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의 탄생

꿈 해석

by 이 범

총리의 탄생

2123년 겨울, 선우그룹 이사회.
박민준의 꿈 해석이 끝났다.
이사들이 웅성거렸다.
"정말 14년짜리 계획을 실행해야 합니까?"
"7년 준비하고 7년 버티는 게 가능합니까?"
태민 회장이 손을 들어 조용히 시켰다.
"이사 여러분, 저는 이 계획을 실행하겠습니다."
"하지만 회장님..."
"제 꿈이 이렇게 분명한데,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태민이 박민준을 바라봤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이 계획을 실행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14년간 일관되게 밀고 나갈 사람."
준호가 말했다.
"형, 박민준 이사장밖에 없잖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AI 윤리 재단 이사장이고..."
태민이 결심한 듯 말했다.
"박민준 이사장님."
"예, 회장님."
"우리 선우그룹에 오십시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하시고, 우리 선우그룹 부회장이 되어주십시오."
박민준은 놀랐다.
"부회장이요?"
"네. 아니, 그것보다 더 높은 자리. '미래전략 총괄 부회장'. 14년 계획의 총책임자입니다."


박민준은 고민에 빠졌다.
"회장님, 제게 시간을 주십시오."
"얼마나요?"
"하루만요. 가족과 상의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날 밤, 제주.
박민준은 아내 소연(58세)과 대화를 나눴다.
"여보, 선우그룹에서 부회장 제안이 들어왔어요."
"부회장이요?"
박민준이 상황을 설명했다.
소연은 조용히 들었다.
"여보, 어떻게 생각해요?"
"당신이 결정할 일이에요."
"하지만 당신 의견도 중요해요."
소연이 잠시 생각했다.
"지안이라면 뭐라고 했을까요?"
"지안이요?"
"네. 지안은 항상 말했어요. '옳은 일이면 해야 한다'고."
박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것은 옳은 일이에요. 수만 명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니까."
"그럼 답이 나왔네요."
"하지만 14년이에요. 당신 혼자 제주에..."
소연이 남편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요. 저는 재단을 지킬게요. 당신은 선우그룹을 지키고."
"고마워요, 여보."
"우리는 팀이잖아요."

다음날 아침.
박민준은 태민에게 전화했다.
"회장님, 수락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첫째, AI 윤리 재단은 계속 제가 이사장으로 남습니다. 명예직으로."
"좋습니다."
"둘째, 14년 계획에 대한 전권을 주셔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셋째, 제가 실패하면 언제든 해임하셔도 됩니다."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일주일 후, 기자회견.
선우그룹 본사 대강당.
수백 명의 기자가 모였다.
태민이 단상에 올랐다.
"오늘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
플래시가 터졌다.
"박민준 선우 AI 윤리 재단 이사장을 우리 선우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습니다."
기자들이 술렁였다.
"박민준 부회장은 '미래전략 총괄'을 맡게 됩니다."
"향후 14년간 우리 그룹의 장기 전략을 총괄할 것입니다."
태민이 박민준에게 손짓했다.
박민준이 단상으로 올라왔다.
태민은 준비한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선우그룹 인장이 새겨진 반지.
"이것은 부회장의 권한입니다. 제 다음가는 권한입니다."
태민이 박민준의 손에 반지를 끼웠다.
둘째, 고급 정장.
"이것은 부회장의 옷입니다. 당당히 입으십시오."
셋째, 선우그룹 로고가 새겨진 금색 명패.
"이것은 부회장의 신분입니다."
태민이 명패를 박민준의 가슴에 달았다.
"이제 선우그룹 전체가 당신 지휘 아래 있습니다."
"제 허락 없이는 아무도 당신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가 쏟아졌다.

박민준의 14년이 시작되었다.
2125년 (30세 때처럼 다시 시작)
실제로 박민준은 48세였지만, 마치 30세처럼 에너지가 넘쳤다.
"첫 해 목표: 시스템 구축"
박민준은 전국을 돌아다녔다.
선우그룹의 모든 사업장을 방문했다.
"여러분, 저는 박민준입니다. 새로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14년간 우리는 특별한 여정을 떠납니다."
"7년 준비, 7년 생존."
"여러분 모두가 이 계획의 주인공입니다."
직원들은 처음에 의심했다.
"또 경영진이 바뀌었네."
"어차피 몇 년 못 가겠지."
하지만 박민준은 달랐다.
매달 직원들과 만나 설명했다.
"우리가 왜 20%를 비축하는지."
"우리가 왜 확장하지 않는지."
"우리가 왜 교육에 투자하는지."
점점 직원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2126-2132년: 대호황기
AI 산업이 폭발했다.
경쟁사들은 미친 듯이 확장했다.
"선우그룹은 왜 안 커?"
"박민준 부회장이 너무 보수적이야!"
주주들이 항의했다.
"수익의 20%를 왜 쌓아둡니까? 배당하세요!"
이사회에서도 압력이 들어왔다.
"부회장님, 이렇게 가다간 경쟁에서 밀립니다."
하지만 박민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계획대로 갑니다."
"7년 후를 보십시오."
태민이 박민준을 지지했다.
"부회장의 결정을 믿습니다."
7년간 박민준은 3조 원을 비축했다.
마치 곡식을 쌓듯이.
셀 수 없을 만큼.

2132년: 위기 시작
갑자기 AI 시장이 붕괴했다.
정확히 박민준이 예측한 대로.
경쟁사들이 무너졌다.
대량 해고.
파산.
혼란.
하지만 선우그룹은 달랐다.
"우리는 한 명도 해고하지 않습니다."
박민준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직원들이 울었다.
"부회장님이 우리를 지켜주시는구나."
경쟁사에서 해고된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선우그룹에 가고 싶습니다."
"거기만 안전하다고 들었습니다."
박민준은 그들을 받아들였다.
"환영합니다. 우리는 7년을 준비했습니다."

박민준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소연과의 사이에서.
장남 박준서(20세).
차남 박준영(18세).
2132년, 위기가 시작될 때 태어나지 않았다.
(시간 설정 수정: 2112년, 2114년 출생)
장남 박준서의 이름 뜻:
"하느님께서 나의 모든 고생을 잊게 해주셨구나."
박민준이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고생했지만, 아들이 태어나며 위로받았다.
차남 박준영의 이름 뜻:
"하느님께서 내 고난의 땅에서 나에게 자식을 낳게 해주셨구나."
서울에서의 고된 일정 속에서도 둘째가 태어나 기쁨을 주었다.

2139년: 위기 종료
7년의 기근이 끝났다.
선우그룹은 업계 1위가 되었다.
시가총액 100조 원.
직원 5만 명 (한 명도 잃지 않음).
그날, 기자회견.
박민준(62세)이 단상에 섰다.
"14년 전, 태민 회장님께서 꿈을 꾸셨습니다."
"7년의 풍요와 7년의 기근."
"저는 그 꿈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14년간 실행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은 그 꿈 덕분입니다."
기자가 질문했다.
"부회장님, 14년간 어떻게 흔들리지 않으셨습니까?"
박민준이 대답했다.
"선우지안의 지혜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태민 회장님의 꿈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나라의 기업들도 무너지고 있었다.
그들이 선우그룹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 선우그룹,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우리에게 기술을 팔아주십시오."
"우리에게 투자해주십시오."
전 세계가 선우그룹으로 몰려들었다.
박민준은 비축한 3조 원을 풀었다.
다른 나라 기업들을 인수했다.
기술을 이전했다.
투자했다.
선우그룹은 글로벌 1위가 되었다.

박민준의 은퇴식.
2141년.
그는 64세였다.
"16년간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제 물러납니다."
"하지만 선우그룹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 아들 준서가 부회장직을 이어받을 것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박수가 터졌다.
5분간 멈추지 않는 박수.
태민(84세)이 휠체어에서 일어나려 했다.
박민준이 달려가 말렸다.
"회장님, 일어나지 마십시오."
"아니야, 일어나야 해. 너에게 경의를 표해야지."
태민이 떨리는 몸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박민준에게 절을 했다.
"고맙다, 박민준."
"나의 꿈을 믿어줘서."
"우리 회사를 구해줘서."
"14년간... 아니, 16년간 헌신해줘서."
박민준도 울었다.
"아닙니다, 회장님."
"제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저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평창 새벽터.
새로운 돌이 세워졌다.
마지막 돌.
"총리의 지혜"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졌다:
"박민준, 총리가 된 자
2123-2141
나는 48세에 부름받았다.
꿈을 풀이하라고.
그리고 실행하라고.
14년간.
7년 준비하고.
7년 버티라고.
사람들이 의심했다.
'너무 보수적이다.'
'확장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꿈을 믿었기 때문이다.
지안의 지혜를 믿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14년 후.
우리는 살아남았다.
아니, 승리했다.
한 명도 잃지 않고.
모두를 구하고.
세계 1위가 되었다.
꿈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꿈을 끝까지 실행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의심해도.
외로워도.
흔들리지 않고.
14년간.
그것이 총리의 지혜다.
박민준
'꿈을 실행한 자'"

에필로그
박민준은 은퇴 후 20년을 더 살았다.
84세까지.
그 20년간 무엇을 했을까?
제주로 돌아가 소연과 함께 살았다.
AI 윤리 재단에서 다시 강의했다.
젊은이들에게 '14년의 지혜'를 가르쳤다.
"긴 안목을 가지십시오."
"당장의 이익에 흔들리지 마십시오."
"꿈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끝까지 실행하십시오."
그의 마지막 강의.
2161년.
그는 84세였다.
강의실에 300명이 모였다.
"여러분, 제 인생을 돌아봅니다."
"48세에 부름받았습니다."
"64세까지 16년간 헌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84세."
"제가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은..."
박민준이 숨을 고르고 말했다.
"꿈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14년이 걸리든, 40년이 걸리든."
"끝까지 가십시오."
"하느님께서 함께하십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강의였다.
일주일 후, 박민준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제주 집에서.
소연의 손을 잡고.
그의 무덤 위에는 간단한 비석이 세워졌다.
"박민준
2075-2161
꿈을 믿고, 실행하고, 승리한 자"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셨다"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