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벌과 절망 (1950-1952)
토벌과 절망 (1950-1952)
1950년 봄, 국군의 토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빨치산에게 봄은 없었다.
국군의 대대적인 토벌작전이 시작되었다. 지리산을 포위하고 조직적으로 소탕하기 시작했다.
"모든 계곡을 봉쇄하라!"
"빨치산을 섬멸하라!"
헬리콥터가 산 위를 날았다. 포탄이 떨어졌다.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백호신의 중대는 오십 명에서 삼십 명으로 줄었다.
"식량이 떨어졌습니다."
"약도 없습니다."
"부상자들을 어떻게 합니까?"
백호신은 대답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들은 작은 마을을 습격했다. 식량을 얻기 위해서.
"곡식을 내놓으시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곡식을 내놓았다.
한 노파가 울며 애원했다. "제발... 이것밖에 없습니다... 이것마저 가져가시면 우리는 굶어 죽습니다..."
백호신은 그 눈을 마주볼 수 없었다.
"가져가라." 그가 명령했다.
병사들이 곡식을 실었다. 노파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철수하면서 백호신은 돌아보았다. 마을 사람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증오가 담겨 있었다.
'우리는... 산적이 되었구나.'
동료의 죽음
어느 날 밤, 국군의 기습을 받았다.
"적습이다!"
총성이 울렸다. 혼란 속에서 병사들이 쓰러졌다.
백호신의 오른팔이었던 김철수가 총에 맞았다.
"중대장... 동무..."
백호신이 그를 부축했다. "철수야! 버텨라!"
"저는... 이제... 끝입니다..."
피가 흘러나왔다. 너무 많이.
"왜... 왜 우리는... 이렇게... 되었습니까..."
김철수가 물었다. 죽어가면서.
"우리는... 옳았습니까... 우리가... 한 일이..."
백호신은 대답할 수 없었다.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
김철수의 손이 축 늘어졌다. 죽었다.
백호신은 그의 시신을 내려놓았다. 묻을 시간도 없었다. 도망쳐야 했다.
"철수..."
그는 친구를 두고 떠났다. 어둠 속으로.
이현상과의 마지막 대화
1952년 겨울, 백호신은 이현상을 만났다.
사령부가 있는 은신처. 허름한 산속 움막이었다.
이현상은 더욱 야위어 있었다. 병이 든 것 같았다. 기침을 했다. 피가 섞여 나왔다.
"선생님..."
"호신, 왔는가."
두 사람은 작은 불 앞에 앉았다.
"자네 중대는 어떠한가?"
"삼십 명 중 열다섯 명 남았습니다."
"그래... 모두 그렇네..."
침묵이 흘렀다.
이현상이 입을 열었다.
"호신, 우리는 졌네."
"선생님..."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는 졌네. 완전히."
백호신은 고개를 숙였다.
"자네도 느꼈을 것이네. 인민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예..."
"우리는 인민을 위한다고 했네. 하지만 인민들은 우리를 원하지 않네."
이현상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평생을 혁명을 위해 살았네. 일제와 싸웠고, 반동과 싸웠네. 수많은 동지들이 죽었네."
그가 백호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알겠네. 우리가 만들려던 세상은...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렇다면... 모든 것이 헛된 것이었습니까?"
"헛되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현상이 잠시 멈췄다.
"우리는 믿었네. 진심으로. 그것만은 진실이었네."
"하지만 결과는..."
"결과가 전부는 아니네. 과정도 중요하네. 우리는... 최선을 다했네."
백호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선생님, 그렇다면 왜 계속 싸우십니까? 포기하시면 안 됩니까?"
이현상이 고개를 저었다.
"포기할 수 없네. 너무 멀리 왔네. 돌아갈 곳이 없네."
그는 백호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자네는?"
백호신은 잠시 생각했다.
"저도...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 우리는 같은 처지로군."
두 사람은 침묵했다. 불꽃이 타닥거렸다.
"호신."
"예."
"자네에게 미안하네."
"왜 그러십니까?"
"십 년 전, 상해에서. 내가 자네를 말렸어야 했네. 영웅이 되려 하지 말라고 더 강하게."
"아닙니다. 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자네가 어떻게 될지 알았네. 자네 같은 사람을... 많이 봤네."
이현상이 기침을 했다. 피가 더 많이 나왔다.
"신분 상승을 원하는 사람. 인정받고 싶은 사람. 그래서 혁명을 선택하는 사람."
"..."
"그들은 대부분 비극적으로 끝나네. 왜냐하면 혁명은 개인의 야망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네."
백호신은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자네를 탓하지는 않네. 자네도 희생자니까."
"희생자?"
"그렇네. 신분제의 희생자. 가난의 희생자. 그리고..." 이현상이 슬픈 미소를 지었다. "이념의 희생자."
백호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선생님... 저는... 저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모르겠네. 나도 모르겠네."
이현상이 일어섰다. 휘청거렸다.
"하지만 끝까지 가야 할 것 같네. 우리는."
"예..."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네."
백호신도 일어섰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자네도."
두 사람은 악수했다. 마지막 악수였다.
그런 후 백정치는 어머니 부고를 접하게 된다.
그는 야음을타고 영광으로 동료들과 같이 자신의 집을 행해 갔다
영광은 이미 인민군이 점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