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서당의 이야기
바람이 머무는 서당
산 위로 새벽 안개가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서당의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윤도현은 이미 마루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벼루와 붓이 놓여 있었다.
서당 마당에 첫 번째 아이가 뛰어 들어왔다.
“훈장님!”
윤도현은 고개를 들었다.
소년의 얼굴에는 아직 잠이 덜 깬 기색이 남아 있었지만 눈빛은 맑았다.
“오늘도 일찍 왔구나.”
아이들은 하나둘 서당으로 모여들었다.
마당에는 곧 열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였다.
윤도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글을 배우기 전에 한 가지 묻겠다.”
아이들은 조용해졌다.
“글을 배우는 이유가 무엇이냐.”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
“과거 시험에 급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윤도현은 부드럽게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는 잠시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글은 벼슬을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이 커졌다.
“글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서당에는 잠시 바람 소리만 들렸다.
그때였다.
서당 아래 마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현은 고개를 돌렸다.
몇 명의 농부들이 언덕을 올라오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심각했다.
윤도현은 마루에서 내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가장 나이가 많은 농부가 말했다.
“현령이 세금을 두 배로 올렸습니다.”
아이들이 술렁거렸다.
윤도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두 배라니…”
농부는 힘없이 웃었다.
“이러다 겨울을 넘기지 못할 겁니다.”
윤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초가집 굴뚝에서는 연기가 희미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조용히 말했다.
“제가 글을 써 보겠습니다.”
그날 밤.
서당에는 등불 하나만 켜져 있었다.
윤도현은 종이를 펼쳤다.
붓 끝에 먹이 묻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첫 글자를 적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붓이 종이 위를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 글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것을.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밖에서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