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새벽
권력의 공백
오라클 왕이 몰락한 뒤, 실렌시아는 혼란에 빠졌다.
왕좌는 텅 비었고, 백성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두려움에 떨었다. 누가 새로운 질서를 세울 것인가?
카이는 왕좌를 차지하지 않았다. 그는 백성들에게 칙령을 선포한 뒤, 다시 잿빛 계곡의 사냥꾼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늑대단 내부에서는 갈등이 싹트고 있었다.
“우리가 왕을 무너뜨렸으니, 이제 새로운 왕이 필요하다!”
“아니, 백성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혁명은 승리했지만, 자유는 아직 불안정했다.
리아의 귀환
어느 날, 카이는 꿈속에서 동생 리아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빠… 나는 죽지 않았어. 흑요석 원석 속에 갇혀 있었어.”
광산의 저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리아는 왕의 마법에 오염된 채, 반쯤 인간이고 반쯤 원석의 힘에 묶인 존재로 돌아왔다. 그녀의 눈빛은 따뜻했지만, 몸에서는 흑요석의 어둠이 번져 있었다.
카이는 기뻤지만 동시에 괴로웠다.
“너를 되찾았지만, 이 힘은 왕의 잔재야. 어떻게 해야 하지?”
리아는 속삭였다.
“나는 새로운 실렌시아의 시험이야. 나를 구하지 못하면, 왕의 저주는 다시 살아날 거야.”
늑대단의 분열
늑대단 내부에서는 권력 투쟁이 격화되었다.
- 일부는 카이를 새로운 왕으로 추대하려 했고,
- 일부는 리아를 ‘흑요석의 계승자’라 부르며 그녀를 지도자로 세우려 했다.
- 또 다른 일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왕도 거부했다.
검은 독수리 기사단의 잔당은 이 틈을 노려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은 리아의 흑요석 힘을 이용해 다시 왕국을 장악하려 했다.
카이는 늑대단을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내부의 분열은 그를 괴롭혔다.
“우리가 호랑이보다 무서운 정치를 무너뜨렸지만, 다시 호랑이가 태어나려 하고 있어…”
새로운 새벽
결전의 날, 카이는 리아와 함께 오라클 성의 폐허에서 검은 독수리 잔당과 맞섰다.
리아는 흑요석의 힘을 스스로 끊어내며, 왕의 저주를 완전히 파괴했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여 백성들의 자유를 지켜냈다.
카이는 눈물 속에서 동생을 떠나보내며, 백성들에게 선언했다.
“우리는 다시는 왕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 늑대단은 백성 모두의 이름이다. 실렌시아는 이제 자유로운 땅이다.”
백성들은 함성을 질렀다. 늑대단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군대가 아니라, 모든 백성의 연합이 되었다.
새벽이 밝아오자, 실렌시아의 하늘은 오랜만에 눈보라가 아닌 햇살로 물들었다.
카이는 다시 사냥꾼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전설이었다.
“늑대의 새벽은,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날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