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전쟁
1950년 6월, 전쟁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터졌다.
"인민군이 남침했다!"
"해방이다! 우리가 이겼다!"
빨치산들이 환호했다. 백호신도 기뻤다.
'드디어! 드디어 때가 왔다!'
7월, 인민군이 전라도를 점령했다. 지리산 빨치산들은 산에서 내려왔다.
백호신의 중대는 인민군 제6사단에 편입되었다.
"동무들! 우리는 승리했소! 이제 서울로 진격할 것이오!"
하지만 그 승리는 석 달밖에 가지 않았다.
9월, 인천상륙작전.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
10월, 전세 역전. 인민군 패주.
백호신은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대장님! 후퇴해야 합니다!"
다시 지리산으로. 다시 도망자로.
백호신은 무너졌다. 역사의 필연은 어디 갔는가? 공산주의의 승리는?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던가?
에필로그 - 1950년 겨울
지리산 어느 동굴에서 백호신은 혼자 앉아 있었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이 모든 것을 덮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머슴으로 태어나, 징병을 피해 도망쳤고, 난징에서 의열단에 들어갔고, 공산당원이 되었고, 조선으로 돌아왔고, 빨치산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여기 있다. 추운 산속 동굴에서.
'나는 무엇이 되려고 했던가?'
영웅? 혁명가? 인민의 지도자?
아니다. 처음부터 그는 단지 머슴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공산주의는 그 방법이었다. 신분 상승의 사다리. 존재 증명의 수단.
하지만 이제 그것마저 무너지고 있었다.
이현상의 말이 떠올랐다. "자네는 환상을 가지고 있네."
맞다. 모든 것이 환상이었다. 자기기만이었다.
백호신은 울고 싶었다. 하지만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단지 공허했다.
눈은 계속 내렸다. 모든 것을 덮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