志存高遠

뜻을 높고 멀리 두어라

by seungbum lee

눈앞의 산이 아닌, 산 너머의 별을 보라
현대인을 위한 『지존고원(志存高遠)』의 재해석

1. 들어가는 글: 쫓기는 삶 속에서 잃어버린 것
오늘날 우리는 전례 없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밤새 쌓인 알림을 확인하고,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피드에 휩쓸려 하루를 시작합니다.


'단기 성과', '빠른 보상', '효율'이라는 단어가 우리 삶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점점 더 가까운 것, 당장 손에 잡히는 이익, 눈앞의 경쟁자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문득 공허함을 느낍니다. "열심히 달리고는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가슴을 두드립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옛 성현의 지혜인 '지존고원(志存高遠)'을 다시금 꺼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지존고원(志存高遠)의 유래와 진정한 의미
'지존고원'이라는 말은 제갈량(諸葛亮)이 조카에게 보낸 편지인 《계외생서(戒外生書)》, 그리고 후한서(後漢書) 등 여러 고전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뜻(志)을 높고(高) 멀리(遠) 둔다(存)"는 뜻입니다.

여기서 '높다'는 것은 세속적인 출세나 지위의 높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인격의 고매함과 가치의 숭고함을 뜻합니다. 또한 '멀리'라는 것은 단순히 시간적인 미래가 아니라, 당장의 일희일비(一喜一悲)를 넘어선 긴 호흡과 넓은 시야를 의미합니다.


즉, 지존고원은 눈앞의 이익이나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확고한 신념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라는 가르침입니다.

3.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왜 지금 '높고 먼 뜻'인가?
현대인들에게 이 고사성어가 주는 울림은 각별합니다. 우리는 종종 '현실적'이라는 핑계로 꿈의 크기를 재단하고,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당장의 안정을 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뜻을 높게 두지 않으면 현실의 작은 파도에도 쉽게 배가 뒤집히게 됩니다.

단기적 성과주의의 함정
직장인들은 다음 달의 실적, 학생들은 이번 학기의 학점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물론 현실의 과제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전부가 될 때, 우리는 작은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고 맙니다. 뜻이 높고 먼 곳에 있는 사람은 눈앞의 장애물을 '실패'가 아닌 목적지로 가는 '과정'으로 인식합니다.


시선이 멀리 닿아 있는 사람은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명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비교의 지옥에서 벗어나기
SNS를 통해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끊임없이 목격하는 현대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립니다. 나의 '뜻'이 확고하지 않으면 타인의 '속도'에 조바심을 내게 됩니다. 지존고원의 자세는 타인과의 횡적인 비교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려는 종적인 성찰로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나의 별을 보고 걷는 사람은 옆 사람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4. 실천적 제언: 뜻을 높이는 세 가지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첫째, '생존'이 아닌 '가치'에 질문을 던지십시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라는 질문 대신 "나는 어떤 가치를 세상에 남기고 싶은가?"라고 물어보십시오.

직업을 선택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고민할 때 비로소 '업(業)'의 본질이 보이고, 그 과정에서 겪는 고난을 견딜 힘이 생깁니다.

둘째, '거절하는 용기'를 기르십시오.
뜻을 높게 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모든 유혹과 자잘한 기회들에 다 반응할 수는 없습니다. 나의 장기적인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 순간의 쾌락, 불필요한 인간관계, 소모적인 논쟁을 과감히 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지치기를 해야 나무가 높게 자라듯, 불필요한 것들을 쳐내야 뜻이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셋째, 고독을 친구로 삼으십시오.
높은 곳은 외롭고, 먼 길은 고독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 할 때, 주변의 이해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독의 시간이야말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단련하는 귀한 시간입니다. 현대인은 잠시도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지만, 위대한 뜻은 소란스러운 광장이 아니라 고요한 서재에서, 홀로 걷는 산책길에서 무르익습니다.

5. 맺음말: 당신의 별은 어디에 있습니까?
'지존고원'은 현실을 무시하고 몽상가로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치열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높고 먼 뜻을 품은 사람은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진흙탕 속을 걸어가면서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의 뜻은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혹시 너무 낮고 가까운 곳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여러분의 뜻이 저 높은 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저 먼 바다처럼 넓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눈앞의 시련이 그저 지나가는 바람임을 깨닫고, 묵묵히 그리고 담대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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