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하라

by seungbum lee



개선의 날
로마력으로 마르티우스의 끝자락, 도시 로마는 숨을 쉬지 않았다.
카피톨리누스 언덕에서 시작된 개선식의 길 비아 사크라는 붉은 월계수와 꽃잎으로 뒤덮였고, 시민들은 지붕과 기둥 위에까지 올라 환호했다.
전차 위에 선 사내,
마르쿠스 루키우스 발레리우스.

게르마니아 전쟁의 승리자, 원로원의 만장일치로 트리움푸스를 허락받은 장군이었다.

그의 투구는 황금빛으로 번뜩였고, 자주색 토가는 왕처럼 흘러내렸다. 군단의 독수리 깃발이 바람에 흔들렸고, 전리품과 포로들이 뒤를 이었다. 시민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발레리우스! 로마의 아들!”

마르쿠스는 고개를 들었다.

이 순간, 그는 신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패배란 단어는 그의 삶에서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그의 바로 뒤, 전차의 그림자 속에는 한 노예가 서 있었다.

회색 눈동자, 깎은 머리,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존재.

노예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소서.”

마르쿠스의 미간이 잠시 찌푸려졌지만, 그는 웃으며 군중에게 손을 흔들었다.

속삭임

개선식은 해질 무렵까지 이어졌다.

카피톨리누스 신전 앞에서 황소가 제물로 바쳐지고, 원로원 의원들이 장군을 맞이했다.

밤이 되어 연회가 열렸을 때, 마르쿠스는 포도주를 들이켰다. 귀족들과 장교들은 그를 칭송했고, 그는 점점 더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

“나는 로마의 운명이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연회가 끝난 뒤, 그는 정원으로 나왔다. 달빛 아래에서 낮에 뒤에 섰던 노예가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노예는 개선식 동안 장군의 머리 위에 월계관을 들고 있던 자였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마르쿠스가 물었다.

“가이우스입니다.”

“왜 네놈은 계속 그 말을 중얼거렸지?”

노예는 고개를 숙였다.

“전통입니다. 장군께서 신이 아님을… 인간이심을 잊지 않도록.”

마르쿠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인간? 나는 수만을 죽였고, 수만을 살렸다. 황제도 나를 두려워한다.”

가이우스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저도 한때는 시민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군단병이었고,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장군님이 시작하신 전쟁이었지요.”

그 말은 날카로운 칼처럼 밤공기를 갈랐다.


균열
며칠 뒤, 원로원은 마르쿠스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동방 속주로의 추가 원정.
그러나 병사들은 지쳐 있었고, 민심은 흔들렸다. 무엇보다 황제는 장군의 인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마르쿠스는 이를 모욕으로 여겼다.
“로마는 나 없이는 서지 못한다.”
그날 밤, 그는 신전에서 혼자 제사를 지냈다.
그러나 제물의 간은 검게 변해 있었다. 불길한 징조였다.
그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Hominem te esse memento.
당신도 인간일 뿐임을 기억하소서.”
마르쿠스는 분노하여 돌아섰다.
“입 다물어라, 노예!”
그러나 바로 그때, 신전 기둥 뒤에서 무장한 병사들이 튀어나왔다. 황제의 친위대였다.
“마르쿠스 발레리우스, 반역 혐의로 체포한다.”
그는 저항했지만 이미 늦었다.
전쟁터에서 무수한 죽음을 건너온 장군은, 신전의 차가운 바닥 위에서 피를 흘렸다.
시야가 흐려지는 가운데, 그는 마지막으로 가이우스를 보았다.
노예는 도망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