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다짐
"말 없는 다짐"
책방은 평소처럼 고요했다.
하지만 소연의 마음은
어제의 고백 이후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그 낯선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고,
준혁의 눈빛은 그 모든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소연 씨, 오늘은 글 안 써요?”
준혁이 커피를 내리며 물었다.
소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늘은… 그냥 생각만 하고 싶어요.
글보다 마음이 먼저 정리돼야 할 것 같아서요.”
그날, 그녀는 창가에 앉아
노트를 펼치지 않았다.
대신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고르며 앉아 있었다.
준혁은 그녀의 옆에 앉아
말없이 함께 그 시간을 견뎠다.
그들의 사이엔 말은 없었지만,
그 고요함 속엔 수많은 감정이 흐르고 있었다.
소연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준혁아,
나는…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더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나는 기다릴 수 있어.
당신이 흔들릴 때도,
멈춰 있을 때도.
그 모든 순간이…
당신이니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첼로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말 없는 다짐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