나운서가 되었다.
2003년, 특집 다큐멘터리
"유나 씨, 이번에 특집 맡아볼래요?"
"어떤 거요?"
"한국의 다리. 역사부터 현대까지."
"다리요?"
"네. 흥미롭지 않아요? 다리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거든요."
유나는 관심이 생겼다.
"해볼게요!"
촬영은 전국을 돌았다.
한강 다리, 광안대교, 시골의 작은 다리들...
"이 다리는 언제 지어졌나요?"
"일구팔오 년대요. 그때 우리 마을이 처음 외부와 연결됐지."
노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 다리 덕분에 아들이 도시 학교 다닐 수 있었어. 지금은 서울서 의사야."
유나는 감동했다.
'다리는... 인생을 바꾸는구나.'
촬영 중 사고
"유나 씨, 저기 새로 짓는 다리 좀 찍어볼까요?"
"좋아요!"
건설 현장.
거대한 다리가 세워지고 있었다.
"이 다리 설계자 인터뷰할 수 있을까요?"
"가능할 겁니다. 잠깐만요."
잠시 후, 한 남자가 나왔다.
안전모를 쓴,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안녕하세요. 하도람입니다."
"최유나입니다. 케이비에스 아나운서요."
악수.
유나는 그의 손을 느꼈다.
거칠었다. 일하는 사람의 손.
하지만 따뜻했다.
"다리 설계하신 거예요?"
"네. 이 다리는..."
하도람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열정적으로. 눈을 빛내며.
유나는 듣는 척하며 그를 관찰했다.
'이 사람... 다리를 사랑하는구나.'
인터뷰가 끝난 후.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하도람이 제안했다.
"...네?"
"다리 이야기 더 해드릴게요. 방송에 도움 될 거예요."
"아, 네. 좋아요."
카페에서
"다리는요, 단순히 건너는 게 아니에요."
하도람이 열정적으로 말했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을과 마을을 잇고, 꿈과 현실을 잇는 거죠."
유나는 감탄했다.
"제가 아나운서가 된 이유랑 똑같네요."
"네?"
"저도 연결하고 싶어서 이 일 시작했어요. 세상과 사람을."
하도람의 눈이 빛났다.
"우리... 비슷하네요."
"그러게요."
둘은 웃었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두 달 후
"유나 씨."
하도람이 전화했다.
"네, 하도람 씨."
"그... 다큐멘터리 잘 봤어요. 정말 좋았어요."
"감사해요. 하도람 씨 덕분이에요."
"아니에요. 유나 씨가 제 이야기를 잘 전달해줘서..."
침묵.
"유나 씨."
"네?"
"저... 밥 같이 먹을래요?"
"인터뷰요?"
"아니요. 그냥... 밥."
유나는 웃었다.
"좋아요."
두 세계의 만남
2004년, 연애 시작
"유나야."
"응?"
"나... 고백할 게 있어."
"뭔데?"
"나... 너 좋아해."
유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도람의 서툰 표현들. 어색한 미소들. 모두 알고 있었다.
"나도."
"...정말?"
"응. 나도 좋아해."
하도람은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우리... 사귀는 거야?"
"응."
"와..."
유나는 웃었다.
'참 순수한 사람이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유나야, 미안한데..."
"응?"
"이번 주말도 못 만날 것 같아."
"왜? 또 현장?"
"응. 부산 다리 시공 문제가 생겨서..."
유나는 실망했지만 참았다.
"괜찮아. 일이 중요하지."
"미안해..."
"아니야. 네 일 사랑하는 거 알아."
하지만 속으로는 아팠다.
'나보다 다리가 더 중요한가...'
2005년, 첫 위기
"하도람아,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무슨 일이야?"
"우리... 요즘 너무 안 만나지 않아?"
"미안해. 일이 바빠서..."
"항상 일이잖아."
"그게..."
"나는 네 여자친구야? 아니면 가끔 만나는 사람?"
하도람은 당황했다.
"당연히 여자친구지!"
"그럼 시간 좀 내줘. 제발."
유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도람은 처음 봤다. 유나가 우는 걸.
"유나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고만 하지 말고, 바꿔줘."
"...알았어. 바꿀게."
변화의 시도
하도람은 스케줄을 조정했다.
주말은 무조건 유나와.
평일 저녁도 최대한 함께.
"오늘 뭐 하고 싶어?" 하도람이 물었다.
"영화 볼까?"
"좋아!"
영화관.
하도람은 조는 척하며 졸았다.
액션 영화였지만, 그는 로맨스도 액션도 관심 없었다.
하지만 유나가 좋아하니까.
유나는 알았다. 하도람이 자는 척하는 거.
하지만 고마웠다.
'노력해주는구나.'
2006년, 프러포즈
"유나야, 저기..."
"응?"
한강 다리 위.
야경이 아름다웠다.
"나... 이 다리 설계했어."
"응, 알아."
"그리고 이 다리 이름이 '희망의 다리'야."
"왜?"
"사람들이 이 다리 건너면서 희망을 품으라고."
"좋은 이름이다."
"그리고..."
하도람이 무릎을 꿇었다.
"나는 너랑 평생 이 다리를 건너고 싶어."
"인생이라는 다리를."
반지를 꺼냈다.
"결혼해줄래?"
유나는 울었다.
"바보... 이런 데서 무릎 꿇으면 어떡해..."
"그럼 답은?"
"당연히... 응."
2007년, 결혼식
결혼식장은 한강이 보이는 곳.
"신랑 신부 입장!"
유나는 아름다웠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미소 지으며.
하도람은 넋을 잃었다.
'이 여자가... 내 아내가 되는구나.'
서약.
"최유나 씨, 하도람 씨를 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까?"
"네."
"하도람 씨, 최유나 씨를 아내로 맞이하겠습니까?"
"네!"
키스.
박수.
신혼여행
"여보, 신혼여행 어디 갈까?"
"음... 유럽?"
"좋아! 파리, 런던..."
"그리고 베네치아!"
"베네치아?"
"응. 거기 다리가 사백 개 넘어."
유나는 웃었다.
"역시... 다리."
"미안, 다른 데 갈까?"
"아니야. 좋아. 너랑 함께면 어디든."
아내에서 동반자로
2008년, 첫 아들 탄생
"아들입니다!"
하도람이 감격했다.
"이름 뭐로 할까?"
"준서. 하도람 준서."
"뜻은?"
"준비된 서쪽. 항상 준비하며 넓게 나아가라는..."
"좋아."
첫 아들, 하도람 준서.
하지만 육아는 힘들었다
"여보, 준서 좀 봐줘!"
"미안, 지금 설계 중이야..."
"맨날 설계야!"
유나는 지쳤다.
방송 일, 육아, 집안일... 모두 혼자.
"나도 일하는 사람이야!"
"알아, 미안해..."
"미안하다고만 하지 말고!"
쾅!
유나가 방문을 닫았다.
하도람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2010년, 둘째 아들 탄생
"또 아들이에요!"
"이름은?"
"준호. 넓은 호수처럼."
둘째 아들, 하도람 준호.
하지만 유나는 한계였다.
"여보, 나 방송 그만둘까 봐."
"왜? 너 방송 좋아하잖아."
"애들 키우기 힘들어. 혼자서는."
하도람은 죄책감을 느꼈다.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그만해! 도와줘!"
"...알았어."
변화의 시작
하도람은 스케줄을 다시 조정했다.
아침은 아이들과.
저녁은 무조건 집에.
"아빠, 같이 놀아줘!"
"그래, 준서야."
서툴렀다.
아이들 노는 법을 몰랐다.
하지만 노력했다.
"아빠, 블록으로 다리 만들어!"
"다리? 좋아!"
하도람은 신이 났다.
블록으로 완벽한 현수교를 만들었다.
"우와! 아빠 대단해!"
유나는 웃으며 지켜봤다.
'역시 다리 바보네.'
하지만 고마웠다.
2012년, 유나의 새로운 도전
"여보, 나 재단 만들려고."
"재단?"
"응. 다리 안전 재단."
하도람은 놀랐다.
"왜 갑자기?"
"작년에 다리 붕괴 사고 있었잖아. 사람들 많이 다쳤어."
"응..."
"너의 일을 보면서 깨달았어. 다리는 중요해. 생명과 직결되니까."
"그래서 다리 안전을 알리고, 점검하고, 교육하는 재단을 만들고 싶어."
하도람은 감동했다.
"유나야..."
"응?"
"고마워. 내 일을 이해해줘서."
"당연하지. 나 네 아내잖아."
"도와줄게. 기술적인 부분은."
"고마워, 여보."
다리안전재단 설립
"오늘 '다리안전재단' 출범식을 갖겠습니다."
유나(삼십사 살)가 이사장으로.
하도람이 기술 고문으로.
"우리 재단은 한국의 모든 다리를 안전하게 만들겠습니다."
"정기 점검, 시민 교육, 안전 캠페인..."
박수.
언론이 주목했다.
"전 아나운서 최유나, 사회활동가로 변신"
"남편 사업 홍보? 아니, 진짜 전문가"
유나는 증명했다.
그녀는 단순한 아나운서가 아니었다.
진짜 활동가였다.
2015년, 첫 성과
"이사장님! 성수대교 재점검에서 균열 발견했습니다!"
"큰일 날 뻔했네요."
유나는 즉시 움직였다.
언론 브리핑, 정부 보고, 보수 요청.
"다리는 생명입니다.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그녀의 카리스마.
전 아나운서답게 대중 소통이 완벽했다.
"최유나 이사장 덕분에 큰 사고 막았다."
"역시 전문가."
하도람은 자랑스러웠다.
"여보, 대단해."
"당신한테 배운 거야."
"내가?"
"응. 다리 사랑하는 법."
2018년, 아이들의 성장
"엄마, 나 토목공학과 갈래."
준서(열 살)가 말했다.
"정말? 왜?"
"아빠처럼 다리 만들고 싶어."
유나는 웃었다.
"아빠 영향 많이 받았구나."
"응! 아빠 멋있어!"
준호도 끼어들었다.
"나는 아나운서 할래!"
"왜?"
"엄마처럼 사람들한테 중요한 거 알려주고 싶어!"
유나는 눈물이 났다.
"고마워, 얘들아."
"왜?"
"엄마 아빠 일을 자랑스러워해줘서."
함께 건너는 다리
2020년, 코로나 위기
"이사장님, 다리 점검을 못 하겠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돼요. 다리는 멈출 수 없어요."
유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드론 점검, 원격 모니터링, AI 분석.
"하도람, 이거 가능해?"
"해볼게."
부부는 협력했다.
하도람이 기술을, 유나가 실행을.
석 달 후.
"성공했습니다! 비대면 다리 점검 시스템!"
뉴스가 떠들썩했다.
"위기를 기회로. 최유나 이사장의 혁신"
2024년, 준서의 대학 입학
"엄마, 아빠! 나 서울대 토목공학과 붙었어!"
"축하해!"
하도람이 아들을 안았다.
"자랑스럽다, 아들."
"아빠처럼 멋진 엔지니어 될게!"
유나는 옆에서 웃었다.
'이 부자... 똑같네.'
2026년, 욕단 회장 별세
장례식.
유나는 하도람을 도왔다.
"여보, 힘들지?"
"응... 아버지가..."
"울어도 돼. 나 여기 있어."
하도람은 아내 품에서 울었다.
유나는 그를 안고 있었다.
'이 사람... 참 순수해.'
이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순수함.
그게 좋았다.
욕단가 분쟁 시기
"형제들이 싸우고 있어."
하도람이 걱정했다.
"도와줄 수 있어?" 유나가 물었다.
"모르겠어... 어떻게?"
유나는 생각했다.
"당신 특기가 뭐야?"
"다리?"
"맞아. 사람들을 연결하는 거잖아."
"그럼?"
"형제들을 연결해. 다리처럼."
하도람은 깨달았다.
"유나야, 천재야!"
"알아. 그래서 네 아내지."
화해의 다리
"형님들, 제 이야기 들어주세요."
하도람이 형제들 앞에 섰다.
"저는 평생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왜요? 단절된 것을 연결하려고요."
"우리 형제들... 지금 단절되어 있습니다."
"제가 다리가 되겠습니다."
"모두를 연결하는."
유나는 뒤에서 남편을 봤다.
눈물이 났다.
'멋있어...'
형제들도 감동했다.
"하도람... 고마워."
"우리가 잘못했어."
화해가 시작되었다.
2027년, 공동 경영 체제
"하도람 형님, 인프라 총괄 맡으시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유나 이사장님도 홍보 고문으로..."
유나가 일어섰다.
"제가 하겠습니다. 욕단그룹의 사회공헌 홍보."
"환영합니다!"
부부가 함께 일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2028년, 부산-대마도 해저터널 착공
"오늘 역사적인 착공식을 갖겠습니다."
하도람이 설계한 최대 프로젝트.
유나가 홍보를 맡았다.
"이 터널은 단순한 교통로가 아닙니다."
"한국과 일본을 잇는 평화의 다리입니다."
"백만 명의 삶을 바꿀 희망의 다리입니다."
그녀의 연설에 사람들이 감동했다.
"역시 최유나."
"말을 참 잘해."
하도람은 아내를 봤다.
'내가 만들고, 당신이 전하고...'
'완벽한 팀이야.'
2030년, 준서의 첫 프로젝트
"아빠, 나 첫 다리 설계했어!"
"정말? 어디?"
"강원도 작은 마을에."
"규모는?"
"작아. 하지만... 그 마을 사람들한테는 세상을 바꿀 다리야."
하도람은 감격했다.
"그래... 다리는 크기가 아니라 의미지."
"아빠한테 배웠어."
준호도 말했다.
"나는 내년에 아나운서 시험 볼 거야!"
"엄마처럼?"
"응! 엄마처럼 사람들한테 중요한 거 전하고 싶어!"
유나는 두 아들을 안았다.
"자랑스러워, 너희."
2035년, 은퇴 기념식
"오늘 우리는 최유나 이사장의 이십삼 년 활동을 축하합니다."
유나(오십칠 살)가 무대에 섰다.
하도람이 옆에.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좋은 남편을 만나서."
하도람이 웃었다.
"그가 다리를 사랑하니까, 저도 다리를 사랑하게 됐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다리는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꿈이라는 걸."
"단절을 연결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저는 그걸 사람들에게 전했을 뿐입니다."
박수.
하도람이 일어났다.
"아내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유나야, 고마워."
"내 꿈을 이해해줘서."
"내 일을 사랑해줘서."
"그리고... 함께 다리를 건너줘서."
"인생이라는 다리를."
유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야말로 고마워."
"당신 덕분에 의미 있는 삶을 살았어."
부부는 포옹했다.
이십팔 년 전처럼.
한강 다리 위에서처럼.
2036년, 손주의 탄생
"할머니! 저 아기 낳았어요!"
준서가 전화했다.
"축하해! 남자? 여자?"
"남자예요. 이름은... 도현."
"도현?"
"다리 도, 나타날 현.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다리를 만들라고."
유나는 병원으로 갔다.
손주를 처음 안았다.
"안녕, 도현아..."
작은 손이 그녀의 손가락을 잡았다.
하도람이 옆에서 말했다.
"우리 손주도 다리를 만들겠네."
"그러게. 삼 대가 다 다리."
"좋은 거 아니야?"
"응. 좋아."
유나는 웃었다.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어."
"나도."
"평생 재미있었어."
"아직 안 끝났어. 더 오래 살 거야."
"그래. 같이."
에필로그: 두 사람의 다리
2040년, 금혼식
"결혼 오십 년을 축하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였다.
준서와 준호가 축사를 준비했다.
"저희 부모님은 완벽한 팀입니다."
"아빠는 만들고, 엄마는 전합니다."
"아빠는 기술자, 엄마는 소통가."
"하지만 둘의 공통점이 있어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다리든, 말이든, 모두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
박수.
유나가 일어섰다.
"감사합니다, 모두."
"저는 평생 운이 좋았어요."
"좋은 남편, 좋은 아이들, 좋은 일."
"하지만 가장 운이 좋았던 건..."
하도람을 봤다.
"이 사람과 인생이라는 다리를 건넜다는 것."
"때로는 흔들렸어요. 때로는 무서웠어요."
"하지만 손을 잡고 건넜어요."
"그리고 지금도 건너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하도람이 아내의 손을 잡았다.
"나도 마찬가지야."
"당신 없었으면... 외로웠을 거야."
"다리만 있고 사람이 없는 삶."
"하지만 당신이 채워줬어."
"고마워, 유나야."
"나야말로."
둘은 키스했다.
오십 년 전처럼.
한강 다리 위에서처럼.
그날 저녁, 한강 다리 위
부부는 손을 잡고 다리를 걸었다.
"여기서 프러포즈했었지?"
"응. 삼십사 년 전."
"시간 빠르다."
"그래도 행복했어."
"나도."
"여보."
"응?"
"다음 생에도 당신이랑 결혼할 거야."
"나도."
"그리고 또 다리 만들 거야?"
"당연하지. 그게 내 인생인데."
유나는 웃었다.
"역시 다리 바보."
"당신은 말 바보고."
"뭐?"
"말로 사람들 마음에 다리 놓잖아."
"...맞네. 우리 둘 다 다리쟁이네."
둘은 웃었다.
다리 위에서.
한강 야경을 보며.
손을 꼭 잡고.
"인생은 다리다. 혼자 건너면 무섭지만, 함께 건너면 아름답다."
— 최유나, 2040년
작가의 말
최유나와 하도람의 이야기는 많은 부부들의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왔지만.
사랑으로 연결되고.
이해로 다리를 놓고.
함께 인생을 건너갑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무너질 뻔하지만.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섭니다.
그것이 결혼이고.
그것이 사랑입니다.
모든 부부에게 이 이야기를 바칩니다.
함께 건너는 다리는 아름답습니다.
- 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