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86)

다음 장을 여는 문장

by 이 범

"다음 장을 여는 문장"

“소연 님, 문집 인쇄 들어갔습니다.”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번 호엔 그분의 글이 실려요.
편집자들도 감동받았다고…
책방의 철학이 다른 방식으로 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소연은 조용히 책방을 둘러보았다.
낯익은 공간,
하지만 그 안엔
새로운 흐름이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책방이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문장을 품고 있어.
그게 참… 기쁘고 따뜻해.”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문집을 읽는 손님들의 눈빛엔
조용한 울림이 번지고 있었고,
그 울림은 공간을 다시 살아나게 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다음 장을 여는 문장은 공간이 자라나는 가장 조용한 방식이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누군가의 시작을 품고
그 시작을 이어주는 자리가 되었어요.
그게 참… 아름다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시작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음 장을 여는 문장 속에서

월, 화,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