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속의 혼돈
6개월 후, 민준의 투자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더 이상 장기 예측을 하지 않았다. 대신 시스템의 '상태(state)'를 읽고, 짧은 시간 내의 변화를 포착했다.
어느 날, 민준은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다.
"교수님, 이것 좀 보세요."
그는 지수에게 주식 차트를 보여줬다. 언뜻 보면 무작위(random)처럼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이게 뭡니까?"
"삼성전자 주가의 5년치 데이터입니다. 저는 여기서 프랙탈 구조를 발견했습니다."
민준은 차트를 확대했다. 놀랍게도, 작은 시간 단위의 패턴이 큰 시간 단위의 패턴과 유사했다.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
지수가 중얼거렸다.
"맞습니다. 일간 차트가 주간 차트와 닮았고, 주간 차트가 월간 차트와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알아요. 하지만 시스템의 '상태공간(state space)'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민준은 계속 설명했다.
"경제 시스템에는 몇 개의 '끌개(attractor)'가 있습니다. 시스템은 이 끌개들 사이를 움직입니다.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시스템이 어느 끌개로 향하는지는 알 수 있어요."
지수는 감탄했다.
"당신은 금융물리학자(econophysicist)가 되었군요."
그 무렵, 세계는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 팬데믹(pandemic), 경제위기(economic crisis)...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2027년 7월,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의 한 화산이 분화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화산재(volcanic ash)가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쳤다. 미세한 변화였다.
그것이 몬순(monsoon) 패턴을 바꿨다. 인도의 강우량이 30% 감소했다.
식량 생산이 급감했다.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
그것이 중동의 정치적 불안을 촉발했다. 난민 위기가 시작되었다.
유럽 경제가 흔들렸다.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한 화산의 분화가 세계를 흔들었다.
민준은 지수를 찾아갔다.
"교수님, 이게 나비효과입니까?"
"정확히는 연쇄반응(cascade)입니다. 복잡계(complex system)의 특징이죠."
지수는 설명을 이었다.
"세상은 수많은 시스템들이 연결된 '네트워크(network)'입니다. 기후, 경제, 정치, 생태계... 모두 연결되어 있죠. 한 시스템의 변화가 다른 시스템으로 전파됩니다."
"그럼 우리는 무력(無力)한 건가요? 아무것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없다면..."
지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오히려 카오스를 이해하면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