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328)

여순사건, 1948년 10월

by 이 범

여순사건, 1948년 10월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서 군인들이 봉기했다. 제주도 출동 명령을 거부한 것이다.
백호신은 그 소식을 듣고 희망을 가졌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여수와 순천이 해방구가 되었다. 인민위원회가 수립되었다. 며칠 동안 남로당이 그곳을 지배했다.
백호신도 여수로 갔다. 동지들과 함께.
"동무들! 이것이 진정한 인민의 나라요!"
거리에서 연설했다. 사람들이 모였다. 어떤 이들은 환호했지만, 어떤 이들은 두려워했다.
"친일파와 반동을 숙청하겠소!"
실제로 숙청이 시작되었다. 경찰, 우익 인사, 지주들이 체포되었다. 어떤 이들은 즉결 처형되었다.
백호신도 참여했다. 인민재판을 주재했다.
"피고인은 친일 경찰로서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다! 유죄!"
"사형!"
총성이 울렸다. 한 사람이 쓰러졌다.
백호신은 그것을 보며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이것이 혁명이라고, 정의라고 믿었다.
하지만 일주일 후, 국군이 반격했다.
"도망쳐야 합니다!"
동지들이 외쳤다. 국군의 화력은 압도적이었다. 봉기군은 무너졌다.
백호신은 다른 동지들과 함께 지리산으로 도망갔다. 수백 명이 함께 산으로 들어갔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산에서 싸운다. 빨치산으로."
그렇게 백호신의 빨치산 생활이 시작되었다.
지리산, 1948년 11월
지리산은 춥고 험했다. 천 미터가 넘는 산들이 연이어 있었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식량이 부족합니다."
"마을에서 징발해야 한다."
밤에 마을로 내려가 식량을 가져왔다. 농민들은 두려워하며 내주었다. 어떤 이들은 기꺼이 주었지만, 대부분은 억지로 내놓았다.
'이것이 인민을 위한 것인가?'
백호신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
조직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빨치산들이 제각각 움직였다. 통일된 지휘가 없었다.
"우리에게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동지들이 말했다.
1949년 봄, 소식이 들려왔다. 이현상이 내려온다고.
"화산 동지가?"
백호신의 가슴이 뛰었다. 십 년 만의 재회였다.
재회
이현상이 지리산에 도착한 날, 모든 빨치산 간부들이 모였다.
백호신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스승을 기다렸다.
이현상이 나타났다. 십 년 전보다 훨씬 더 야위어 있었다.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있었고, 머리는 희끗희끗했다.
하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동무들."
이현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소. 적은 강하고, 우리는 약하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회의가 끝난 후, 백호신은 이현상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이현상이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백호신. 상해에서 함께했던."
"예. 선생님을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현상은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영광? 이런 상황에서?"
"하지만 선생님께서 오셨으니 이제 우리는..."
"호신." 이현상이 그의 말을 끊었다. "자네는 아직도 환상을 가지고 있군."
"환상이라고요?"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환상. 혁명이 성공할 거라는 환상."
백호신은 당황했다. "하지만 선생님, 우리는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 편입니다."
이현상이 고개를 저었다. "역사는 아무 편도 아니네. 역사는 그냥 흘러갈 뿐이네."
"무슨 말씀을..."
"자네는 십 년 전 상해에서 내게 물었지. 어떻게 하면 영웅이 되느냐고."
백호신은 그때를 기억했다.
"나는 말했지. 영웅이 되려 하지 말라고. 하지만 자네는 듣지 않았네."
이현상의 눈에 슬픔이 어렸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여기 있네. 산속에서. 도망자로."
"하지만..."
"자네는 중대장을 맡게 될 것이네. 명령에 따르게."
이현상이 돌아섰다. 백호신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뭔가 잘못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1949년, 빨치산의 일상
백호신은 중대장이 되었다. 백여 명의 병력을 이끌었다.
낮에는 숨고, 밤에는 움직였다. 국군과 경찰을 공격하고, 친일파를 처단하고, 식량을 징발했다.
"인민의 적을 처단했다!"
마을 지주를 총살한 후 백호신이 외쳤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환호하지 않았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왜 환호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들을 위해 싸우는데.'
백호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왔다. 끝없는 도망과 전투의 반복.
병사들이 하나둘 사라졌다. 전사하거나, 탈영하거나, 붙잡히거나.
백 명이었던 중대는 오십 명으로 줄었다.
"중대장 동무, 이제 그만 하산합시다."
한 병사가 애원했다. "우리는 이길 수 없습니다."
백호신은 총을 빼들었다. "동무는 지금 패배주의를 말하고 있소!"
"현실입니다! 우리는 매일 죽어가고 있습니다!"
"혁명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오!"
병사는 백호신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침을 뱉었다.
"혁명? 우리는 산적입니다! 인민을 위한다고요? 인민들은 우리를 두려워합니다!"
백호신의 손이 떨렸다. 방아쇠를 당기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병사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탈영이었다.
백호신은 총을 내렸다. 손이 계속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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