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11)

다시 돌아갈 자리

by 이 범

"다시 돌아갈 자리"

“소연 님, 원고 마감 잘 끝났어요.”
편집자의 말에 소연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작업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의 풍경이 자꾸 떠올랐다.

노트엔 마지막 문장이 적혀 있었다.

> “내가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건,
> 마음이 흔들려도 괜찮다는 뜻이다.”

그날, 소연은 작업실을 정리하며
책방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가방엔 노트와 찻잔,
그리고 준혁에게 줄 작은 메모가 담겨 있었다.

한편, 책방에선 준혁이
창가 자리를 조용히 닦고 있었다.
그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지만,
그 빈자리가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준혁아.”
소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 “내일, 다시 책방으로 갈게요.
> 그 자리에 앉고 싶어요.
> 당신 옆에서.”

준혁은 그 메시지를 읽고
조용히 웃었다.
그의 손끝엔 익숙함과 설렘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시 돌아갈 자리를 떠올리며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만남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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